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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민심에도 정신 못차린 국민의힘…계파·지역 간 의견충돌만

박지은
기사승인 : 2024-04-19 16:37:41
낙선자 120여명, 분노·불만 표출…"용산과 관계가 문제"
총선 후 갑론을박만…'비상 상황' 타개할 파격안 안 보여
한국갤럽…與 지지율 7%p 급락한 30%, 현 정부 최저치
차기 지도자 선호…이재명 24% 한동훈 9%p 하락 15%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외 조직위원장 간담회. 4·10 총선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수도권·호남권 낙선자 120여명이 참석해 참패 원인과 당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가 3시간 넘게 진행되는 동안 김영우(서울 동대문갑)·오신환(서울 광진을)·이재영(서울 강동을) 전 의원 등 40명 가량이 발언하며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낙선자들은 총선 참패 원인으로 대통령실 책임론, 수직적 당정관계 등을 꼽았다. 

 

▲ 국민의힘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앞줄 오른쪽)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외조직 위원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참패에 대한 반성과 당 체질 개선을 지도부에 요구하며 관리형이 아닌 '혁신형 비대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잇달았다. '당원 투표 100%'인 지도부 선출 규정 개정, 수도권 중심 정당으로의 변모 등을 촉구하며 혁신 없이는 '영남 자민련'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다는 경고도 나왔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겸 원내대표는 총선 직후 선수별로 당선인들과 연쇄 만남을 갖고 수습 방안을 협의해왔다. 이번 만남도 그 일환이다. 국민의힘은 그러나 총선 참패 열흘이 다 돼가는 이날까지 '비상 상황'을 타개할 만한 쇄신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민 신뢰와 지지를 회복할 만한 파격적인 변화가 절실한 시점인데, 계파와 지역 간 입장이 달라 중구난방, 갑론을박만 되풀이하는 실정이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사퇴로 인한 지도부 공백을 메꾸는 시기와 방법을 놓고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하는 차기 전당대회 룰 개정을 놓고서도 신경전이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수도권 중심의 비윤계는 대체로 혁신형 비대위 구성과 당심 100% 선출 규정 개정을 선호한다. 영남권 위주의 친윤계는 실무형 비대위와 당심 100% 규정 고수를 지지한다.

 

국민의힘은 하다못해 차기 전대 준비를 위한 비대위 성격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총선 참패로 지지율은 급락하고 있는데, 정신을 못차리며 무기력한 모습이다.  


윤 권한대행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성격과 관련해 "어느 한쪽 방향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발언한 원외위원장을 기준으로 혁신형 비대위를 주장하는 분들이 많았다. (앞선) 당선자 총회에서는 실무형 비대위를 주장하는 분들이 많았다"면서다.


그는 지난 16일 당선인 총회 후 "실무형 비대위(를 꾸리기로) 생각하면 되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혁신형 비대위 가능성도 열어둔 셈이다. 그는 "22일 당선자 총회를 한 번 더 한다. 그때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했다.

윤 권한대행은 당의 혁신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정답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문제라면 이렇게 시간이 걸리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현재 당원100%인 전대룰과 관련해선 "당 구성원들이 논의해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앞서 간담회에서 손범규 전 후보는 "패인을 용산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는 데 대부분 동의했다"고 전했다. 호준석 전 후보는 "민심이 당심이 되고 당심이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되는 구조가 돼야 한다는 참석자 발언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윤희숙 전 의원은 "돌이켜보면 갑자기 지지율이 휘청하는 순간이 있었다"며 "이종섭 전 호주대사와 대파 논란이 각각 불거졌을 때인데 그때 당은 아무런 수습도 안 하지 않았느냐"고 성토했다.

 

오신환 전 의원은 "지금과 같은 민심의 괴리가 지금과 같은 영남 중심의 지도부가 느끼는 민심하고는 너무나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그냥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변화, 혁신 정도로는 당의 미래를 계획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재영 전 의원은 "며칠 전 당선인 총회는 화기애애했다는 얘길 듣고 억장이 무너졌다. 과연 이게 맞는 거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 전 의원은 또 전대 룰을 현행 '당원 투표 100%'로 치를 게 아니라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당원 의견을 무시하자는 게 아니라 국민 의견이 반영되는 수준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50대 50을 한 적이 있었는데 최소한 그 정도까지 돌아가야 하지 않나"라는 것이다.


간담회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고 선거를 치른 소회를 말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발언자도 있었다고 한다. "참담하다"며 비통한 심경과 함께 분노, 불만을 떠뜨리는 목소리도 적잖다. 참석자들은 지도부가 떠난 후에도 샌드위치와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며 토론을 이어갔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은 30%, 더불어민주당 31%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7%p 급락해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2%p 올랐다.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 24%, 한동훈 전 위원장 15%,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7% 등으로 나타났다. 한 전 위원장은 직전 조사 대비 9%포인트 급락했다.

한국갤럽 조사는 지난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2.1%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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