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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순열의 직썰] '의원체포 지시'유무는 윤석열 탄핵 쟁점 아니다

류순열 기자
기사승인 : 2025-02-11 12:01:09

"저러다 탄핵 기각되는 거 아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막바지로 치닫는 요즘 이런 걱정을 하는 이들이 적잖다. 탄핵 심판이 어처구니없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내란수괴 피고인 윤석열은 대놓고 거짓말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둥 "호수에 떠있는 달그림자를 쫓는 느낌"이라는 둥 기상천외한 거짓말로 상식 있는 국민을 경악케 한다.

 

증인으로 출석한 내란 중요임무종사자들도 마찬가지다. 김용현 전 국방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역시 뻔한 거짓말을 늘어놓거나 "답변이 제한됩니다"라는 이상한 표현으로 답변을 거부했다. 설상가상 윤석열과 그 일당은 헌법재판관들(문형배·이미선·정계선) 신상을 털고 정치성향을 제멋대로 규정해 "재판에서 빠지라"고 촉구하고, 탄핵을 인용하면 헌재를 때려부수기라도 할 듯 테러를 선동하고 있다.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초현실적 상황이 아닐 수 없다. 123 위헌불법 계엄이 어떤 사건인가. 핏값으로 쌓아올린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유혈참사를 불사하려 했던 사건이다. 이러한 중대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 반성은커녕 여전히 거짓말로 책임을 회피하고,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도 탄핵 심판 분위기는 그리 엄중한 느낌이 아니다. 뻔뻔하게 거짓말하는 피의자들에게 헌법재판관들은 대체로 친절하고 나긋나긋하다. 반면 진실을 말하려는 증인(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에겐 취조하듯 다그친다.

 

윤 대통령이 지명한 정형식 재판관이 특히 그러하다. "충격적 상황"에서 메모했다는 홍장원 전 차장에게 "정확하게 기재를 해야죠"라며 짜증내듯 훈시한다. '검거요청'을 왜 '검거'로 적었냐고 질책하는 식이다. "의결정족수를 언급해 의원으로 이해했다"는 곽 전 사령관에겐 윤 대통령이 끄집어내라고 한 게 '인원'인지, '요원'인지, '의원'인지를 두고 집요하게 따져물었다.

 

대통령 파면을 심리하는 헌재 재판이 이렇게 가볍고 '짜친'(경상도 방언수준이 모자람) 질문들로 경박하게 흘러갈 줄 몰랐다. '검거요청'인지 '검거'인지, '인원'인지, '의원'인지가 그리 중요한가. 그런 게 윤 대통령 탄핵 여부를 가를 변수라도 되나. "탄핵 기각 우려"가 나오는 건 이런 이상한 재판 흐름 때문일 터다.

 

그러나 쓸 데 없는 걱정이다. 우려는 현실화하지 않을 것이다. 윤 대통령 탄핵을 가를 중대변수는 그런 디테일에 있지 않다. '체포지시를 했는지 안했는지', '요원인지, 인원인지'는 탄핵 심판의 쟁점이 아니다. 의원 체포지시가 없었다면 탄핵 사유가 사라지기라도 하나. 그날밤 무장군인들이 헬기 타고 국회 경내에 침입하고, 유리창 부숴 국회의사당을 침탈하는 모습을 온국민이 지켜본 터다.

 

'법대로' 따져보면 쟁점은 간단하다. 123 비상계엄이 위헌위법인지 아닌지만 보면 된다. 대통령에겐 헌법을 수호할 책무(헌법 66)가 있으니, 위헌위법한 계엄을 저질렀다면 대통령직에서 파면함이 마땅하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따져본다. 123계엄은 합헌인가, 위헌인가. 헌법(77)과 계엄법(2)은 비상계엄 발령 조건을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있다. 그날밤 대한민국이 국가비상사태였나. 북한군이 쳐들어오기라도 했나. 거꾸로다. 위헌불법 계엄으로 국가비상사태를 맞았다.

 

법적 절차는 지켰나. 계엄법(3)"계엄은 대통령이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선포·시행·해제한다", "계엄을 선포한 때에는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하여야 한다"(4)고 규정하고 있다이러한 법적 절차 역시 지키지 않았음이 이미 만천하에 드러난 터다. 회의록도 없는 가짜 국무회의가 있었을 뿐이다. 국회에 지체 없이 통고하기는커녕 국회에 침입해 계엄해제 의결을 막으려고 발버둥친 증거들만 차고 넘친다.

 

탄핵 법정에서 '체포 지시', '끄집어내기', '요원인원' 추궁은 그래서 의미없다. 진실이 무엇이든 선고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움직일 수 없는 탄핵사유는 그날밤 온국민에게 생중계된 위헌위법 비상계엄 현장이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무장군인을 보내 침탈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미 탄핵 사유는 충분하다. 그것만이 윤석열 탄핵 재판의 유일한 쟁점이다.

 

▲ 류순열 편집인

 

KPI뉴스 / 류순열 편집인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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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순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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