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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연설, '조국 사태' 이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남궁소정
기사승인 : 2019-11-01 15:17:19
'바보야, 문제는 공정이야!' 여야3당 모두 '공정' 외쳐
해법은 3당 3색…이인영 "검찰·선거제·국회·입시 개혁"
나경원 "조국 적폐 방지법 추진"…오신환 "기회 사다리 놔야"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30일 마무리됐다. 28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29일에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30일에는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연설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 이전 7월 대표연설에서 이들은 한목소리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를 외친 바 있다. 조국이 지나간 자리, 그들은 현재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들이 연설에서 사용한 단어를 분석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0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가장 먼저 연설자로 나선 것은 28일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다. 이 원내대표는 7월과 마찬가지로 '국회' '우리' '정부' 등 말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단어를 제외하곤 '경제'(40회)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7월에는 경제성장을 위한 방법론을 설명하는데 주력했다면, 이번에는 한국당을 향해 공개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한국당은 긴급한 경제 현안을 상임위원회에 묶어두고 지난 국정감사 기간 내내 오직 조국만 외쳤다"며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은 '야당리스크'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의 혈맥을 뚫을 예산과 법안을 적시에 공급해야 한다"며 확장적 재정정책 집행과 한국당의 민생입법 협조를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다음으로 '공정'(21회)을 강조했다. 7월 연설에서 '공정'은 딱 1번밖에 언급되지 않았던 키워드다. 그는 "'공정'과 '공존'을 열망하는 국민 요구를 받들어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우리 사회에 어떤 특권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 사회'를 위해 △검찰 △선거제 △국회 △입시·취업을 다룬 '4대 개혁'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조국 사태'가 입시제도의 '공정성' 논란에서 불거진 만큼, 사회 전반의 특권 철폐를 위한 개혁으로 '공정성'을 회복하겠다는 주장이다.

그는 특히 검찰개혁을 최우선 순위로 강조했다. 그는 "지난 5년간 검사 기소율은 0.1%, 국민 기소율은 40%"라며 "이 통계를 보고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검찰특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겠다"고 한탄했다.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29일에는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연단에 올랐다. 나 원내대표는 7월에는 '경제'와 '자유'를 함께 언급하며 "일할 자유·기업의 자유·시장의 자유, 이제 경제의 자유를 허락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권'(37회), 대통령(33회), 문재인 (21회) 순으로 언급하며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2년 반을 '완전한 실패의 국정 운영' '잃어버린 시간' '상실과 박탈의 시간'으로 규정했다. 특히 조국 전 장관 임명 강행을 거론하며 "취임하자마자 적폐몰이에 나선 이 정권이 알고 보니 더 추악한 불의의 기득권 집단이었다"라고 꼬집어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동안 야당 대표연설에선 잘 등장하지 않는 '공정'을 13회나 언급했다. 나 원내대표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겠다"라며 "공정의 사다리를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시확대 추진법을 포함해 입시공정성 확보법, 사법방해죄 신설, 인사청문회 강화법 등을 통해 헝클어진 공정의 질서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또 제2의 조국 사태도 막아야 한다며, 조국 적폐 방지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30일 연설에서 '검찰'이라는 단어를 58회 사용했다. 이인영 원내대표가 20회, 나경원 원내대표가 16회 언급한 것에 비춰볼 때 현저히 높은 수치다. 오 원내대표는 "검찰 개혁의 요체는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로, 이 문제를 해결하면 민주당이 추진하는 공수처 법안은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검찰개혁의 핵심의제로 규정하고, 이 두 가지 의제를 아우르는 게 바로 수사·기소권 분리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 원내대표는 또 '공정'이라는 단어를 10회 언급했는데 문 대통령이 취임 시에 약속한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잘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맥락에서 주요 사용했다.

그는 "조국 사태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앞에 했던, 바로 이 약속을 정면으로 뒤집은 사건"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기회의 평등을 비웃고,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짓밟은 사람을 끝끝내 법무부장관에 앉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육 공정성과 관련 "사회 곳곳에 기회의 사다리를 놓자"며 의학전문대학원·법학전문대학원의 전수 조사를 통한 입시 부정 사례 점검 및 사법시험 부활과 변호사 예비시험 제도 도입 등을 제안했다.

 

▲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의 '워드 클라우드'.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연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연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연설. [그래픽=김상선]


연설문 분석에 사용한 '워드 클라우드'는 글에서 여러 번 반복된 키워드를 추출해 빈도수에 따라 크기를 다르게 보여주는 기법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 분석 전문 웹사이트 '젤리랩'(lab.newsjel.ly)을 통해 단어(형태소)별로 분류해 자주 언급된 단어를 추출해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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