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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음료회사 "타국 보건정책 좌지우지"

윤흥식
기사승인 : 2019-01-11 10:51:47
비영리 국제단체 지원 방식으로 정책에 입김
"식습관 개선보다 운동이 중요해" 논리 확산

코카콜라 등 다국적 정크푸드 기업이 비영리를 표방하는 국제단체를 통해 타 정부 보건정책에 입김을 미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수전 그린할 교수는 10일(현지시간) 의료전문매체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코카콜라 펩시콜라 네슬레 맥도널드 같은 서방기업들이 '국제생명과학연구소(ILSI)'라는 비영리단체에 재정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중국 정부의 보건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ILSI는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공공보건 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다국적 음료회사 및 정크푸드 업체들이 중국정부의 보건정책 수립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의 한 수퍼마켓에 코카콜라가 진열돼 있다. [블룸버그]


그린할 교수는 다국적 정크푸드 업체들이 중국 보건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사례로 중국 정부가 아동비만 퇴치를 위해 운동만 강조하고 건강한 식생활은 상대적으로 덜 강조하는 사례를 꼽았다.

중국 정부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아동 비만에 대처하기 위해 각급 학교에서 학생들이 하루에 10분씩 운동을 하자는 '해피 10분'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로 하여금 칼로리가 높은 음식이나 설탕음료의 섭취를 자제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은 사실상 펼치지 않고 있다.

이는 미국과 유럽 보건당국이 청소년 비만 퇴치를 위해 소다음료 및 스낵식품 섭취를 적극적으로 만류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린할 교수는 "서방의 다국적 정크식품 업체들이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막후에서 교묘한 방식으로 중국의 정책 수립자들을 조종하고 있으며, 그 선봉에 코카콜라가 있다"고 지적했다.

1978년 워싱턴에서 코카콜라 주도로 설립된 ILSI는 중국 등 17개국에 해외 사무소를 두고 있다. 비영리단체의 외양을 갖추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건강유해 논란을 빚는 식품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를 막기 위한 로비단체로 활동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ILSI는 "산업·정부·학계 관계자들과 과학자들이 모여 연구하는 민간단체일 뿐 특정 국가 정부에 대한 정책 추천이나 로비를 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ILSI가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은 기존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설탕세'  도입 등으로 인해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ILSI가 비만 대응책으로 운동만 강조하고 과도한 설탕음료 섭취의 위험을 충분히 지적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오래전부터 유럽 내에서 제기돼왔다"고 전했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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