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빅테크 AI 대혈투…승자 독식이냐, '영토 분할'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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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AI 대혈투…승자 독식이냐, '영토 분할'이냐

이수민 기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6-09-11 18:06:15
투자금 회수 경쟁 속 기업별 수익 구조 차이
영토 분할에 무게 구글을 가장 유력한 승자로 평가

작금 인공지능(AI) 시장으로 몰리는 돈은 천문학적이다. 챗봇과 코딩 도구부터 클라우드, 반도체, 자율주행, 로봇까지 전선도 갈수록 넓어진다. 경쟁의 끝에서 한 기업이 시장을 독식할까. 아니면 여러 기업이 각자의 영토를 차지할까.

전문가들은 한 기업이 AI 시장 전체를 지배하기보다는 모델과 반도체, 클라우드, 자율주행 등 영역별 강자가 공존하는 '영토 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그러나 시장이 나뉜다고 이익까지 고르게 배분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와 클라우드 같은 핵심 기반이나 고객을 만나는 통로를 장악한 소수 기업에 이익이 집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매출은 늘어도 적자…멈출 수 없는 투자 경쟁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최신 모델 'GPT-6 아스트라'를 앞세워 프로그램 작성과 복잡한 업무를 AI에 맡기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빠른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오픈AI는 올해 2분기 매출 67억 달러(약 9조200억 원)를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18% 증가했지만 주식보상 비용 등을 포함한 영업손실은 123억 달러(약 16조5500억 원)에 달했다.

 

경쟁사 앤트로픽의 약진은 더 가파르다. 앤트로픽은 같은 기간 매출 116억 달러(약 15조6100억 원)를 기록해 처음으로 오픈AI를 앞질렀다. 기업 고객 확대와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의 성장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소폭이지만 조정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두 회사의 엇갈린 성적표는 AI 시장의 선두가 아직 고정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먼저 시장을 연 오픈AI도 특정 서비스에서 경쟁사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고, 후발주자도 성능과 가격, 용도를 차별화하면 빠르게 고객을 끌어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이익을 내는 빅테크도 투자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올해 2분기 449억 달러(약 60조4300억 원)를 설비에 투자했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으로 391억 달러(약 52조6200억 원)의 현금을 창출했지만 설비투자 규모가 이를 웃돌면서 잉여현금흐름은 59억 달러 적자(약 7조9400억 원 순유출)를 기록했다.
 

▲ AI 수익 구조 그래픽. [클로드 생성]

 

그럼에도 투자를 늦추기는 어렵다. AI가 상품 검색과 정보 탐색, 프로그램 작성, 문서 처리 등 고객의 일상적인 업무를 대신하기 시작하면 기존 플랫폼은 고객과 접점을 잃을 수 있다.

장병탁 서울대 교수(컴퓨터공학)는 "지금의 투자는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사업의 지위를 지키려는 경쟁"이라고 말했다. AI 투자에서 뒤처지면 신사업을 놓치는 데 그치지 않고 검색과 광고, 클라우드 등 기존 수익원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모델은 공존해도 이익은 집중될 수 있다

AI 시장에는 승자 독식으로 기울게 하는 힘이 존재한다. 최첨단 모델 개발에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 데이터, 연구인력 등에 막대한 초기 비용이 들어간다. 그러나 개발한 모델을 더 많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은 상대적으로 작다.

AI의 경제적 영향을 연구하는 안톤 코리네크 미국 버지니아대 교수와 AI 산업의 독과점을 연구하는 자이 비프라는 이미 2024년 논문에서 AI 시장이 소수 기업에 집중될 가능성을 분석했다. 초기 개발비가 막대한 만큼 고객을 많이 확보할수록 고객당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어 대형 사업자가 유리해진다는 것이다.

 

고객이 특정 서비스에 쌓아놓은 데이터와 업무 체계도 진입장벽이 된다. 한 AI가 기업의 문서와 프로그램, 업무 흐름에 깊이 연결되면 더 나은 모델이 등장하더라도 서비스를 바꾸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든다. 성능 우위와 고객 고착 효과가 결합하면 선두 사업자의 독주가 가능해진다.

 

여러 AI가 공존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도 있다. AI 경제학과 디지털 플랫폼을 연구하는 안드레이 프라드킨 미국 보스턴대 경영대학원 부교수가 오픈라우터의 2025년 이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같은 앱에서도 여러 모델이 함께 사용됐다. 하나의 모델이 모든 수요를 차지하지는 않는다는 단서다.

 

고객마다 AI에 요구하는 정확도와 속도, 비용, 보안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작성에 강한 모델과 문서 분석에 유리한 모델, 저렴하고 빠른 모델을 용도에 따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안드레이 프라드킨이 모델 유통 플랫폼 오픈라우터의 2025년 1∼4월 이용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하나의 앱이 여러 모델을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호밍'이 흔하게 관찰됐다. 다만 이 자료는 코딩과 캐릭터형 앱 이용 비중이 높아 전체 AI 시장으로 일반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두 현상을 종합하면 AI 서비스 시장에서는 다수의 모델이 공존하되, 이를 작동시키는 반도체와 클라우드 또는 고객 접점을 장악한 기업이 더 큰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

구글·엔비디아·테슬라, 서로 다른 수익 영토

현재의 AI 경쟁은 크게 세 축이다. 모델과 서비스, 클라우드를 결합한 '구글형', 반도체와 개발 기반을 공급하는 '엔비디아형', AI를 자동차와 로봇에 적용하는 '테슬라형'이다.

구글은 제미나이 모델과 자체 AI 인공지능 연산에 특화된 자체 반도체인 텐서처리장치(TPU), 구글클라우드를 함께 보유하고 있다. 검색과 유튜브의 기존 고객에게 AI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업에는 연산 자원과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판매할 수 있다.


올해 2분기 구글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2% 늘어난 248억 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88억 달러에 달했다. 경쟁 AI가 성장하더라도 구글의 클라우드와 TPU를 이용한다면 알파벳은 그 경쟁에서 매출을 얻을 수 있다.

앤트로픽은 아마존의 트레이니엄과 구글의 TPU,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복수의 연산 기반을 활용하고 있다. 제미나이가 모든 모델을 누르지 못하더라도 경쟁 모델이 구글의 인프라를 이용하면 알파벳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김열매 더큐리어스 대표는 "제미나이가 모든 모델을 이겨야만 알파벳이 AI에서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AI 기업들이 모델 시장에서는 경쟁하면서 반도체와 클라우드에서는 다시 협력하는 셈이다.

엔비디아는 AI 학습과 실행에 필요한 반도체에 개발 도구 '쿠다'를 결합해 범용적인 개발 생태계를 구축했다. 어느 기업의 모델이 승리하더라도 엔비디아 GPU를 사용한다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로봇과 자율주행 개발 기반으로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엔비디아의 7월 26일 종료 분기 매출은 962억 달러, 미국 회계기준(GAAP) 영업이익은 637억 달러에 달했다. 아직까지는 AI 경쟁에서 가장 확실하게 돈을 버는 기업인 셈이다.

장 교수는 "엔비디아의 경쟁력이 고객들이 대체 수단을 확보한 뒤에도 기존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계속 사용하게 만드는 생태계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글을 비롯한 주요 고객사가 자체 반도체 사용을 확대하는 움직임은 엔비디아의 높은 수익성을 위협할 변수다.

테슬라는 아직 입증된 이익보다 미래 시장에 투자하는 유형이다. 차량에서 확보한 주행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하고, 개선된 소프트웨어를 다시 차량에 적용하는 순환 구조를 갖췄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이용료와 무인 이동 서비스, 휴머노이드 로봇 판매로 수익원을 확대하려는 구상이다.

장 교수는 이러한 개발·적용 체계가 테슬라의 강점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자동차 운전과 로봇의 물체 조작에는 서로 다른 경험과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차량에서 축적한 기술력이 로봇 사업의 성공으로 곧바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5∼10년 뒤 경쟁력 측면에서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공동 2순위로 평가했다. 현재의 실적이 비슷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열릴 시장의 성격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엔비디아는 이미 입증한 이익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가 중요하고, 테슬라는 새로운 사업의 경제성을 얼마나 실현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추격, 미국 기업의 가격과 마진 압박

중국은 AI 시장의 영토 분할을 촉진할 또 하나의 변수다. 스탠퍼드대 '2026 AI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선두 모델은 2025년 초부터 이용자 평가 기반 성능 순위에서 여러 차례 선두를 주고받았다. 올해 3월 기준 양국 최고 모델의 성능 격차도 2.7%까지 좁혀졌다.

딥시크는 계산 효율을 높인 설계와 기업이 내려받아 직접 운영할 수 있는 오픈웨이트 모델을 앞세워 시장을 넓히고 있다. 중국 기업이 고객에게 필요한 성능을 낮은 가격에 제공하면 미국 기업들은 점유율을 지키더라도 가격과 이익률을 낮춰야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중국 업체가 세계 매출 1위를 차지하지 않더라도 미국 기업들의 투자금 회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술 격차 축소 자체가 가격 인하 경쟁을 촉발할 수 있어서다.

다만 중국 모델의 확산이 반드시 중국 개발사의 수익으로 모두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다른 클라우드 사업자가 공개된 모델을 대신 운영하며 고객과 매출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 교수는 중국의 추격이 모델 판매자에게는 가격 압박을 가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클라우드와 서비스 기업에는 비용을 낮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나뉘어도 돈은 소수에게

전문가들은 한 기업이 모델과 반도체, 클라우드, 자율주행, 로봇을 모두 지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고객의 요구가 서로 다른 데다 기술 변화가 빠르고, 경쟁사의 모델과 인프라를 함께 사용하는 시장 구조가 이미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토 분할'이 모든 기업의 고른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모델과 서비스가 살아남더라도 이익은 반도체와 클라우드, 고객 접점처럼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장 교수는 "서비스는 다양하게 남아도 이익은 핵심 기반과 고객 접점에 집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식으로 기울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김 대표는 특정 AI가 실제 업무에서 지속적인 성능 격차를 만들고, 고객들이 높은 이용료와 서비스 이전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해당 AI로 이동한다면 시장이 한쪽으로 급격히 쏠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두 전문가가 여러 후보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가능성을 부여한 기업은 알파벳이다. 검색과 유튜브에서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자체 모델과 반도체, 클라우드, 고객 접점을 모두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파벳은 제미나이가 최종 승자가 되면 모델 경쟁의 과실을 얻는다. 다른 모델이 승리하더라도 그 기업이 구글 클라우드와 TPU를 이용하면 인프라 매출을 거둘 수 있다. 여러 AI가 각자의 영토를 차지하는 구도에서도 수익을 낼 통로가 가장 넓다는 평가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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