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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돌풍에 떨고 있는 AK플라자

김기성
기사승인 : 2024-01-29 15:50:19
스타필드 수원 흥행 성공으로 유통 격전 서막
롯데는 대대적 리뉴얼로 스타필드 진출에 맞대응
AK플라자, 누적된 적자로 대응에 한계 있을 듯

26일 문을 연 스타필드 수원이 초기 흥행에 성공하면서 수원이 유통업계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지역은 수원시 인구 120만 명에 더해 경기 남부 지역 인구도 5백만 명에 달한다. 특히 인구 구성으로 보면 대부분이 젊은 층이어서 미래 고객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유통 공룡들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스타필드 수원(왼쪽), AK플라자 수원점.

 

스타필드 수원의 반경 2Km 안에는 롯데 백화점과 AK플라자가 있다. 2014년 개점한 이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던 롯데 백화점은 대규모 리뉴얼로 격전에 대응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문제는 2003년 문을 연 이래 이 지역의 터줏대감으로 군림해 온 AK플라자다. AK플라자는 전반적으로 위상이 약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 점포인 수원점 마저 이번 유통 대전에서 밀려나게 된다면 백화점으로서의 존재감이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스타필드 수원 '초기 흥행 성공', 개장 3일 만에 33만 명 방문

 

스타필드 수원은 개장 첫날인 26일 9만 명이 몰렸다. 27일에는 14만 명, 28일에도 9만7000명이 방문했다. 개장 사흘 동안 방문객이 약 33만 명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때 수원시가 교통혼잡으로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재난문자를 시민들에게 발송할 정도로 붐볐다.

 

개장 효과를 감안하면 앞으로 한 달 정도는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유통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는 '흥행 성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면적 10만 평에 달하는 대규모 공간에 MZ 세대가 선호하는 '입을 거리(패션)', '먹거리(음식)', '볼거리(별마당 도서관)', 즐길 거리(스포츠 클럽, 펫 파크 등)를 두루 갖춘 점이 초기 흥행 성공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롯데, '프리미엄 백화점', '1020 겨냥 쇼핑몰'의 투트랙 전략

 

최근 2~3년 동안 유통업에서 패착을 거듭해 온 신세계 그룹으로서는 스타필드 수원의 화려한 출발이 고무적이겠지만 기존의 롯데 백화점과 AK플라자의 속은 편할 리가 없다.

 

롯데 백화점 수원점은 스타필드 수원의 등장을 앞두고 지난해 10월부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개점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리뉴얼에 착수했다. 백화점과 쇼핑몰로 구성된 특색을 살려 백화점은 프리미엄 경쟁력을 강화하고 쇼핑몰은 1020 세대를 겨냥한 영 콘텐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4월 말 리뉴얼이 끝나면 백화점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스타필드 수원과 차별화하고 쇼핑몰은 AK플라자의 시장을 잠식한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AK플라자 수원, '뺏는 전쟁'이 아닌 '덜 빼앗기는 전쟁' 불가피 

 

애경그룹이 운영하는 AK플라자 수원은 명실공히 수원지역의 유통 강자다. 2003년 문을 연 이래 롯데 백화점의 등장에도 시장을 지켜냈다. 작년 롯데 백화점 수원의 매출이 6% 줄어들어 3882억 원으로 쪼그라들 때도 AK플라자 수원은 1.9% 늘어난 512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수원지역 1위 유통업체의 지위를 유지한 것이다. AK플라자 수원도 작년 10월 신규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리뉴얼 작업을 통해 스타필드 수원의 등장에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AK플라자의 최대 강점은 수원역 민자역사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2021년 이후 명품에서 벗어나 식음료와 패션, 리빙에 치중하는 지역 친화형 전략이 먹혀들었다. 그러나 스타필드와 같은 대규모 집객 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접근성의 강점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명품 없는 백화점 전략'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한계를 드러낸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유통업계에서는 AK플라자가 스타필드와 롯데 백화점을 상대로 '뺏는 전쟁'이 아니라 자신들의 고객을 '덜 빼앗기는 전쟁'을 치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AK플라자 3년 누적 적자 900억 원 넘어, 경쟁 대비한 자금 부족 우려

 

유통업계의 추측대로라면 AK플라자 수원의 위세는 줄어들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애경그룹의 백화점 사업이 코로나 사태 이후 위축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0년대만 해도 AK플라자는 갤러리아백화점과 업계 4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다. 그런데 2023년 백화점의 시장 점유율을 보면 롯데, 신세계, 현대에 이어 갤러리아가 7.3%로 확실한 4위이고 AK플라자는 3%에 그쳐 큰 차이로 5위에 머물렀다. 더구나 AK플라자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4%에서 1년 만에 1% 포인트나 줄어든 상황이다.

 

영업실적은 3년째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9년 영업이익이 6억 원으로 크게 줄어든 이후 2020년 221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고 2021년 274억 원, 2022년 191억 원의 영업 손실을 이어오고 있다. 3년 동안 누적된 영업 손실이 908억 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따라서 수원지역에서 유통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사용할 실탄(돈)이 부족할 게 뻔하다. 

 

더구나 AK플라자의 백화점 점포는 현재 수원과 분당, 평택, 원주 4곳에 불과하고 그 가운데 수원이 맏형에 해당한다. 만약 AK플라자 수원마저 이번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면 애경그룹의 백화점 사업 자체가 흔들리는 것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게 유통전문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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