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예대금리차 더 벌어질 것"…가계대출 20조 줄어도 은행 여유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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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더 벌어질 것"…가계대출 20조 줄어도 은행 여유만만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5-07-02 17:08:07
대출규제 발맞추기·희소성 부각…가산금리↑, 우대금리↓
기업대출 확대도 추진…"리스크 높아 신중한 자세 유지"

6·27 부동산 대책으로 올해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당초 75조 원에서 55조 원으로 약 20조 원 줄어들 전망이다.

 

대출 자산 축소는 은행에 반가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은행들은 "별로 문제되진 않을 것"이라며 여유만만한 모습이다. 대출규제 등 덕에 금리가 오름세여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2일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5대 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53~5.59%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금리인하 전인 지난 5월 28일(연 3.53~5.16%)에 비해 하단은 같고 상단은 0.43%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38~6.10%에서 연 3.33~6.13%로 하단은 0.05%포인트 내렸으나 상단은 0.03%포인트 뛰었다.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음에도 은행 주담대 금리는 되레 역주행한 것이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끌어올린 탓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우리은행은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기존 연 3.51~4.71%에서 연 3.57~4.77%로 0.06%포인트 인상했다. 신한은행은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연 3.54~4.95%에서 연 3.62~5.03%로 0.08%포인트 높였다. 하나은행은 변동형 주담대 대환(갈아타기) 금리를 연 4.23%에서 연 4.33%로, 혼합형 주담대 대환 금리는 연 3.73%에서 연 3.83%로 각각 0.1%포인트씩 올렸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즉, 은행이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할수록 대출금리는 상승한다. 동시에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은행 이익도 늘어난다.

 

이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시작한 지난해 7월 이후 예대금리차가 크게 확대된 점만 봐도 분명하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올해 6월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1.42%포인트로 지난해 6월(0.46%포인트) 대비 0.96%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0.41%포인트에서 1.45%포인트로 1.04%포인트 급등했다. 하나은행은 0.87%포인트, 우리은행은 0.75%포인트, 0.53%포인트씩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6월 가계대출이 크게 늘면서 금융당국이 대출규제를 시작했다"며 "그 취지에 맞춰 은행들도 금리를 인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출 수요를 억제하려면 금리를 올려 차주들에게 무거운 부담을 지우는 게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6·27 부동산대책으로 대출총량규제가 강화되면서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이 당초(75조 원)보다 20조 원 가량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축소분의 대부분은 은행 몫이다.

 

하지만 대출규제 강화는 곧 금리인상을 수반하기에 은행은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예대금리차는 점점 더 벌어질 것"이라며 "대출 자산 규모가 줄어도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충분히 이익을 방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 대출규제가 없던 시절보다 은행 영업환경은 오히려 더 나아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소위 '명품'은 희소성 때문에 높은 가격이 매겨진다"며 "엄격한 대출규제로 대출의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가격이 뛰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은행의 '가산금리 폭리'보다 집값 폭등을 먼저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면서 은행은 마음껏 가산금리를 인상할 수 있게 됐다"며 "올해도 은행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은 또 기업대출을 확대해 가계대출을 축소분을 메울 방침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은행은 보통 대출 자산의 가계와 기업 비중이 절반씩이라 기업대출로 가계대출을 대체하면 연간 대출성장 목표 달성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기업대출은 연체율이 높은 게 흠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0.43%이고 주담대 연체율은 0.30%에 불과하다.

 

반면 기업대출 연체율(0.68%)가계대출보다 0.25%포인트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히 기업대출을 확대하면 가장 먼저 은행 문을 두드리는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0.83%에 달한다"며 "반드시 가계대출 축소분만큼 기업대출을 늘릴 필요는 없으므로 신중히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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