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박승 "소득감소가 소득주도성장탓? 오히려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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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소득감소가 소득주도성장탓? 오히려 강화해야"

류순열 기자
기사승인 : 2018-11-23 15:30:30
"집값 내년에 더 꺾일 것"
"보유세 10년내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투기수요 잡는다"

경제지표가 암울하다. 저소득층 소득 감소 흐름이 특히 그렇다.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이 몰매를 맞는다. 보수야당, 보수언론 중심으로 융단폭격을 퍼붓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조차 23일 "소득주도성장은 파산했다"고 말했다. 저소득층 소득감소가 소득주도성장 탓이라는 주장이다. 냉철한 분석인가, 정치적 공세인가. 이런 가운데 고공행진을 잇던 집값은 꺾이기 시작했다. 거품붕괴인가, 일시조정인가.

 

▲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뉴시스 자료사진]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에게 물었다. 박 전 총재는 문재인 정부 창출에 기여한 인사다. 작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자문위원장을 지냈다. 공직 인생 내내 '망국적 부동산중심 사회'를 개탄하며 이를 뜯어고치려 노력한, 거의 유일한 고위 공직자이기도 하다. "부동산중심 사회에서 벗어나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게 박 전 총재의 단단한 신념이다. 노태우정부 당시 경제수석으로 토지공개념을 도입해 법제화한 이도 바로 그다.


-저소득층 소득이 감소중이다. 소득주도성장탓이라는데.
"잘못된 분석이다. 소득감소는 고용감소 때문이고, 고용감소는 기업투자 감소 때문이다. 기업투자는 재작년부터 감소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구조적으로 그렇게 되어 있는 건데 이를 소득주도성장에 누명을 씌워 중단하라고 하는 건 거꾸로 가는 것이다. 오히려 소득주도성장을 강화해야 한다. 소득주도성장은 저소득층 지원정책이거든. 그게 아니었다면 지금 훨씬 더 나빠졌다고 봐야 한다."


소득주도성장이 아니었다면 가계소득은 훨씬 악화했을 것이란 얘기인데, 22일 발표된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를 뜯어보면 수긍할 대목이 없지 않다. 3분기 실질 가계소득은 작년 동기에 비해 1.3% 줄었는데 이중 이전소득만은 20.8% 급증했다. 유수덕 통계청 복지통계과 사무관은 "기초연금인상, 아동수당 등으로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6년 3분기, 2017년 3분기 이전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0.4%, -1.3%로 감소 흐름이었다.


-집값이 꺾이기 시작했는데 어떻게 보시나.
"내년에 더 꺾일 것이다. 그 동안 돈이 많이 풀려 부동산에 거품이 많이 끼었다. 앞으로 금리는 올라가고 돈이 흡수되는 방향으로 전 세계가 가고 있지 않나." 

 

-여전히 보유세를 더 강화해야 하는가.
"더 강화해야지. 9·13(부동산대책) 정도로는 안된다. 집값이 꺾였다지만 일시적일 수 있다. 일단 꺾이기 시작했으니 타이밍은 좀 봐야 하지만 길게 보고 선진국 수준까지 가야 한다. 10년내로 1%정도까지는 가야지. 정부가 중장기 인상방침을 공시하면 집을 더 이상 투기적으로, 돈벌이 수단으로 삼지는 못할 것이다."

 

9·13부동산대책 발표 직전인 9월 9일 박 전 총재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서울 집값은 왜 치솟기만 하는 것인가.
"근본을 다스리지 않기 때문이다. 집은 주거공간이다. 그런데 돈 버는 수단으로, 경기부양 수단으로 생각해왔다. 오랜 세월 국민이나 정부나 시각이 잘못됐다. 근본대책이란 결국 집을 주거공간이라는 원위치로 돌리는 것이다. 치부수단으로 생각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정책을 펴야 한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집이 돈 버는 수단이 되면 불필요한 보유가 늘게 되고 그만큼 땅값, 집값이 오르게 된다. 이는 생산소득이 아니고 후세들의 부담으로 이뤄지는 비생산적 소득이다. 집값이 오를수록 삶의 질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중심 사회에 머물러 있는 한 어떤 경제성장에도 삶의 질 선진화는 기대할 수 없다."


-결정적 해법이 있을까.
"보유과세다. 그거 하나면 충분하다. 그런데 지난번 발표한 보유세 인상안 보면 그게 올린 건가. 최저임금 같은 건 필요 이상으로 올리면서 부동산 보유세는 솜방망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미국과 일본은 보유세율이 시가의 1~2% 수준이다. 미국 뉴저지에서 5억원짜리 집을 가진 사람은 1년에 보유세로 1000만원을 낸다. 우리나라에서 10억원짜리 집을 가지면 미국식으로는 1년에 2000만원을 내야 한다. 그래야 집으로 돈 벌 생각을 안 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보유세율은 시가의 0.2% 수준이다. 미국 같으면 2000만원 낼 것을 우린 200만원만 내고 있는 것이다."


-한번에 올릴 수는 없지 않은가.
"적어도 이번에 0.5%까지는 올리고 이후 순차적으로 올리면 된다. 10년 뒤에는 선진국 수준으로 올린다는 목표로 연차 장기플랜을 짜 국민에게 공표하는 거다. 대신 거래세는 대폭 내려야 한다. 현재 3∼4%인 거래세를 3분의 1 정도로 낮춰 사고파는 건 쉽게 하고 돈을 벌 목적의 불필요한 부동산 보유에 대해선 세부담을 확 늘리는 것이다."


-충격과 반발이 클 텐데
"충격적이라고 하겠지. 그러나 그런 충격이 없으면 집값은 안 잡힌다. 부동산에서 보유세를 늘리는 만큼 소득세는 낮춰주면 된다. 일하는 사람의 세금은 줄고 부동산으로 먹고사는 불로소득자의 세금은 늘게 된다. 그게 토마 피케티(프랑스 경제학자, '21세기 자본' 저자)의 주장처럼 빈부격차를 줄이고 집값 잡고 근로의욕을 높이는 비결이다."

 

KPI뉴스 / 류순열 기자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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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순열 기자 진실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좇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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