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코로나19, 기준금리 끌어내릴까…해외IB "인하" vs 국내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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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준금리 끌어내릴까…해외IB "인하" vs 국내 "동결"

강혜영
기사승인 : 2020-02-13 16:20:27
글로벌 IB들, 27일 금통위서 연 1.25%→1.0%로 인하 전망
국내 채권전문가 5명 중 4명 "일단 동결, 사태 추이 지켜볼 것"
일각에선 사스·메르스 사례처럼 선제 대응차원에서 인하 예상

코로나19가 금리를 끌어내릴까. 코로나19는 오는 27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적잖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위축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사태도 한은 기준금리 인하의 이유로 작용한 바 있다.

시장엔 이미 기대감이 형성됐다. 금리 인하 기대로 안전자산인 국고채로 투자가 몰리면서 채권 금리는 하락세다.

실제 그렇게 될지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통화정책의 여력이 크지 않고, 금리인하의 경기부양 효과도 장담하기 어렵다. 부동산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채권 전문가들은 한은이 금리를 인하를 단행하기보다는 코로나19 충격이 경제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조금 더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한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정병혁 기자]


해외 IB들, 0.25%p 인하 예상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은행이 27일 기준금리를 현행 연 1.25%에서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코로나19 사태가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8%포인트에서 최대 1.7%포인트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한은 금통위가 이달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3%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산업 생산 중단으로 한국의 수출과 생산이 동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하고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은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시장의 지표금리 역할을 하는 국채 3년 금리는 지난 12일 기준으로 1.297%를 기록, 1월 2일(1.327%)과 비교해 0.130%포인트 내렸다. 같은 기간 1년물과 10년물 금리도 각각 0.077%포인트, 0.025%포인트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안전자산인 국고채에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채권전문가들 "2월 동결 예상"

하지만 국내 채권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월 금리 인하는 "아직 이르다"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지표로 반영되는 것을 지켜본 뒤에 한은이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보수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가계 소비나 실물 지표상의 둔화 요인이 나타날 경우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재까지는 2월 금통위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동산 가격 상승과 금융 안정성 문제가 금리 인하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시장에서는 3년물 국고채와 기준금리의 격차가 3bp 내외로 좁혀지면서 코로나19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가 선반영된 상황"이라면서도 "코로나19 영향은 단기적인 충격이고 중국 정부가 빠른 재정 확대 등 경기 부양 시그널을 보내고 있어서 아직까지 국내 경기와 수출에 얼마만큼 영향을 끼칠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통위가 2월에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우리 경제가 중국 의존도가 높고 금융시장 변동성과 실물경기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한다면 인하해도 이상할 것이 없지만, 통화정책의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적극적인 대응은 어려울 것"이라며 "2월은 동결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4월 금통위에서는 인하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윤 연구원은 향후 악영향이 크다고 집계되고 코스피 2000선이 깨지는 등 심리적인 타격이 심화할 경우 4월 금통위에서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올해 성장률 달성도 2.3%에서 하향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지는 등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을 놓고 보면 기준금리 인하의 명분은 마련됐다"면서 "한국은행이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해온 것을 감안하면 4월 인하가 더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스·메르스 때처럼 '선제 대응' 가능성?


한국은행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가 발생했을 때 금리 인하로 경기 둔화 대응에 나선 점은 인하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금통위는 2003년 4월 국내 사스 의심환자가 발생한 지 한 달 만인 5월 13일 당시 기준금리인 콜금리를 4.25%에서 4.0%로 내렸다. "국내 경기는 내수 부진으로 생산이 위축되고 재고가 누적되는 등 둔화추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핵 문제 및 사스 확산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한은은 중국 등 아시아지역에서의 사스 확산은 이들 지역에 대한 수출 및 관광수입 감소 등을 통해 우리 경제의 경제성장률을 연간 0.3%포인트 정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메르스 사태도 마찬가지였다. 금통위는 2016년 6월 11일 메르스 확산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하향 조정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수출 감소세가 확대되고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도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위축되는 모습을 나타냈다"면서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부진, 메르스 사태의 영향 등으로 4월에 전망한 성장경로의 하방위험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2월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표 둔화를 다 확인하고 금리 인하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과거의 사례를 보면 선제 대응이 이뤄진 경우가 있다"면서 "금융시장은 반응 속도가 빠르지만 실물경제는 한 분기 정도 안 좋은 효과가 지속될 수 있으므로 이번에도 1~2개월 안쪽의 선제적인 대응을 했던 사례와 같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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