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화가로 변신한 임하룡 "그림으로 혼자 있는 시간 잘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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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로 변신한 임하룡 "그림으로 혼자 있는 시간 잘 버텼다"

권라영
기사승인 : 2020-05-14 14:38:47
[인터뷰] 기획초대전 'EYE' 19일까지 전시
"코로나19 생각하며 뿌리 뽑힌 나무 그렸다"
한국 코미디계의 대부 임하룡(68)이 화가로 변신했다. 이미 지난해에도 여러 전시회에 참여하고 개인전도 열었다.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거둔 성과다.

코미디언에서 배우로, 그리고 화가로. 데뷔한 지 40여 년이 지났지만 임하룡은 여전히 도전하며 새로운 길로 나아간다. 지난 13일 임하룡 기획초대전 'EYE'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BGN갤러리에서 그를 만났다. 이번 전시는 지난달 23일 문을 열었으며, 이달 19일까지 계속된다.

▲ 화가로 변신한 한국 코미디언의 대부 임하룡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교보타워 BGN갤러리에서 ‹UPI뉴스›와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ㅡ 미술 작업을 시작한 계기는.

"미술은 제일 잘했던 과목이다. 어릴 때 꿈이 화가, 영화배우, 쇼 무대에 서는 것이었는데 다 이뤘고 화가만 남아 있었다. 3년 전쯤 어머니가 요양병원에 계시는 동안 일을 많이 못 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때 우연히 소개로 그림을 접해보니까 좋더라. 혼자 아이디어 짜고 혼자 그리고. 해보고 싶은 것을 그림으로 표출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버틴 것 같다. 초반에는 슬픈 그림이 많았다. 이제는 경쾌한 그림이 많이 나온다."

ㅡ 이번 전시는 어떻게 열게 됐나.

"지난해 연 개인전에서는 눈과 함께 다른 시리즈로 다양하게 구성했는데 이번에는 눈 위주다. 전시명도 'EYE'다. 눈을 주제로 많이 그리다 보니 안과에서 초대했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BGN 갤러리는 밝은눈안과가 후원한다.) 판매수익금 일부는 유니세프에 기부한다더라. 좋은 의미라 기획초대전에 응하게 됐다."

ㅡ 지난달부터 전시하고 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움은 없었나.

"전시를 시작할 때는 조금 상황이 좋아질 때였는데 최근에 다시 늘어나더라. 그래도 여기는 병원이라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편이다."

▲ 임하룡의 그림을 보면 관객을 바라보는 수많은 눈을 마주하게 된다. 눈은 나뭇잎에도, 머리카락에도 있다. [문재원 기자]

ㅡ 작품에 등장하는 눈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연예인이라 그런지 누가 나를 보는듯한 느낌을 많이 받게 된다. 길 가다가 나무 가지 사이에서, 또 나무의 동그랗게 파인 부분에서 나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걸 그림으로 표현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화초의 나뭇잎이라든가 꽃잎처럼 모양이 비슷한 것에 눈을 그려넣었다. 눈동자를 넣으니 식물과도 동등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다음에는 사람의 머리카락에도 눈동자를 넣어 봤다. 그러니까 눈을 감고 있어도 나와 교류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는 상상 속의 인물을 그렸다. 그러다 작년에 해외에도 한 번 나갔는데(2019 글로벌 아트페어 싱가포르전), 해외 사람들과 공감하기 위해 채플린, 아인슈타인 등 누구나 알 만한 사람도 그렸다."

ㅡ 그림의 아이디어나 영감은 어떻게 얻나.

"코미디언이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 코미디언은 스스로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직업이다. 수십 년간 해오다 보니까 그림을 그릴 때도 아이디어를 많이 찾는다. 이왕이면 제목도 재미있게 붙이려고 한다. 호랑이를 그리면서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고 붙이는 식이다."

ㅡ 이번 전시 작품 중에 창작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을 꼽자면.

"코로나19를 생각하면서 그린 그림이 있다. '안개 도시'다. 우리 세태를 풍자한 거다. 언제 끝날지 모르고, 아프거나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것을 뿌리째 뽑힌 나무와 떨어진 낙엽에 담았다. 가장 최근에 그린 그림이다."

▲ 코미디언, 배우, 그리고 화가. 임하룡은 "하고 싶은 것을 계속했기 때문에 행복하게 살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원 기자]

ㅡ 81년도에 방송계에 데뷔해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비결은?


"좋아서 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어서다. 운 좋게도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았다. 20~30대 초반에 고생을 많이 했지만, 하고 싶은 것을 계속했기 때문에 행복하게 살았다고 생각한다.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ㅡ 앞으로 활동 계획은.

"현재 6월부터 공연하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연습을 하고 있다. 뮤지컬 연습할 때는 마스크를 쓰고 한다. 좀 답답해도 신경을 쓰고 있다. 건강이 최고라는 말이 맞더라. 캐스팅된 드라마는 아직 편성이 되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다. 10월에는 이번 전시를 좀 더 보충해서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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