KPI뉴스 - [단독]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직원 명의로 공짜 골프 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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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직원 명의로 공짜 골프 즐겨

송창섭
기사승인 : 2024-02-07 16:54:43
"지인 비용까지 회사가 대납했다"…회계는 분식 처리
사외이사들끼리 돌아가며 짬짜미로 임기 연장해줘
1년에 회의 11번 하며 직원 평균 연봉 수준 급여 챙겨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들이 지인들과 함께 매달 한 번씩은 공짜 골프를 쳤어요. 회사가 이들을 어찌나 극진하게 모시던지. 카트도 인당 비용이 10만 원씩이나 하는 고급용을 이용했어요. 항공기 비즈니스석과 같은 겁니다."(포스코그룹 고위 관계자 A씨)

 

"경기도 한 고급 골프장에 갔는데, 포스코 핵심 계열사 사장이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와 라운딩을 하고 있더군요. 나를 보고 멋쩍어 하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해요. 왜 그랬겠어요. 지주사(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에게 잘 보여야 나중에 사내이사 자리라도 꿰찰 거라고 생각했겠지요."(포스코 전직 고위 임원 B씨)

 

▲ 인천 송도신도시에 있는 고급 골프장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홈페이지 화면 캡처]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들이 회삿돈으로 골프를 즐겼다는 게 포스코 전·현 고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사외이사들은 한술 더 떠 골프장을 개인적으로 이용할 경우 동반자들 비용까지 회사가 대주는 '특혜'를 누린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그룹 고위관계자는 7일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전담 부서를 통해 잭니클라우스GC 부킹을 수시로 요청했고 그 때마다 라운딩 비용은 전액 회사가 부담했다"고 폭로했다.

 

사외이사들이 잭니클라우스GC 회원권을 마치 '회원님'처럼 이용했다는 얘기다.

 

고위관계자는 또 "사외이사가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동반자 비용을 모두 회사가 냈다"며 "이 때 회사 직원 명의를 도용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회계처리를 했다"고 밝혔다.

 

잭니클라우스GC는 포스코그룹 부동산 자산관리 계열사 포스코와이드가 소유, 운영하고 있는 골프장이다.

 

재계에서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는 '사외이사계 끝판왕' '슈퍼 갑(甲)'으로 불린다. 모두 7명인 이들의 2022년 기준 1인당 연봉은 1억771만 원(감사위원 포함)으로 직원 평균 연봉(1억2100만원)의 89% 수준이다.

 

ESG평가원이 집계한 국내 상장사 2022년 사외이사 1인당 연봉에서 포스코홀딩스는 삼성전자(1억8127만 원), SK(1억6640만 원), SK텔레콤(1억6620만 원) 등에 이어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포스코 임원은 "1년 동안 11, 12번 회의하면서 직원의 90% 가까운 수준으로 연봉을 받는다는 걸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사외이사들은 연봉 외 회의 참석 때마다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100만 원 가까운 거마비까지 챙긴다. 이를 포함하면 사외이사 급여는 직원 평균 연봉을 훌쩍 뛰어 넘는다.

 

포스코홀딩스는 사외이사들의 해외 사업장 방문 비용도 회사 부담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외이사들이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포스코 관계자 제보에 따르면, 수년간 사외이사로 활동해온 모 인사는 몇 해 전 포스코 사업장 방문을 위해 한 동남아 국가를 찾았다. 그런데 사업장은 대충 둘러보고 현지에 사는 자녀 집으로 이동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한 포스코 전직 임원은 "이 사외이사가 여러 차례 현지 자녀 집에 가는 비용을 현장 방문 목적이라며 회사에 청구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전경. [포스코홀딩스 제공]

 

포스코 사외이사가 이토록 극진한 대접을 받는 건 대표이사 회장·사내이사 선출권을 지녔기 때문이다. 권한이 막강해지면서 사외이사는 '꿀 보직'이 됐다.

 

그런 만큼 연임 사례도 늘고 있다. 현행 상법상 사외이사 임기는 3년이고 경우에 따라 한번 연임이 가능하다. 임기가 최장 6년이다. 과거 정준양, 권오준 전 회장 체제에서는 3년만 하고 물러나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에는 모든 사외이사가 연임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짬짜미 연임'은 관행이 됐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내 사외이사는 이사후보추천위(추천위)가 결정한다. 추천위는 기존 사외이사의 연임 또는 신규 사외이사 선임을 논의한다.

 

짬짜미 연임이란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된 추천위에서 자신의 연임안이 통과된 사외이사가 곧장 추천위에 들어가 다른 사외이사 연임을 검토하는 것을 말한다. 일종의 '품앗이'다.

 

최근 6년 간 포스코 사외이사로 일한 경제전문가 C씨는 자신의 연임 여부가 걸린 당해년도를 빼고 나머지 기간 모두 추천위원으로 있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인사권이 독립된 국민연금 등 포스코 대표 주주들이 사외이사들을 감시하는 수밖에 없다"며 "감독 이사회가 경영 이사회를 견제하는 유럽식 자본주의 스테이크홀더(Stakeholder's) 도입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포스코 전직 고위 임원도 "새 회장이 선임되면 사외이사 운영방식은 어떤 식으로든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외이사들의 골프장 차명 이용과 관련해 포스코홀딩스는 UPI뉴스의 질문에도 별도 해명을 하지 않았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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