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국민연금 4%p 더 내고 2%p 더 받는다…개혁의 공은 국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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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4%p 더 내고 2%p 더 받는다…개혁의 공은 국회로

박지은
기사승인 : 2024-09-04 16:55:21
'보험료율 9%→13%' 정부 개혁안…세대별 차등 인상
13%까지 50대 4년, 20대는 16년 걸려…중장년층 저항
2028년 40%로 하향조정되던 소득대체율, 42%로 유지
野 "재정부담 덜기에 몰두, 실망"…개혁 논의 진통 예상

정부가 현행 9%인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13%까지 올리고 소득대체율(생애평균소득 대비 노후연금 비율)을 42%로 유지하는 내용의 개혁안을 내놨다.

 

정부가 단일한 국민연금 개혁안을 내놓은 건 2003년 이후 21년만이다. 21대 국회에서 무산된 국민연금 개혁의 공은 이제 22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4일 2024 제3차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열고 연금개혁 추진계획을 심의·확정했다고 밝혔다.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연금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1988년 제도 도입 당시 3%였던 국민연금 보험료는 1993년 6%, 1998년 9%로 인상됐으나 이후 26년간 동결됐다. 개혁안은 9%의 보험료율을 연령대에 따라 매년 0.25%포인트~1%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올려 최종 13%까지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부안이 국회에서 받아들여져 내년 시행되면 보험료율은 27년 만에 인상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간 공론화 결과를 고려해 13%까지 인상하되 보험료율 인상으로 인한 국민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안에는 세대별로 보험료율 인상 속도를 차등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구체적으로는 내년 50대인 가입자는 매년 1%포인트, 40대는 0.5%포인트, 30대는 0.3%포인트, 20대는 0.25%포인트 인상하는 방식이다.

 

이런 식으로 13%까지 인상되는 데 50대는 4년, 40대는 8년, 30대는 12년, 20대는 16년이 걸린다. 2040년이 되면 모든 세대의 보험료율이 13%에 이르게 된다. 인상속도가 상대적으로 큰 중장년층의 저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도입 초기 70%였던 소득대체율은 1998년, 2007년 두차례 개혁을 거치며 차츰 낮아졌다. 당초 올해 42%에서 2028년까지 40%로 인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개혁안은 소득대체율을 더 떨어트리지 않고 42% 수준으로 고정하자는 것이다.

 

개혁안은 국민연금 기금의 장기 수익률을 현재의 4.5%에서 5.5%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담았다.


현행 제도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오는 2056년이면 기금이 완전히 고갈된다. 그런 만큼 보험료를 더 내는 이번 개혁이 성공한다면 기금 고갈 시기를 2072년으로 16년 미룰 수 있다. 


정부는 구조개혁 방안으로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검토할 방침이다. 인구 구조나 경제 상황에 따라 연금액이나 수급연령 등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현재 지급액은 소비자물가 변동률에 따라서만 조정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24개국이 이 제도를 운영 중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초연금은 2026년 저소득층부터 40만원으로 10만원 인상한다. 40만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2026년 저소득 노인부터 우선 40만원으로 인상하고 2027년 전체 지원 대상 노인에 40만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경우 기초연금을 받으면 생계급여가 삭감되는 현행 제도를 고쳐 생계급여를 받는 노인에 기초연금을 추가 지급한다.


현재 59세인 국민연금 의무가입기간 상한을 64세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의무가입기간만 늘어날 경우 소득 공백 우려가 확산될 수 있어 '고령자 계속고용 여건 개선'과 연계해 장기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낸 것처럼 가입기간을 얹어주는 크레디트 제도도 강화한다 가입률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군복무 크레딧은 군 복무자에게, 출산 크레딧은 출산 시 가입기간을 추가로 얹어주는 방식이다.


정부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에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더하는 '다층 연금 체계'를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퇴직연금이 실질적인 노후소득 보장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업장 규모가 큰 사업장부터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를 추진한다. 

 

국민의힘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연금개혁을 완수하자고 야당에 제안했다. 당 연금개혁특위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모수개혁에 더해 구조개혁의 방향까지 제시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기금고갈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여야가 합의하는 모수개혁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자"고 주문했다.

 

그러나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연금개혁안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지 의문스럽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여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약속된 연금에 대한 안정적인 지급을 보장하기보다는 연금으로 인한 정부 재정 부담을 덜어내는데만 몰두했다"고 정부안을 비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마지못해 내놓은 연금개혁안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이러려고 국회에 억지로 국민연금 개혁의 공을 떠넘겼냐"고 반문했다. 그는 "세대별 차등 보험료율 인상 방안 역시 현실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은 치밀하게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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