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창고형 약국' 확산에 동네 약국들 "문 닫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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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형 약국' 확산에 동네 약국들 "문 닫을 판"

유태영 기자   배지수 기자
기사승인 : 2026-05-27 17:39:29
메가팩토리 입점 후 매출 30% 감소 호소
"'약국 사막' 현상 발생할 것" 규제 청원도
'창고', '팩토리' 명칭 제한 법안 국회 발의

"메가팩토리가 영업을 시작하면서 매출이 엄청 많이 줄었다. 순수익이 한 달에 300~400만 원 정도 빠졌다. 솔직히 약국을 접을 생각도 하고 있다."

 

올해 2월 메가팩토리약국 서울점이 홈플러스 금천점에 입점한 이후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 씨의 말이다. A 씨는 영양제 매출 타격이 가장 크다고 했다. "창고형 약국과 가격을 똑같이 맞춰도 소비자들은 이미 '창고형 약국이 싸다'는 인식이 굳어 있어 소용이 없다"고 했다.

 

일반 약국보다 저렴하게 약을 판매하는 이른바 '창고형 약국'이 인기를 끌면서 동네 약국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27일 KPI뉴스가 찾아간 홈플러스 금천점 인근의 약사들의 목소리는 대체로 비슷했다. 다른 약사 B 씨는 "매출이 30%는 줄었다"며 "전문의약품은 국가에서 가격이 정해져 바꿀 수 없는데, 이를 모르는 소비자들은 무작정 비싸다고 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청원24'에 올라온 '창고형 약국' 규제 청원. [청원24 갈무리]

 

같은 지역 40대 약사 C 씨는 "메가팩토리에선 우리한테 들어오는 도매 가격보다 더 싸게 팔기 때문에 애초에 가격 경쟁 자체가 안 되는 구조"라며 "마진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했다.

 

조제약 영역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호소도 나왔다. A 씨는 "처음에 창고형 약국들이 생겨날 때 약사회와 조제는 안 하겠다고 합의했는데 이젠 조제약도 판매한다"며 "동네 약국 약사들이 비판하면 일반인들은 '전문직이 배부른 소리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답답하다"고 했다.

 

창고형 약국은 지난해 6월 경기 성남시에서 국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일반 약국보다 저렴하게 약을 판매하는 형태로 인기를 끌면서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국내 최초로 경기 성남시에 창고형 약국 문을 연 '메가팩토리'는 지난해 12월부터 가맹사업을 개시했다. 창고형 약국이 가맹사업을 하는 것은 메가팩토리가 처음이다. 올해 3월부터는 '메가타운'이 창고형 약국 가맹사업을 개시했다. 현재 전국에 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 27일 오후 서울 금천구 홈플러스 금천점에 입점한 '메가팩토리약국 서울점'에서 시민들이 약을 고르는 모습. [배지수 기자]

 

정치권에서도 규제 움직임이 나왔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약국 명칭에 '창고', '공장', '팩토리' 등 대량 유통을 연상시키는 단어 사용을 금지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약품을 공산품처럼 인식하게 해 오남용을 부추긴다는 이유다. 

개정안은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 소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보건복지부도 "의약품 오남용을 유발하고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약국 명칭 사용을 제한할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다만 기존 약국의 명칭·간판 변경을 위한 1년 이상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달았다. 법안이 통과되면 '메가팩토리'와 같은 이름은 더 이상 쓸 수 없다.

다만 메가팩토리 측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메가팩토리 실무 책임자는 "창고형 약국은 다양한 제품을 비교·선택할 수 있는 탐색 목적형 소비의 강점이 있고, 동네 약국은 생활 속 밀착형 케어가 강점"이라며 "두 형태는 경쟁 관계라기보다 역할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인근 약국들의 매출 감소 주장에 대해선 "아직 폐업한 약국은 없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KPI뉴스 / 유태영·배지수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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