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슴슴한 맛에 건강을 담다…5년 독일유학 후 여의도에 빵집 차린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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슴슴한 맛에 건강을 담다…5년 독일유학 후 여의도에 빵집 차린 청년

손지혜
기사승인 : 2019-08-11 10:27:02
"독일 빵은 유럽 내 최고의 건강빵…건강과 맛의 원천은 발효"

서울 여의도에 조금 색다른 빵집이 있다. 이 집의 빵 맛은 평양냉면처럼 슴슴하다. 그래서 처음 먹을 땐 밋밋한데, 먹다 보면 그 담백한 맛에 빠지게 된다.


이 간결한 빵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이런 빵을 만들기까지 빵집 주인 김형준(39) 대표는 5년이나 독일 유학을 해야 했다. 독일 아우스빌둥과 슈투트가르트 마이스터 학교에서 제빵 기술을 배우고 익혔다고 한다. 이름이 독일빵집은 아니지만 여기야말로 진짜 독일빵집인 셈이다.

대체 독일 빵이 뭐길래, 김 대표는 그 긴 시간 동안 고집스럽게 독일 빵 만들기에 매달린 것일까. 'Brot Art'라는, 그의 빵집을 찾아 물었다.


▲ 독일 아우스빌둥과 슈투트가르트 마이스터 학교에서 5년동안 제빵 기술을 익힌 김형준 대표. 김 대표는 '건강함'을 독일빵의 특색이자 장점으로 꼽았다. [권라영 기자]


-왜 독일빵인가.


"독일빵은 유럽 내에서도 최고의 건강빵으로 쳐준다. 우리는 빵을 간식으로 먹지만 독일에서는 식사로 빵을 먹는다. 끼니로 먹을 정도로 '건강한 빵'이라는 슬로건이 흥미로웠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와보니 무수히 많은 베이커리들 중에 현지에서 먹었던 호밀빵이라고 할 수 있는 제품을 파는 곳이 없었다. 대부분 밀가루로 만든 달고 소프트한 간식용 빵 뿐이었다. 그래서 독일식 베이커리를 열었다."

-유럽 전체가 빵 문화권인데, 그 중 독일 빵은 특별한가.


"발효가 독일 빵의 가장 큰 특색이자 장점이다. 독일 빵이 건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발효 과정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빵은 어떤 과정을 거치느냐에 따라 건강함과 맛이 달라진다. 호밀빵 특유의 단맛도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또, 발효를 시키면 빵이 더 잘 소화될 수 있다. 김치처럼 유산균이 나오기 때문이다. 호밀과 딩켈(밀의 종류)을 천연발효시켜 만든 독일빵을 유럽에서 최고로 쳐주는 이유다"

김 대표는 독일 빵 특유의 맛을 내기 위해 처음엔 독일에서 발효를 위한 박테리아 종을 가져왔는데, 요즘에는 효모를 직접 키운다고 한다.


▲ 여의도 독일식 빵집 'Brot Art'의 브레첼과 호밀빵.  [김혜란 기자]


-5년이나 유학할 만큼 배울 게 그렇게 많은가


"독일 빵은 지역마다 다르다. 때문에 굉장히 다양하다. 독일 정부 빵연구소(Institute for Bread)에 따르면 현재 공식적으로 인정된 빵 종류만 3200여 가지다. 독일이 19세기까지 여러 나라로 분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독일은 당시 수백개의 작은 영지나 왕국의 집단이었고 각각 고유한 빵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또 날씨나 기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재료가 다르다보니 이런 영향을 받아 빵도 지역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슈투트가르트(독일 남부)과 드레스덴(독일 동부)은 같은 독일이지만 빵의 종류나 제조 방법이 꽤 다르다. 슈투트가르트는 독일 빵에서 제일 유명한 제품중 하나인 브레첼(Brezel), 호밀빵(Roggenbrot)이 유명하다. 드레스덴은 독일 크리스마스 전통 케이크인 슈톨렌(Stollen)의 본 고장이다."

김 대표는 지역별로 각색인 독일 빵들을 알기 위해 여러 베커라이(Bäckerei 빵집)를 돌며 제빵 기술을 배웠다고 한다. 먼저 독일 제빵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아우스빌둥과 슈투트가르트 마이스터 학교를 나왔다. 이어 슈투트가르트의 3개 베이커리, 드레스덴의 5개의 베이커리에서 직접 빵을 만들며 각 베이커리 고유의 제빵 기술을 익혔다. 각 지역의 유명한 빵들을 배우고 만드는데 5년이 걸린 것이다.

-'Brot Art'라는 빵집 이름은 무슨 뜻인가.


"브로트는 독일어로 빵이라는 뜻이고 아트는 독일어로 종(kind)라는 의미다. 여러 종류의 독일 빵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자 했다. 종종 손님들이 빵으로 예술을 하는거냐고 묻는다."

김 대표는 빵집을 운영하면서 맛에 대한 평가를 주기적으로 받는다고 한다. "베이킹은 맛이 계속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독일 빵 맛을 제대로 유지하려면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독일의 지인들과 독일인 손님들에게서 맛에 대한 주기적 피드백을 받는다"고 귀띔했다.

"그들의 평가가 어떠냐"고 묻자 김 대표는 "'베를린에서 왔는데 베를린보다 맛있다' 거나 '뮌헨에서 왔는데 뮌헨의 브레첼과 똑같다' 는 얘기를 들을 때 감사하고 뿌듯하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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