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데스크시각] 고금리 불만이면 은행보다 정치권 압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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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고금리 불만이면 은행보다 정치권 압박하라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5-08-20 17:49:03
가계대출 죄려는 금융당국이 인상 요구…은행에 결정권 없어
금융당국은 정부·여당 눈치보고 정치권은 표와 지지율에 민감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 등 5대 은행의 2분기 전체 민원 건수는 전기 대비 7.1% 줄었다. 그러나 여신 관련 민원은 4.2% 늘어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0일 "요새 '대출금리가 너무 높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영향이 느껴지지 않는다' 등 불만을 표하는 차주들이 많다"고 전했다.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분명 차주들이 화를 낼 만한 상황이기는 하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29~5.79%였다. 지난해 6월 말 대비 하단은 0.34%포인트, 상단은 0.20%포인트씩 뛰었다. 한은이 작년 10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00%포인트나 내렸는데,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되레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하단 0.37%포인트, 상단 0.80%포인트 떨어졌으나 한은 금리인하폭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은행의 가산금리 폭리를 막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취임 후인 지난 6월 말 고정형,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각각 상·하단 모두 0.08%포인트, 0.05%포인트씩 올랐다.

 

한은 조치에도 대출금리가 고공비행하는 건 은행이 대출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는 축소했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즉, 은행이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면 한은 금리인하로 인한 준거금리 하락분이 상쇄된다. 그 정도에 따라 대출금리는 거꾸로 더 뛸 수도 있다.

 

고금리에 분노한 차주들이 "은행이 폭리를 취한다"며 민원을 제기하지만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금리 인상의 '주범'이 따로 있다는 게 금융권 주장이다. "은행에 금리 결정권이 있느냐"는 질문에 관계자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입을 모은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금리는 은행이 아니라 금융당국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특히 가산금리, 우대금리 등은 철저하게 금융당국 의사에 따라 움직인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12월 신한은행이 금융당국 허락 없이 가산금리를 0.05%포인트 올리자 금융당국은 격분했다.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감원장은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며 "부당한 가산금리 부과"라고 질타했다.

 

금융당국 서슬에 질린 신한은행은 불과 3주 만인 2018년 1월 가산금리 인상을 취소했다. 금융당국은 그 해 2월 주요 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해 가산금리를 올릴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억제를 원하고 은행들은 눈치를 보며 금리를 끌어올린 셈이다.

 

그렇다고 금융당국에 민원을 제기한다 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금리는 시장이 결정한다"며 당국이 모르쇠로 나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답답한 상황이나 방법은 있다. 금융당국은 일반 시민은 만만하게 보지만 인사권을 쥔 대통령과 정치권, 특히 여당은 두려워한다. 그리고 정치권은 표와 지지율에 매우 민감하다.

 

금리 인하를 바란다면 정치권을 직접 압박하는 게 생산적, 효과적이다. 대출금리가 높아 민생고가 심각하다는 내용의 팩스와 글을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에 보내거나 소셜네트워크(SNS) 등에 올려 부담을 줘야한다. 통령이나 정당 지지도를 묻는 여론조사 전화를 성실히 받는 것도 필요하다.

 

만약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꽤 떨어졌는데 주 원인이 '고금리'로 조사되면 여권은 긴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 때 비로소 은행 대출금리 인하를 기대해볼 수 있다.

 

▲ 안재성 경제 에디터.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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