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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제약끼리 뭉친다…동아에스티, '남다른' 신약개발 눈길

김경애
기사승인 : 2023-12-19 16:06:34

신약 개발에는 10년이 넘는 시간과 노력, 수천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비용, 신약 개발 경험을 보유한 우수 인력, R&D(연구개발) 노하우가 필요하다.

 

네 가지 요소를 토대로 후보물질 발굴부터 전임상(비임상), 임상, 허가, 시판 등의 단계를 모두 거쳐야 한다. 이런 이유로 신약 개발 확률은 10%에 도달하지 못한다. 신약 허가를 받고도 시장성이 떨어지면 소리 소문 없이 사장되기도 한다.

 

이런 까닭에 신약 개발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사업으로 손꼽힌다. 제약업체들은 리스크를 줄이면서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자 공동 연구, M&A, 라이선스인 등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취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과 기관이 연계한 공동 연구가 가장 활발한 형태다.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간 공동 연구도 전형적이다.

 

하지만 최근 제약업계 공동연구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의 틀을 깨고 전통 제약사 간 공동연구가 추진되는 것이다. 동아에스티가 그 중심에 섰다.

 

▲ 동아쏘시오그룹 송도 연구개발(R&D) 센터. [동아에스티 제공]

 

그간 제약사 간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술·아이디어 유출이나 도용 우려로 가급적 지양돼왔다. 그만큼 전통 제약사간 결합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1932년 설립된 동아에스티는 동아쏘시오그룹에서 전문의약품과 의료기기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전통 제약사다. 90년이 넘는 기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신약과 천연물 의약품을 개발하며 쌓아온 업력이 높은 신뢰성의 근간이 됐다.

 

동아에스티 R&D를 책임지는 박재홍 사장은 올 초 인수합병(M&A)·라이선스인과 더불어 국내 전통 제약사간 협력을 적극 검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정형화된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간 공동연구 형태에서 벗어나 전통 제약사 간 협력체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약사별 보유한 역량과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함께 개발하면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오랜 기간 축적된 R&D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전통 제약사간 공동연구는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해 신약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신약 개발에 드는 막대한 개발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 동아에스티는 지난 10월 GC녹십자와 면역질환 신약개발 공동연구 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만성 염증성질환을 표적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타깃을 공동으로 선정하고 신규 모달리티(치료법)로서 치료제 개발 공동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GC녹십자는 선정된 타깃에 적용할 수 있는 물질을 발굴하고 특정 장기에 전달 가능할 수 있도록 최적화 과정을 수행한다. 동아에스티는 GC녹십자가 제작한 물질의 작용 기전을 세포 수준에서 확인하고 동물모델에서 유효성을 평가한다.

 

공동연구를 통해 도출될 물질의 다음 단계 개발 과정에선 양사가 협력할 계획이다.

 

지난 9월에는 HK이노엔과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HK이노엔이 자체 개발 중인 EGFR(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 저해제에 동아에스티의 단백질 분해 기반기술을 접목, EGFR L858R 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차세대 EGFR 분해제 후보물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병원·해외 등 전방위적 협력 이어가

 

동아에스티는 바이오 기업과 학계, 해외 등 전방위적인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 동아에스티는 바이오 벤처 기업 씨비에스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연구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동반진단 기반 치료제 개발과 데이터분석 플랫폼을 활용한 후보물질 발굴, 신약 개발에 대한 것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부터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심플렉스, 연세암병원과 고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이용한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후보물질 발굴과 기전연구를 맡는다. 심플렉스는 인공지능 기반 활성구조 도출과 선도물질 최적화, 예측모델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구축을 담당한다. 연세암병원은 고품질의 환자 유래 데이터베이스와 우수한 항암 신약 연구 역량을 통한 타깃 발굴과 물질 검증을 진행한다.

 

동아에스티는 해외에서도 공동연구 기반을 확대 중이다. 지난 11월 매사추세츠 주립대학교 의과대학(UMass)과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매개 유전자치료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동아에스티와 UMass는 만성 염증성질환을 타깃으로 AAV 매개 유전자치료제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UMass는 만성 염증성질환 타깃 유전자를 AAV에 탑재한다. 이후 UMass와 동아에스티는 AAV에 탑재한 유전자 약효를 스크리닝한다. 선정된 AAV 후보군에 대해 UMass는 마우스 모델에서 약효를 평가하며 동아에스티는 동물모델에서 약효를 평가할 예정이다.

 

이 공동연구에는 유전자 치료제 권위자인 구아핑 가오 교수 등 매사추세츠 주립대 의대 교수진이 참여한다.

 

지난 1월에는 미국 보스턴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는 글로벌 시장에서 잠재적 미래 가치가 있는 기술·플랫폼을 발굴하고 시장 조사, 네트워킹 등을 통해 동아에스티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거점이 될 예정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특화된 분야에서 각자의 강점으로 서로 협력하면 그 이상의 시너지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진행해 혁신신약 개발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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