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UPI 시선] 전두환의 끝이 없는 뻔뻔함, 국민을 능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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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I 시선] 전두환의 끝이 없는 뻔뻔함, 국민을 능욕하나

이원영
기사승인 : 2019-12-13 16:12:33
▲ 수의를 입은 채 포승줄에 묶인 전두환 동상(왼쪽)과 12·12 쿠데타 40주년 '호화 만찬'을 즐기는 전 씨의 모습이 사뭇 대조된다. [정병혁 기자·정의당 제공]


대한민국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은 40년 전 12월 12일. 전두환 일당의 신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날이다. 신군부들은 축배를 나눴고 앞으로 다가올 '황금시대'를 상상하며 뛰는 심장을 억누르지 못했을 것이다.

이달 12일은 그들이 정권을 찬탈한 지 40주년이 되던 날이었다.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수의를 입고 포승줄에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있는 전두환의 모습이 동상으로 제작돼 전시됐다. 5.18 관련단체들이 전두환의 사죄와 구속을 촉구하며 벌인 퍼포먼스였다.

사람들은 운동화 신은 발을 동상의 얼굴에 들이밀며 최고의 분노를 표시했다. 역사적 죄업을 지은 자가 아직까지 뻔뻔하게 고개를 딱 쳐들고 거침없이 활보하고 있는 현실을 좌시할 수 없다는 응징의 민심이 분출된 현장이었다.

비슷한 시간에 전두환과 신군부 출신 일행들이 강남 고급 음식점에서 12.12 쿠데타 40주년 기념 오찬을 즐기고 있었다는 사실을 5.18단체에서 알았다면 아마 동상이 박살났을 지도 모르겠다.

거꾸로 전두환이 그 '즐거운' 오찬 자리에서 자신의 흉측한 동상이 광화문 광장에 전시됐다는 말을 들었다면 밥이나 제대로 먹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아마 개의치 않고 잘 먹었을 멘탈이긴 하지만.)

전두환이라는 이름 석자를 들으면 사람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많은 사람들이 '후안무치' '뻔뻔함' '죄의식은 깃털만큼도 없는 몰염치의 전형'을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전두환은 87년 6월항쟁으로 권력에서 물러난 뒤 지금까지 언제든 튀어나오는 뉴스인물이었다. 그의 말투는 언제나 떳떳했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나를 해볼 테면 해봐라'는 표정과 몸짓에서 국민들은 진절머리를 쳐야 했다.

아무리 그를 향한 증오심이 들끓어도 오불관언 하는 자세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다. 그의 오만방자한 태도는 퇴임 후 지금까지 한 번도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내란죄로 재판을 받을 때도 자신을 구속한 김영삼 정부를 향해 "역사바로세우기를 한다고 하는데 대통령 자신의 역사부터 바로세우라"고 내뱉는가 하면 2008년 4월엔 총선 투표장에 나온 자신의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요즘 젊은 사람들이 나를 안 좋아하나 봐. 나한테 당해보지도 않았으면서"라는 멘트를 날렸다. 마음만 먹으면 남에게 고통을 주는 것쯤이야 일도 아니란 듯한 '섬뜩한' 말이다.

수천억 원의 추징금을 낼 돈이 없다며 "내 통장엔 29만 원밖에 없어"라는 말은 이미 국민적인 유행어가 되어 버렸다. 5.18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자신을 향해 시선이 쏠리자 불쑥 "왜 나만 갖고 그래"라고 내뱉어 한동안 회자됐다. 2010년 8월엔 당시 인사 차 찾은 정부 측 인사가 "건강해 보이신다"고 덕담을 하자 "맨날 놀고 먹어서 건강해"라고 응수한 것도 언론에 크게 보도된 바 있다. 참회의 나날을 보내도 시원찮을 자가 '놀고 먹는다'고 자랑처럼 말을 하니 5.18영령의 진노가 들릴 법도 하다.

광주항쟁 헬기사격을 증언했던 조비오 신부를 비하해 명예훼손 혐의로 법정에 출두하는 자리에서는 질문을 던지는 기자들에게 "왜 이래"하면서 불쾌하다는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빙산의 일각이겠지만 이처럼 전두환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겸손함이나 속죄의 마음을 털끝만큼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의 '웃픈' 말들은 누구에게는 코미디쯤으로 여겨지겠지만 5.18 피해 당사자들에게는 속을 뒤집어 놓는 망언에 다름아니다.

29만 원밖에 없다면서도 지난달에는 씩씩하게 골프를 치는 모습이, 이번에는 샥스핀을 곁들인 1인당 20만 원짜리 음식을 쿠데타 동지들과 즐기는 모습이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의 '용감한' 취재 덕분에 알려졌다.

무고한 시민학살과 내란죄로 사형까지 언도받았다던 인물이었음에도 양심의 가책이라곤 조금도 보이지 않고 활보하는 그의 행태에 국민들은 인내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 어쩌면 그는 "내가 부러지면 부러졌지 고개를 숙이는 일은 없다"는 이상한 군인정신으로 무장해 국민들을 능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나라에 법과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그가 다시는 국민의 여론을 업신여기는 행태를 벌이지 못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하고 시민을 학살한 장본인들이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언제까지 더 인내하며 지켜만 보아야 하나. 전두환은 더 이상 국민들이 피로하지 않도록 자숙해야 마땅하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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