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단독]공공 조성 '은퇴자 마을' 나오나…LH 수요조사·구상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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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공 조성 '은퇴자 마을' 나오나…LH 수요조사·구상 착수

박철응 기자
기사승인 : 2025-03-25 15:40:37
'은퇴자 주거복합단지 조성 방안' 연구 용역
국내외 사례 파악, 거주 의향 및 조건 설문조사
여야 모두 공공 주도 특별법안 발의...정부도 공감

정치권의 '은퇴자 마을' 특별법안 발의에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관련 수요 조사와 구상안 마련에 착수했다. 공공 주도로 의료와 돌봄 기능이 갖춰진 고령자 거주지가 조성될 가능성이 커져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H 토지주택연구원은 전날 '은퇴자 주거복합단지 조성 방안 연구' 용역 입찰 공고를 했다. 소요되는 자금은 6000만 원이고 기간은 5개월이다.

 

▲ 천주교 대전교구 서천군 복지마을 [서천군 복지마을 홈페이지]

 

노인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관련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은퇴자 마을 조성의 배경이다. 정부는 1989년 노인복지주택, 2016년 고령자 복지주택(공공임대)을 도입했지만 수요 충족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연구원은 "중산층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은퇴자 주거복합단지는 건강한 상태에서 간병이 필요한 상태까지 지속적인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서, 은퇴자들의 수요에 맞는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계획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이번 연구는 우선 기존 사례들의 개발 주체와 규모, 주요 시설, 운영 체계, 제공 서비스, 입주 비용 등을 조사한다. 국내에선 고창 웰파크시티, 서천군 복지마을, 청양과 부안 등의 고령자 복지주택이 대상이다. 해외에선 미국의 선시티와 오크해먹, 일본의 생애활약마을과 파나소닉 SST(지속 가능한 스마트타운), 영국의 하트리그 옥스 등 사례를 살펴본다.

 

또 수도권과 광역시 등의 거주자를 대상으로 은퇴자 단지 거주 의향과 이유, 원하는 이주 시기, 이주 저해 요인 등 선호도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어떤 입지 여건과 주택 유형, 규모 서비스 등을 원하는지도 파악한다.

 

선호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은퇴자 단지 유형을 분석하고 사례가 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한 후 세부 조성 방안에 기초한 유형별 구상도까지 작성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과제다.

 

정치권의 입법 움직임에 발맞추는 것이다.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은 지난 1월 '은퇴자마을(도시) 조성 및 운영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과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같은 이름의 법안을 공동 발의한 바 있다. 여야 모두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셈이다.

 

양로시설과 노인공동생활가정, 노인복지주택 등 노인복지법상 주거 복지 시설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으며 일부 유료 실버타운은 고가의 관리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법안은 국토교통부장관이 5년 단위로 은퇴자 마을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LH와 지방공사, 여타 공공기관 중에서 사업자를 지정토록 하는 것이 골자다. 정부가 은퇴자 마을 지구를 지정할 수 있고 보건 의료 시설과 인력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분양 및 임대 조건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되 소유권이나 임차권은 양도할 수 없도록 했다.

 

일종의 공공 시니어 복합 주거타운을 조성하자는 것인데, 정부도 공감하고 있다. 진현환 국토교통부 1차관은 지난해 11월 국회 국토교통위 소위원회에 나와 "고령사회에 대비해서 은퇴 후 건강하고 쾌적한 노후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특별법의 제정 취지에는 전적으로 동의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주택법상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고 소유권 양도 제한에 대한 검토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65세 이상 인구가 1024만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00년 이 비율이 7%였던 것을 감안하면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돼 온 것이다. 통계청의 장래 인구 추계에 따르면 2050년이면 65세 이상이 40%에 이를 전망이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민간뿐 아니라 정부가 나서 은퇴자 마을을 조성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엔 3000여 개의 은퇴자 마을이 있다. 1960년부터 애리조나주에 조성된 선시티에는 4만 명가량이 거주하고 있다. 오크해먹은 플로리다대학교와 연계해 보건의료 서비스와 노후 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유형이다. 일본에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주도로 2014년부터 생애활약마을 사업을 확대해 왔다.

 

박재유 국회 국토교통위 수석전문위원은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고령 인구가 편안한 노후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체육, 문화, 의료, 편의시설이 복합된 공동체를 조성할 수 있는 별도의 근거 법률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라며 "고령화 문제 해결에 이바지하려는 것으로, 제정안의 취지는 시의적절하고 타당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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