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현장에서] 도심 곳곳 애물단지로 변해가는 '의류수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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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도심 곳곳 애물단지로 변해가는 '의류수거함'

김형환
기사승인 : 2020-01-21 10:57:04
쓰레기 혼합투입, 관리부실 등 반복
지자체, 수거함 총량제 실시 등 개선
수익 악화에 어플 등장으로 더 외면

1998년 외환위기로 시작된 거리 의류수거함이 불우이웃돕기 등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의식 부족과 관리 부실 등으로 거리의 흉물로 변해가고 있다.

더욱이 수거 대행업체들이 수익률 악화 등으로 수거함 관리와 의류 수거에 소극적이어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성북구 종암동의 의류수거함. 주변이 쓰레기로 가득하다. [양동훈 인턴기자]


의류수거함이 애물단지로 변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자원재활용과 불우이웃돕기를 명분으로 거리에 등장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

돈이 된다는 말에 수거업체가 너무 많이 뛰어들면서 필요 이상으로 많이 설치된 탓이다. 관리체계는 엉망이 되었고 주변은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질됐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2016년 '의류수거함 설치 및 운영관리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이 방안에는 ▷모든 의류수거함 도로점용허가 받기 ▷불법 의류수거함 철거 ▷의류수거함 운영업체 선정 시 공개경쟁제도 도입 등의 내용을 담았다.

서울 종로구 등 대다수 지자체는 개선 방안을 받아들였다. 모든 의류수거함에 대해 도로점용허가를 실시했고 의류수거함 총량제를 실시했다. 의류수거함 총량제를 실시하는 종로구 환경행정과 관계자는 "현재 종로구의 의류수거함은 350개"라고 밝혔다. 

성북구 등 다른 곳도 불법 의류수거함을 철거하고 디자인을 통일한 의류수거함을 비치했다. 관리업체와 전화번호도 명시해 책임 관리를 유도했다.

의류수거함 관리 단체 선정은 공개경쟁제도를 도입해 장애인 업체, 보훈업체 등에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내부 심의위원회를 꾸려 선정 중"이라며 "장애인복지일자리협회 종로구지구 등 4개 업체와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수익금 감사 관련 질문에는 "협약상 강제조항이 없다"며 "불우이웃 돕기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헌옷수거함 관리 단체 관계자는 수익금 관련해 "우리는 협동조합이라 법에 근거해 투명하게 사용한다"며 "일부는 운영비로 사용하고 일부는 기부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작년 종로구와 협약을 맺은 업체들은 장학재단 등에 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류수거함의 미래는 어두워 보인다. 헌옷수거함 관리 단체들은 해당 사업에 점점 손을 떼는 추세다. 수익성이 점점 떨어지는 데다 관리 부실로 시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기 때문이다.

단체 관계자는 "헌옷값이 너무 떨어져 가끔 적자가 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거함에 속이나 옆에 각종 쓰레기, 담배꽁초 등을 넣거나 버리는 경우도 흔해 주민센터를 통해 항의를 받기도 한다"며 "다음 공개 경쟁에 참여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헌옷수거함 관리 단체 관계자는 의류수거함에서 나온 의류들은 헌옷 중개상에게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업체에 흘러간 헌 옷들은 A, B, C급으로 분류된다. A급은 국내 구제시장으로 들어가며 B급은 극빈국 등 해외로 가며 C급은 고물상으로 넘어가게 된다.

헌옷상을 운영 중인 이 모(54) 씨는 "과거에는 헌옷이 꽤 돈이 되었다. kg당 800~1000원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요즘은 kg당 300원 정도인 데다 경쟁업체도 많아 돈벌이가 안 된다"고 밝혔다.

▲ 헌옷삼촌, 수거킹 어플리케이션 첫 화면. [헌옷삼촌, 수거킹 어플리케이션 캡처]


의류수거함이 제 역할을 못하는 데는 관련 어플 등 다른 헌옷 수거 대안들이 속속 등장한 것도 원인이다. 포털사이트에 헌옷 수거만 검색하더라도 많은 관련 업체들이 등장한다.

'헌옷삼촌', '수거킹' 등 헌옷을 간편히 방문 수거하는 어플리케이션도 등장했다. 해당 업체는 전화도 없이 어플리케이션으로 간단 예약할 수 있다. 이래저래 길가의 의류수거함들은 점점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KPI뉴스 / 김형환 인턴 기자 hwan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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