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 '호황'…인플레이션 탓 내수는 부진
"고액 성과급·부의효과로 장기적 소비 개선 기대"
한국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 증가율)이 주요국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잘 나가는 수출 덕분이다. 그에 비해 내수는 위축된 분위기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여파로 인플레이션 위협에 휩싸여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론 '반도체 호황'이 가처분소득 증가로 연결되면서 소비도 개선될 거란 기대가 나온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1.69%로, 전날까지 속보치를 발표한 22개국 중 압도적 1위였다. 그간 높은 성장세를 이어온 인도네시아(1.37%)와 중국(1.30%)도 큰 차이로 제쳤다.
수출, 특히 반도체 수출이 고성장을 이끌었다. 1분기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률 기여도는 1.1%포인트에 달했다. 1분기 수출은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5.1% 급증했다.
골드만삭스는 11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이 전례 없는 'AI 주도 초대형 흑자'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호황이 워낙 강해 국내외 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상향조정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8%로 0.7%포인트 올렸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기존 2.2%에서 3%로, 씨티그룹은 2.2%에서 2.9%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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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성장률은 주요국 중 1위인데, 인플레 위협 속에 내수는 신통치 않다. [챗GPT 생성] |
반면 내수는 신통치 않다.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뛰는 등 인플레이션 위협이 커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탓이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한은 집계)로 전월보다 7.8포인트 급락했다. CCSI가 100을 밑돈 건 지난해 4월(93.8)이후 1년 만이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 반대는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국가데이터처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4월 넷째 주(18~24일) 신용카드이용금액은 4주 전보다 4.5% 줄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5월 중소기업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77.6으로 전월 대비 3.2포인트 떨어졌다.
SBHI는 업체의 현재 상황에 대한 판단과 미래 전망을 수치화한 경기 예측 지표다. 100 미만이면 악화, 100 초과면 호전을 뜻한다. 올해 SBHI는 3월까지 상승하다가 4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은 이날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부문이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실물경제 부문은 장기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가 높으니 소비자들이 지갑을 쉬이 열지 않는다"며 "가격이 조금이라도 더 싼 상품을 찾다보니 해외직구 비중이 높아진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 희망을 걸 만한 부분은 있다. 반도체 등 실적이 좋은 기업들이 내년부터 임직원들에게 막대한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반도체, 조선 등에서 임직원들에게 고액 성과급을 지급하면 가처분소득이 늘어나 소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대표는 "반도체기업은 2028년까지 큰 이익을 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가처분소득 증가에 따른 내수 진작을 기대해볼 만 하다"고 했다.
그는 또 "정부의 확장재정과 증권시장 호조로 인한 부의 효과도 내수 살리기에 도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산 가격 상승이 소비 진작으로 연결되는 걸 '부의 효과'(wealth effect)라고 한다.
KPI뉴스 / 안재성·송채린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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