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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궁(神弓) 김우진의 담대한 도전

박상준
기사승인 : 2024-07-30 17:00:48

사물의 시초 또는 최초의 선례를 뜻하는 단어 '효시(嚆矢)'는 '소리를 내는 화살'을 말한다. 핵심적인 말을 의미하는 정곡(正鵠)은 과녁의 한가운데를 뜻한다. 역시 화살에서 비롯된 단어다. 

 

▲대한민국 남자양궁의 맏형인 김우진.[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캡처]

 

활과 화살은 기원전에 발명된 무기다. 10년 전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세상을 바꾼 101가지 발명품'에서 활과 화살을 11위로 꼽았다. 무기로는 순위가 가장 높았다.

 

활은 에너지를 저장한 최초의 기구였다. 사수의 근육에서 나온 에너지가 활을 당기는 과정에서 점차 활로 전달되고, 활시위를 놓는 순간 화살에는 창을 던지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속도가 가해졌다. 기원전 1500년경에 보다 짧고 가벼운 활이 개발되었는데, 이것이 합성 활이다.

 

짧고 곡선 모양인 이 활은 장력이나 압력에 의해 각각 다르게 반응하는 재료를 겹겹이 합성해
만들어졌다. 그것은 말을 탄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정확한 무기였다.(마거릿 프리커의 활과 화살) 

 

활은 지중해형, 몽골형, 해양형 등으로 구분되는데 국궁은 몽골형에서 유래된 것이고 양궁은 지중해에서 발전된 것이다. 수천 년 동안 살상(殺傷)무기였던 국궁과 양궁은 이젠 스포츠가 됐다.

 

양궁과 국궁의 차이는 양궁이 조준기를 사용하며, 최대 사거리를 90m로 잡고, 화살이 과녁판에 맞는 위치에 점수가 다르게 배정되는데 반해 국궁은 어떤 조준장치도 부착할 수 없고, 145m 고정 사거리를 이용하며, 과녁판의 어디를 맞추어도 명중으로 간주한다.

 

양궁이 유럽에서 미국을 거쳐 올림픽 종목이 된 것은 1900년이지만 1920년 이후 약 50년 동안 사라졌다가 1972년 뮌헨 올림픽 때 채택돼 오늘에 이르렀다. 양궁은 1950년대 말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이후 1970년대 후반부터 국제대회  부동의 '메달박스'가 됐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가장 많이 딴 선수는 김수녕이다. 청주여고 재학시절인 1988년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금메달 4개와 최다메달 타이틀을 보유하고고 있다. 그래서 별명이 신궁(神弓)이다. 

 

김수녕의 기록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역시 충북(옥천)출신으로 한국 양궁의 간판스타인 김우진(32. 청주시청)이다. 그는 10대 때부터 '양궁 천재' 소리를 들었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1 세계선수권대회 연속 2관왕을 차지한 떡잎부터 다른 될성부른 나무였다,

 

하지만 그가 10년이상 세계양궁을 호령할 수 있었던 것은 일찍 좌절과 방황을 겪었기 때문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대표는 따놓은 당상(堂上)이었다. 하지만 최종 선발전에서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지독한 슬럼프에 빠져 4위로 탈락했다.

 

충격을 딛고 4년간 절치부심했다. 퉁퉁 부은 손으로 매일 600~700발을 쏘면서 2016년 브라질 리우행을 기다렸다.이후 리우, 2020 도쿄, 2024 파리까지 올림픽 단체전 3연패의 유일한 주역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국가대표가 곧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양궁에서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것만큼 힘들다. 김우진은 치열하고 험난한 과정을 뚫고 3회 연속 올림픽 대표가 됐다. 자기관리의 끝판왕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김우진은 파리에서 또다른 도전에 나선다. 개인전과 혼성전 출전권을 따내 사상 첫 올림픽 남자양궁 3관왕을 노린다. 그의 '꿈'이 이뤄진다면 고향 대선배 김수녕으로 부터 '신궁'소리를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KPI뉴스 / 박상준 충청본부장 p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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