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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각]몰아치는 트럼프, 위태로운 이재용…불안한 삼성

박철응 기자
기사승인 : 2024-11-27 17:07:42
'포스트 메모리'에서 '메모리 퍼스트'로
美 보조금 폐지, 관세 폭탄 현실화 우려
12조 상속세 내며 지배력 약화...다가오는 선고

"어떤 상황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주가를 회복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

 

2019년 3월 당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 한 말이다. 2018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58조 원을 훌쩍 넘기며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순이익 기준으로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애플, 중국 공상은행에 이은 글로벌 4위의 놀라운 성적표였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 의혹' 관련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그럼에도 그가 강조한 것은 '실적'이었다. 그리고 같은 해 AI칩용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개발 부서의 인력을 대폭 축소시켰다. '관리의 삼성'이 기술보다 재무제표 관리에 더 신경을 썼다는 지적을 받는 대목이다. 

 

27일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서 대표이사로 내정된 전영현 부회장은 메모리 사업부의 수장이다. '메모리 초격차'의 위상 회복을 위한 전권을 쥐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다시 2019년으로 가보면, 이재용 회장은 '포스트 메모리'에 집중하며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한 1등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올해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에 이어 수조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5년여가 지났는데 이제는 다시 '메모리 퍼스트'다. 

 

이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이라는 초대형 난제까지 맞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에도 취임 후 공약 이행률이 높은 편이었다. 반도체 투자 기업에 지급키로 한 보조금을 재검토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 비벡 라마스와미가 정권 인수 이전 보조금 지급에 제동을 걸 것을 시사해 현실화 가능성이 더 커졌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10∼20%의 보편관세와 중국에 대한 60% 고율 관세를 공약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상당량이 중국에 공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치명상이 예상된다. 

 

위기일수록 리더의 역할이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우려스럽다. HBM 개발의 투자 속도를 늦추던 시기에 이 회장은 삼성물산 합병과 국정농단 사건으로 숨가쁜 수사와 재판을 받았다. 자신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일들이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지배력 약화를 걱정해야할 수 있다. 12조원대의 상속세를 분할해 내려다보니 이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왔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두 차례 4조 원을 더 내야 하고 그만큼 지배력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 지분율은 1.63%에 불과하다. 이 회장이 대주주인 삼성물산이 가진 5%를 감안해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막대한 세금 납부 자금을 마련해야 하고, 지배권도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내년 2월로 예정된 삼성물산 합병 재판 선고에서 또 다시 구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전히 절체절명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 즉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일각의 목소리에 귀가 열리게 하는 대목이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파생된 오너리스크가 삼성의 미래를 불확실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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