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제값 주고 사면 손해?…'인플루언서 공구'로 사면 가격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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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값 주고 사면 손해?…'인플루언서 공구'로 사면 가격 '뚝'

하유진 기자
기사승인 : 2024-01-18 17:38:04
에스티로더 갈색병 100ml 10.9만, 면세점 최저가보다 싸
공식몰 '갈색별 세럼 75ml 세트'보다 2배가량 저렴

최근 한 인플루언서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에스티로더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멀티 리커버리 콤플렉스' 100ml를 공동구매(공구) 한다고 SNS에 게시했다.

해당 제품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명 '갈색병'이라고 불리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10년 연속 아시아 NO. 1 안티에이징 세럼이라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 에스티로더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멀티 리커버리 콤플렉스 100ml. [하유진 기자]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장품, 의류 등을 제값 주고 사는 건 손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인플루언서가 공구를 올리길 기다렸다가 재빨리 낚아채면 반값 수준에 제품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위 사례에서 공구를 통해 판매된 갈색병 100ml는 면세점 전용 제품이다. 백화점·공식사이트 등에서는 구매할 수 없다.

제품을 판매하는 인플루언서는 공구를 시작한 날 "정상가 26만 원 대비 58% 세일한 10만9000원으로 공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롯데면세점 기준 같은 용량의 제품 최저가가 16만 원가량인 것을 감안했을 때, 확연히 저렴한 가격이다.

에스티로더 공식 몰 판매가와 비교하면 더 큰 금액 차이를 보인다. 면세점 전용 100ml와 가장 유사한 용량의 공식 몰 제품은 '갈색별 세럼 75ml 세트'다. 본 제품 75ml를 구입하면 30ml를 증정한다는 총 105ml 용량의 해당 제품은 정가 22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공구가와 비교했을 때 2배가량의 금액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저렴한 금액에 소비자들이 달려들면서 해당 제품은 판매 시작 하루 만에 동났다. 이에 판매자는 추가 물량을 확보해 이날까지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갈색병은 인터넷상에서 가품도 다량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다. 이에 한 소비자는 해당 제품이 진품이 맞는지 의문을 품기도 했다.

그에 판매자는 "제품 패키지 하단의 '대문자+숫자 2개' 조합으로 돼 있는 제품 코드를 통해 제조 일자 및 유통기한 정품 조회가 가능하게 돼 있다"며 "가품일 시 100%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자가 직접 제품을 구입해 확인해 본 결과, 정품이 맞았다. 패키지 하단에 음각 표시된 코드를 '체크코스메틱' 사이트에 입력하면 수입 화장품의 제조 일자·유통기한·유효기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공구되는 제품은 에스티로더 갈색병뿐만이 아니다. 다수의 인플루언서를 통해 △폴로 니트·모자 아크네스튜디오 머플러 어그부츠 등 고가 브랜드 제품들이 정가 대비 낮은 금액대로 판매됐다. 지난해 11월 '폴로 볼캡'은 단품 기준 정가 8만8000원에서 52% 할인한 4만1900원으로 판매됐다.


에스티로더 관계자는 "백화점 혹은 '공식'이라고 명시된 사이트를 통해서만 제품을 판매하고, 인플루언서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지는 않는다"며 "정품인데 가격이 저렴하다면 해외 직구를 다량으로 해 판매하는 방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공구 방식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기자는 해당 판매 방식이 적법한지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법무법인 장한 이동성 변호사는 "인플루언서들이 해외 직구 등을 통해 공동구매 하는 것을 법적으로 문제 삼을 근거는 없다"며 "다만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허위·과장 광고를 진행할 경우 법적으로 문제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민 변호사(변호사시험 9회)는 "개별적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자세한 검토 없이 판매하면 자칫 지식재산권 침해로 형사상 또는 민사상의 책임을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소비자들은 인플루언서가 해외 직구 등을 통해 제품을 구한 것이 아니라 기업이 제공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갈색병을 구매한 소비자 A 씨는 "직구로도 저렇게 싼 가격에 제품을 구할 수 없다"며 "아마도 기업이 홍보 차원에서 인플루언서에게 제공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같은 방식으로 인플루언서에게 상품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꽤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PI뉴스 /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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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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