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64억 달러 美 반도체 보조금 받은 삼성전자…축제 이면에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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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억 달러 美 반도체 보조금 받은 삼성전자…축제 이면에 그늘

김윤경
기사승인 : 2024-04-16 18:14:44
미 첨단 반도체 생태계 편입…빅테크와 거리 단축
인력 양성·2만여 일자리 창출에 아메리카 '환호'
천문학적 투자비는 과제…고비용 구조도 문제
인력 확보 '비상'…취업 비자 해결이 선결과제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64억 달러(약 8조9000억 원)의 반도체 보조금을 받는다. 보조금에 상응하는 대가로 삼성전자는 미국내 투자도 450억 달러(약 62조3000억 원)로 늘린다.
 

1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투자 계획이 발표된 후 아메리카는 환호했다.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와 2만여 개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현지 언론의 반응도 뜨겁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보조금 수혜는 긍정적 측면과 더불어 우려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무리한 투자 예고와 고비용 생산구조, 인력 확보 등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이 15일(현지시간)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진행된 기념식에서 미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지원과 의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엑스(X) 삼성 오스틴 반도체 계정]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 상무부와 삼성전자가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라 최대 64억 달러를 보조금으로 제공하는 예비 양해각서(PMT)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보조금 규모는 앞서 발표된 인텔(85억 달러)과 TSMC(66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다.

삼성전자는 450억 달러를 투자해 텍사스에 대규모 반도체 제조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반도체 생산부터 패키징 공정까지 전 과정을 미국에서 진행한다.

텍사스주 테일러시에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공장 두 곳과 연구개발(R&D) 전용 팹(fab, 반도체 생산 공장), 패키징(후공정) 시설 등을 건설하고 오스틴 공장은 확장한다.

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에도 공들인다. 삼성전자의 투자금 중 4000만 달러가 '워크포스 펀딩(인력 육성 기금)'에 쓰인다. 일자리는 건설 1만7000개, 제조업 4500개 창출이 예상되고 있다.

▲ 미 텍사스 오스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엑스(X) 삼성 오스틴 반도체 계정]

 

삼성전자의 발표에 아메리카는 환호했다. 지나 러몬도(Gina Raimondo) 미 상무부 장관은 "(삼성의) 투자가 미국에서 강력한 생태계를 보호하는 민간 투자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세계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텍사스 트리뷴을 비롯, 지역 언론들 역시 삼성이 추진할 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 계획을 앞다퉈 보도하며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도 글로벌 빅테크가 밀집한 미국내 반도체 생산에 주목한다. 미국내 반도체 생태계 편입은 빅테크들과의 마케팅과 영업, 공급에 필요한 거리를 단축시킨다.

삼성전자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이날 오스틴에서 진행된 기념식에서 "우리는 단순히 생산시설만 확장하지 않고 현지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고 미국을 글로벌 반도체 생산의 종착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삼성 반도체가 '미국에서 만들어진다'는 내용을 표기한 기념품. [엑스(X) 삼성 오스틴 반도체 계정]

 

축제 이면에 그늘도 짙다. 천문학적 투자 규모부터 문제다.

2023년 기준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이 259조 원인 점에 비춰 62조 이상인 투자 금액은 연간 매출의 4분의 1에 육박한다. 지난해 연간 시설 투자액인 53조1000억 원도 뛰어넘는다.

투자금을 10년동안 분산 투입해도 자금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반도체로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은 미국 투자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도 360조 원을 투자하는 삼성전자가 그 많은 돈을 어디에서 조달할 지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고비용 생산 구조는 일찍이 예고됐던 문제. 미국내 인건비가 지속 상승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미국내 생산 기지를 둔 한국 기업들이 인건비 상승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력 확보 '비상'…취업 비자 해결이 선결과제

 

고급 인력 확보는 더 큰 어려움으로 지목된다. 연구개발 팹을 미국에 두면 글로벌 명문 대학과 연구소 출신 인재 확보는 수월해지지만 숫자가 턱없이 모자란 게 문제다. 인력양성을 병행해도 고급 인력이 부족하다.

미 정부와 반도체 전문가들도 인력 부족을 지적해 왔다. 지나 러몬도 장관 역시 지난해 한 행사에서 "반도체 기술자가 매년 10만 명씩 부족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한국의 고급 인력을 미국으로 유입하려 하면 비자가 발목을 잡는다. 신청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취업비자(H-1B) 쿼터 때문이다. 연간 쿼터가 8만5000개로 제한돼 한국인은 5% 정도만 당첨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 미국내 취업 비자 거절율 추이 [비자 그레이더]

 

타개책으로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비자'인 E4 비자 신설이 추진 중이지만 법안은 지난 2013년 이후 미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법안은 한국인에게 매년 취업비자 1만 5000개를 내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도 변수다. 미 비자 그레이더(VISA Grader)가 미 이민국 통계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취업비자 거절률은 트럼프 행정부 당시인 2018년 22.24%에 달한다. 현재 2%대인 바이든 행정부의 수치를 크게 웃돈다.


만약 트럼프 2기가 현실화하면 우리 기업들의 대미투자는 비자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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