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채상병 특검법', 野 강행 처리로 본회의 통과…'협치'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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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법', 野 강행 처리로 본회의 통과…'협치' 빨간불

박지은
기사승인 : 2024-05-02 15:56:55
채상병 특검법, 민주당 일방처리…'이태원 협치' 1시간 만에
與 항의·표결 불참…규탄대회 열고 "입법폭주, 거부권 건의"
野 압박에 김진표 의장, 의사일정 변경동의안 처리, 길터줘
앞서 이태원특별법은 여야 합의로 가결…특조위 구성 골자

채 상병 사망사건 외압 논란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한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이 2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한 뒤 표결을 실시해 재석 의원 168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안'이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일방적으로 상정되자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앞서 여야가 일부 내용을 수정해 다시 발의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을 처리한 뒤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통해 본회의를 다시 열고 특검법 강행 처리 수순에 돌입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민주당 요구를 수용해 본회의 개의에 동의했다. 


이태원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본회의를 통과한 반면 채상병 특검법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한 것이다. "이태원특별법 협치가 불과 1시간 만에 끝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의 의사일정 변경과 단독 강행 처리에 항의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이어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민주당을 성토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할 방침이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태원특별법을 합의 처리함으로써 협치의 희망을 국민에게 드리고자 노력했지만 오늘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입법 폭주하고 김진표 의장은 입법 폭주에 가담했다"고 비판했다.


윤 권한대행은 "(민주당과 김 의장이) 채상병특검법을 애초에 처리하겠다고 했으면 저희는 오늘 본회의 의사일정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우리 당은 앞으로 21대 마지막까지 모든 국회 의사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입법 과정과 법안 내용을 볼 때 거부권을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합의가 불가능하고 고의로 합의를 지연하는 경우 어쩔 수 없이 국회법 절차대로 해야 한다는 것도 국회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채상병특검법은 지난해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사망한 해병대원 채수근 상병 사건과 관련해 해병대 수사단 수사 과정의 진상규명을 위해 특검 임명과 그 직무 등에 관해 필요한 사항을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통령실을 비롯해 국방부, 해병대 사령부 등의 관련자들을 수사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채상병 특검법은 그간 김진표 의장의 '합의 처리' 주문으로 법사위에 계류돼 왔다. 그러나 최근 민주당은 김 의장의 국외순방 출국 저지를 불사하겠다며 법안 처리를 압박했다. 결국 김 의장이 민주당 요구를 들어줘 이날 본회의가 열렸고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이 상정됐다. 

 

동의안은 여당 반발 속에 가결됐고 곧바로 채상병 특검법이 상정돼 처리 수순을 밟았다. 김진표 의장은 "이 안건은 21대 국회임기 내 어떠한 절차를 거치든지 마무리해야 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고려한 끝에 오늘 의사일정 변경동의안건을 표결처리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태원특별법 표결에만 참여한 뒤 본회의장을 떠났다.

 

윤재옥·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김진표 의장과 만나 '채 상병 특검법' 처리 여부를 재차 논의했지만 이견만 재확인했다.


국민의힘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에서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이기에 특검 대상이 아니며 수사 후 미진할 경우 특검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태원특별법의 일부 핵심 쟁점을 고쳐 국민의힘 윤재옥·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공동으로 대표 발의한 법안은 이날 본회의에서 찬성 256표, 기권 3표로 가결했다. 

 

▲ 10·29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있다. [뉴시스]

 

이태원특별법은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핼러윈 축제 압사 사고 재조사를 위해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구성하는 게 골자다. 법안의 정식 명칭은 '10·29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다.

 

수정된 법안에선 '특조위 직권 조사 권한'과 '압수수색 영장 청구 의뢰권'이 삭제됐고 특조위 활동 기한을 1년 이내로 하되 3개월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게 한 조항은 유지됐다.

 

민주당은 전날 협상에서 여당 요구를 수용해 특조위의 직권 조사 권한과 압수수색 영장 청구 의뢰권을 삭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특조위에 무소불위 권한을 부여한다'며 독소조항으로 지목하고 삭제를 주장해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입장을 반영해 특조위 활동 기간에 대해 1년 이내로 하되 3개월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게 한 현행 조항을 유지했다.

특조위 구성과 관련해서는 위원장 1명에 여야가 각 4명의 위원을 추천해 모두 9명을 두도록 했다. 국회의장 추천 몫인 위원장을 기존의 여야 '합의'가 아닌 여야 '협의'로 정하도록 수정됐다. 

 

야당이 지난 1월 단독 처리했던 이태원특별법은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재표결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난달 29일 회담을 계기로 여야가 한발짝씩 양보해 이태원특별법이 이날 국회 문턱을 넘은 것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담이 여야 '협치'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곳곳에 암초가 널려 있다. 해병대 특검법을 민주당이 일방 처리한 것은 정국의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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