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데스크시각] 일본 검·경 출신이 정치권 러브콜에 'No'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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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일본 검·경 출신이 정치권 러브콜에 'No'하는 이유

송창섭
기사승인 : 2024-04-26 16:47:32
사사 아츠유키와 요시나가 유스케, 정계 유혹 뿌리쳐
자신들이 아끼는 경찰, 검찰 중립성 훼손될까 우려
22대 총선 검·경 출신 당선인 9.3%…21대 대비 1.3%p↑
정치권 일각 "더이상 검찰 출신 대통령 안돼" 분위기

우리나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격인 일본 초대 국가안전보장실장을 지낸 사사 아츠유키(1930~2018)는 생전 위기관리 전문가로 명성이 자자했다.

 

최고 명문인 도쿄대 법학부를 나온 뒤 경찰에 투신한 그의 이력에는 경찰청과 방위청에서 떨친 눈부친 활약으로 가득 차 있다. 1972년 경찰청 경비국 외사과장으로 재직할 때는 김대중 납치사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과 관련해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 윤석열 대통령과 사사 아츠유키 전 일본 경찰청장 [뉴시스, 사사 아츠유키 책 표지] 

 

사사 아츠유키는 퇴직 후 많은 정치권 러브콜을 받았다. 경찰 재직 시절 상사였던 고토다 마사하루(1914~2005)는 자민당 입당을 권유했다. 사사 아츠유키는 그러나 모두 고사했다.

 

1976년 도쿄지검 특수부 부부장 시절 전후 일본 최대 부정부패 스캔들인 록히드 사건을 수사해 다나카 가쿠에이 전 수상을 구속한 것으로 유명한 '미스터 특수검사' 요시나가 유스케도 비슷한 사례다. 검사총장(우리나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변호사로 활동하며 정계를 멀리했다.

 

두 사람이 정계 러브콜을 뿌리친 공통된 이유는 경찰, 검찰 출신이라는 점이다. 아끼는 공안조직이 자신들 때문에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을까 두려워했다.

 

지금도 일본에는 이러한 기조가 만연하다. 검찰, 경찰 같은 '공공질서', 즉 '공안'(公安) 업무를 맡았던 공직자는 정계 진출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중의원 465명, 참의원 248명으로 구성된 일본 의회에서 검경 출신은 손에 꼽을 정도다. 전례도 드물다.

 

우리는 어떤가. 22대 총선에 전직 검사 55명이 출마해 18명이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경찰 출신 당선인은 10명이었다. 국민의힘 윤재옥 현 원내대표와 차기 원내대표로 거론되는 이철규 의원 모두 경찰 출신이다.

 

두 직업군을 합친 비율은 전체 당선인의 9.3%다. 21대 총선때 24명(검찰 15명, 경찰 9명)보다 1.3%포인트 늘었다.

 

물론 특정 직업군만 차별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웃 일본의 직무의식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검찰과 경찰은 엄격하고 공정한 법 집행이 최우선 과제다. 그런 측면에서 공안 관련 직종에 근무한 사람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공정성과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 친정인 검찰과 경찰의 정치적 독립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정치권 일각에서 "더 이상 검찰 출신 대통령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비판이 나오는 건 공권력의 공정성 측면에서 새겨들을 대목이다.

 

생성형 AI(인공지능)서비스인 챗GPT에게 "일본에서는 공안 분야에서 근무한 사람이 정계에 입문하지 않는다는 데 사실이냐"고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답이 돌아왔다.

 

"일본에서는 공안 관련 업무를 했던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다소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엄격한 규칙이나 법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며 일종의 사회적 관행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하게 볼 수 있는데, 보안이나 질서 유지와 관련된 직업군에서 나온 사람들이 정치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윤리적, 정치적 이유로 인해 꺼려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공직자의 공적 책무 의식이 부럽기만 하다.

 

▲ 송창섭 탐사보도부장

 

KPI뉴스 /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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