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AI 패권전쟁과 한국④] 젠슨 황이 주목한 한국…AI산업혁명 주도권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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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패권전쟁과 한국④] 젠슨 황이 주목한 한국…AI산업혁명 주도권 잡나

안재성 기자   이수민 기자   송채린 기자
기사승인 : 2026-06-19 17:09:45
김용범 정책실장, AI 성장전략 '프로젝트 트리니티' 제안
반도체·데이터센터·피지컬 AI에 제조업 기반까지 갖춘 나라 드물어
"AI 글로벌 공급망 허브로 자리잡으면 핵심 국가로 도약 가능"

AI혁명이 글로벌 산업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본질은 패권전쟁이다. 누가 'AI의 두뇌'를 장악하고, 이를 가동할 하드웨어와 전력을 누가 선점하느냐의 싸움이다. 한국은 이 총성 없는 전쟁의 한복판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 '반도체'를 공급하는 핵심 기지다. KPI뉴스는 창간 8주년 기획으로 5회에 걸쳐 AI 패권전쟁의 현주소를 짚고, 대한민국의 필승 카드를 모색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일 방한했다. 지난해 10월에 이은 재방문이었다. 머문 시간도 4박5일, 꽤 길었다. 일본은 찾지 않았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 기업들을 비즈니스 파트너로 삼아 인공지능(AI) 산업혁명을 주도하려는 것"이라고 평했다. "일본엔 매력적인 기업이 없어 방문하지 않았다"는 자조섞인 평도 곁들였다.

 

AI 산업혁명에서 한국의 위상을 확인시켜준 상징적 장면이다. 젠슨 황은 출국길에 "한국의 기술 없이 우리의 첨단 슈퍼컴퓨팅 구축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공장. [삼성전자 제공]

 

"글로벌 AI공급망 주도 가능"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담대한 구상을 제시했다. 지난 11일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밝힌 '프로젝트 트리니티'였다. AI 시대 산업 경쟁력을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의 세 축으로 묶어 국가 전략화하자는 구상이다. 

 

김 실장은 "한국이 첨단 반도체, 안정적 전력 인프라, 제조 현장을 동시에 갖춘 드문 나라"라며, "이 세 요소를 연결하면 단순 부품 공급국을 넘어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허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AI 데이터센터는 수도권보다 전력 여유가 있거나 발전시설과 가까운 비수도권에 배치해 송전 부담을 줄이고 지역 산업·세수 기반을 키우자는 주장이다. 또 피지컬 AI를 로봇, 자율제조, 물류 자동화 등 현실 세계에 AI를 적용하는 '제2의 반도체'로 보고, 자동차공장·조선소·반도체 라인 등을 실증 무대로 삼아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은 세 산업을 따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센터가 AI를 학습시키고, 반도체가 이를 구동하며, 현장의 피지컬 AI가 다시 데이터를 축적하는 국가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실현 가능성이 있는 구상일까.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이들이 적잖다. 이광호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은 "AI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보는 접근은 타당하다. 충분히 현실적이며 올바른 방향"이라고 진단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도 "상당히 담대한 구상"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안동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프로젝트 트리니티가 현실화되면, AI 글로벌 공급망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AI 생태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글로벌 공급망 허브를 목표로 해야 한다"며 "목표를 달성하면 AI 생태계 핵심 국가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혜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디지털산업정책그룹 연구원은 "향후 AI 플랫폼 경쟁력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글로벌 공급망 장악력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프로젝트 트리니티 성공 후 한국은 누구도 무시하기 힘든, '슈퍼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메모리반도체는 '톱'…피지컬 AI도 우수

 

트리니티를 구성하는 산업들 모두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이 중론이다. 메모리반도체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피지컬 AI 중 특히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와 산업용 로봇에서 강하다.

 

현대자동차그룹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만든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젠슨 황은 "로보틱스 분야에서 한국만큼 잘 준비된 나라는 없다"고 평가했다. 젠슨 황은 SK그룹과 함께 한국에 GPU(그래픽처리장치) 5만 개 이상 들어가는 AI 팩토리를 건설하기로 했다. AI 팩토리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로 일컬어진다.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처리하는 전통적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대량의 GPU를 이용해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추론을 수행해 '지능'을 생산한다.

 

엔비디아가 AI 팩토리 건설에서 SK그룹과 협력하려는 건 반도체 공급 외에도 다양한 역량을 갖추고 있어서다. SK그룹은 이미 여러 인터넷 데이터센터를 운용해봤으며, AI 서비스 유통망 역할을 하는 클라우드 분야에도 노하우가 있다. 젠슨 황은 "한국과 함께 AI 미래를 만들어나가겠다"고 했다.

 

"정부가 전력, 용수, 부지 공급하고 인허가절차 간소화해야"

 

전문가들은 프로젝트 트리니티 현실화를 위해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AI 인프라에 필수적인 전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정책금융, 행정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안 교수는 "정부가 전력 인프라를 확충하고 정책금융이 필요한 곳에 쓰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가 전력, 부지, 용수, 정책금융 등을 공급하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연구원은 "정책금융, 세제 혜택 등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AI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피지컬 AI 분야에서 기초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휴머노이드 등 완제품을 만드는 응용 기술은 뛰어나지만 소프트웨어, 센서, 정밀 제어장치 등을 만드는 기초 경쟁력은 약하다"며 "기초 경쟁력도 탄탄히 해야 피지컬 AI 분야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KPI뉴스 / 안재성·이수민·송채린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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