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트럼프, 자동차 '관세 폭탄' 던지나…협상 카드로 활용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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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자동차 '관세 폭탄' 던지나…협상 카드로 활용할 듯

김문수
기사승인 : 2019-02-15 16:08:30
트럼프, 5월 18일까지 관세 부과 여부·세율 등 결정
무역확장법, 수입 제한 및 최대 25% 관세 부과 가능

미국이 수입 자동차를 안보 위협 요인으로 결론 내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트럼프발 '관세 폭탄'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오는 17일까지 백악관에 제출할 예정인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에서 자동차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결론을 낼 예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때처럼 자동차 관세를 무역 상대국들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을 제한하거나 최대 25%의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주요 군 보안관 및 주요 도시 연합 합동 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지난해 5월부터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번 보고서에는 수입 제한 조치에 대한 권고안도 담겨질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를 받은 뒤 90일 이내인 5월18일까지 관세 부과 여부와 세율, 이행 기간 등을 결정하게 된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을 제한하거나 최대 25%의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이 법이 1962년 제정된 이후 실제 적용된 사례는 1979년(이란)과 1982년(리비아) 등 2번 밖에 없었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이후에는 사실상 사문화된 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무역확장법 232조를 다시 꺼내들어 무역 협상의 도구로 활용했다. 미국은 지난해 이 법을 근거로 무역 상대국에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집중하고 있어 당분간 자동차 관세에 대한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를 최대한 늦추면서 무역 상대국들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상무부로부터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받았고 그해 3월23일 철강 25%, 알루미늄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 브라질, 아르헨티나, 호주, 캐나다, 멕시코 등에 대해서는 무역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관세를 보류했다.

또 지난해 5월 1일에는 무역 합의를 이룬 우리나라와 브라질, 호주, 아르헨티나를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고 대화가 잘 풀리지 않던 EU, 캐나다, 멕시코에 대해서는 같은해 6월 1일까지 관세 부과를 다시 한번 유예하기도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이같은 사례를 참고할 때 당작 트럼프 행정부가 전면적인 자동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씨티그룹도 지난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EU·일본과의 무역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를 지렛대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게다가 전면적인 자동차 관세가 미국 경제와 여론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전면적인 자동차 관세 부과시 미국 내 자동차 가격은 평균 5800 달러(약 654만원)나 상승할 전망이다.

지난해 세탁기 관세로 가격이 17%나 상승했던 것을 경험한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자동차 가격을 대폭 인상하는 조치를 쉽게 꺼내들기 힘든 상황이다. 또 자동차 관세를 찬성하는 제조업 종사자는 100만명 수준이지만 관세를 반대하는 판매·서비스업 종사자는 200만명에 달하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국가 또는 영역에만 우선 관세를 부과한 뒤 무역 상대국들에 요구 조건을 내걸고 그 결과에 따라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노무라는 지난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EU·일본 외의 지역을 관세 부과 대상 리스트에 올린 뒤 추후에 적용 지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니언 뱅크 스위스(Union Bank Switzerland: UBS)도  미국이 EU에서 생산된 완성차에 대해서만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자동차 부품과 EU 외 국가에서 생산한 차량은 부과 대상에서 제외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이 일부 국가에 대해서만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상대국들이 보복 조치를 내놓으면서 무역 전쟁 위험이 고조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미국이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했을 때도 중국, EU, 캐나다, 멕시코, 인도, 터키 등이 보복 관세를 매기면서 무역 긴장이 고조됐고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이 EU에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고 EU가 이에 같은 수준의 보복 조치를 내놓을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은 2019년 0.2%포인트 2020년 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 FTA 개정 협상을 마친 우리 정부는 이번에도 관세 면제 대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만약의 상황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하고 있다.
 

KPI뉴스 / 김문수 기자 moonsu4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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