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180도 바뀐 권익위 "직무 관련 없으면 배우자 금품수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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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도 바뀐 권익위 "직무 관련 없으면 배우자 금품수수 가능"

서창완
기사승인 : 2024-06-20 16:29:52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 종결 처리 후 게시판에 질의 봇물
권익위, 열흘 가까이 침묵하다 답변…2년 전과 입장 확 달라
"직무 관련 없으면 제한 않고 관련성 있더라도 예외사유 있어"
2022년엔 "배우자는 직무 관련 100만원 초과 금품 받을 수 없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가 20일 '공직자 배우자는 직무 관련성이 없다면 금품을 받아도 된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내렸다.

 

권익위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종결 처리한 뒤 이를 조롱하며 게시판에 쏟아진 질문에 이날 답변을 달았다. 

 

권익위 해석은 당초 직무 관련성이 뚜렷하지 않은 공직자와 배우자의 금품 수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만든 청탁금지법 목적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특히 과거 비슷한 내용의 질문에 남긴 답변과는 180도 다른 내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 정승윤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지난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신고사건에 대해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다는 점을 들어 종결 처리한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앞서 권익위는 지난 10일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대해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등의 배우자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기 때문에 종결했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권익위 홈페이지에는 11일부터 '명품백 선물을 하려고 합니다!'라는 글을 시작으로 영부인 등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는 내용의 문의가 빗발쳤다. 현재 300건 넘는 글이 올라와 있다.

 

20일 KPI뉴스가 확인한 결과, 권익위 청탁금지제도과는 홈페이지 '청탁금지법 질의응답' 게시판에 남긴 답변에서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등의 직무와 관련이 없는 경우에는 공직자 등 배우자의 금품 등 수수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공직자 등의 배우자가 '직무와 관련하여' 수수 금지 금품 등을 수수한 경우 이를 공직자가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해당 공직자 등을 제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다만, 직무관련성이 있더라도 법 제8조 제3항 각 호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수수 금지 금품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권익위가 20일 '대통령 부인에 명품백을 선물하고 싶다'는 글에 남긴 답변. [권익위 홈페이지 캡처]

 

이번 권익위 답변은 2년 전 같은 게시판에 올라온 내용과는 배치된다. 

 

권익위는 지난 2022년 5월 '공직자 배우자가 100만 원을 초과하는 명품 가방을 받고 사실을 알았음에도 6개월 지나 반환했다'는 질의에 "공직자 등은 직무 관련 여부 등을 불문하고 1회 1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을 수 없고 공직자 등의 배우자는 공직자 등의 직무와 관련하여 1회 1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을 수 없다"고 답했다. 제한 사항을 분명히 제시한 것이다.


"또 공직자 등은 자신의 배우자가 100만 원 초과 금품 등을 받은 사실을 알았을 때 소속 기관장에게 '지체 없이' 신고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 권익위가 2022년 5월 3일 '공직자 배우자가 100만원을 초과하는 명품 가방을 받았다'는 글에 남긴 답변. 글 작성자는 "명품 가방을 받았는지 알았음에도 6개월 지나 신고했고, 명품 가방도 6개월 지나 반환했다"고 설명했다. [권익위 홈페이지 캡처]

 

이번 권익위 답변이 '수수 금지'가 아닌 '제한 없음'에 방점이 찍힌 데는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관련 판결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10일 "대통령 배우자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등의 배우자에 제재 규정이 없고 대통령과 이 사건 제공자에 대해서는 직무 관련성과 대통령기록물 여부를 논의한 결과 종결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정 부위원장은 이틀 뒤인 지난 12일 언론과의 대화에서 "대통령의 직무 관련성을 고려할 때 이번 사건에서 대통령의 신고 의무는 없다"며 "대체로 다수 의견은 (명품 가방 선물이) 대통령과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직무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면 그때는 대통령기록물법이 적용되는데, 이 경우 당연히 수수할 수 있는 금품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익위가 2016년부터 올해까지 발간한 '청탁금지법 해설집'에는 "수수 금지 금품 등을 수수한 배우자는 청탁금지법 제재 대상은 아니지만 다른 법률에 따른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알선수재죄와 변호사법 위반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권익위 결정에 위원이 반발해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권익위 비상임위원인 최정묵 위원은 지난 19일 입장문에서 "많은 국민께서 이 결정에 실망하셨고 위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서창완 기자 seogiz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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