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대출규제에 속으로 웃는 은행들…예대금리차 '쑤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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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에 속으로 웃는 은행들…예대금리차 '쑤욱'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5-02-05 17:05:52
은행 예대금리차, 규제 전보다 2배 이상 올라
"엄격한 대출규제로 은행 고수익 실현"

지난해 7월 시작된 금융당국의 대출규제가 벌써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은행들은 겉으로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속으론 웃고 있는 분위기다.

 

대출규제에 맞춰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니 예대금리차가 치솟아서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은행 수익도 늘어난다.

 

5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해 12월 기준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0.98~1.33%포인트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대출규제 스위치를 누르기 전인 지난해 6월(0.41~0.68%포인트)보다 2배 이상 급등했다.

 

정책서민금융은 서민 대상이라 일반적인 가계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편이다. 정책서민금융을 열심히 하는 은행일수록 가계예대금리차가 커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오해를 살 수 있기에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가 보다 정확한 지표로 여겨진다.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12월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1.25%포인트로 작년 6월(0.46%포인트) 대비 0.79%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0.41%포인트에서 0.98%포인트로 0.57%포인트, 하나은행은 0.52%포인트에서 1.12%포인트로 0.60%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은 0.50%포인트에서 1.16%포인트로 0.66%포인트, NH농협은행은 0.68%포인트에서 1.33%포인트로 0.65%포인트 상승했다.

 

5대 은행 가운데 지난해 12월 기준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가 제일 큰 곳은 농협은행(1.33%포인트)이었다. 국민은행은 1.25%포인트, 우리은행은 1.16%포인트, 하나은행은 1.12%포인트, 신한은행은 0.98%포인트를 기록했다.

 

가계예대금리차가 치솟은 건 금융당국의 대출규제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한 탓이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할수록 은행 대출금리는 상승하고 예대금리차는 벌어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수요를 줄이려면 금리를 올려 차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며 "금융당국 의향에 맞춰 다들 금리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대출규제는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이날 기준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고정형이 연 3.37~5.87%, 변동형은 연 4.24~6.34%다. 대출규제가 시행되기 전인 지난해 6월 말(고정형 연 2.95~5.59%·변동형 연 3.74~6.73%)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그 사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했음에도 대출금리는 오히려 크게 높아진 것이다. 금융당국이 여전히 엄격한 가계대출 관리를 강조하기에 은행들이 가산금리 인하와 우대금리 확대를 망설여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엄격한 대출규제로 가계는 괴로워하고 은행들만 역대급 수익을 내고 있다"며 "가계대출 관리도 중요하지만 이런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내수 침체가 심각해 정치권에선 추가경정예산 이야기가 나오고 한은은 이달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속적인 대출규제 탓에 그 효과도 의문시된다.

 

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는 "대출규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은 금리인하는 전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또 높은 이자부담에 소비가 위축되니 추경 역시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경기를 살리려면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대출규제부터 중단하고 은행에 가산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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