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장애인은 "도와 줄까요?"의 객체 아닌 "내가 할게요" 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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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도와 줄까요?"의 객체 아닌 "내가 할게요" 주체

김지원
기사승인 : 2020-05-28 17:09:46
18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나를 보라' 28~30일
"장애인 아닌 있는 그대로 존재로 보는 시선 기대"
"내가 알아서 할게요."

몸이 불편해 보이는 사람을 향한 "도와드릴까요?"란 질문. 따뜻한 말이지만, 폭력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를 '한 사람'으로 인식하기보다 장애인으로 규정지어 버리기 쉬운 질문이기 때문이다.

▲ 18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가 열리는 28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시민들이 상영되는 영화를 보고 있다. [김지원 기자]

이런 문제의식을 담은 18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영화제는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주최로 28~30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다. 주제는 '나를 보라'다. 주최 측은 "'도와드릴까요'라는 질문에 담긴 의미가 그 사람을 향해 있는 것인지 도덕적 인간으로서의 나를 향해 있는 것인지 돌이켜보며 스스로를 봐야한다"고 영화제의 의미를 설명했다.

영화제에서는 3일간 시간표에 따라 대학로의 마로니에 공원과 창작공간 비닷, 그리고 장애문화 예술원 이음에서 총 14편의 작품(선정작 10편·해외초청작 3편·연대작 1편)이 상영된다. 연대작은 관객과 함께하는 작품이다.

▲ 18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포스터. [서울장애인 인권영화제 제공]

개막작으로는 자신의 병을 선언하는 '김다예 선언'이 선정됐다. 연출과 함께 직접 출연한 김다예 감독의 작품으로 사람들에게는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지만, 실상은 우울증, 공황장애 환자인 다예 씨 이야기다. 정신질환 환자에 대해 선입견 넘치는 이 세상에서, 주변인들에게 자신의 병을 선언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담았다.

'장애인 왜 배워야 하나'에서는 장애인이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 교사, 학생, 학부모 인터뷰를 통해 고찰한다. 이 밖에도 일반 남자 중학교에 재학중인 자폐성 장애 1급 태윤이의 일상을 그린 '봄이 오면' 등도 상영된다.

해외 초청작인 '사랑하는 그대(My Dear Beloved)'는 허난성 정저우에 위치한 청각 시력 장애 학생들을 위한 학교의 일상을 그린다. 십대 학생들의 선생님에 대한 반항심, 사랑하는 거북이에 대한 감정, 미래에 대한 불안감, 불공정한 신에 대한 분노 등 십대의 생각과 모습을 담았다.

칠레에서 온 이야기도 있다. '우리 사랑 이야기'는 40년째 다운증후군 환자를 위한 학교에만 다니며 주변인들로부터 성인으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이들이 이야기를 그린다. 이들에게 공간을 비롯한 많은 것들이 제한된 점을 지적한다.

영화 상영 중간 중간 사회자와 패널이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부대행사도 진행한다. 28일 오후 3시30분 진행되는 '전염병으로 드러난 사람들'에서는 코로나19에 취약했던 집단수용시설 거주자에 대해 말한다.

부대행사 중 하나인 '내가 알아서 할게'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시설'에 있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패널인 이봄 씨는 "시설에 있으면 딱딱 정해져 있는 시간에 먹고 자고 해야 한다"며 "제가 먹고 싶은 걸 먹고 싶을 때 못 먹는 게 싫다"고 전한다.

▲ 영화제 기간 동안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여러 단체가 부스도 운영한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찾아가는 장애인 차별 상담소'를 꾸려 상담을 한다. [김지원 기자]

한편 영화제 기간 동안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여러 단체가 부스도 운영한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찾아가는 장애인 차별 상담소'를 꾸렸다. 차별 사례를 설명하고, 차별 경험을 털어놓으면 상담도 해준다. 노들야학도 참여해 학교에 대해 소개한다.

장호경 18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장애인은 코로나 때문만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격리와 배제의 삶을 살아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로부터 시작하고 싶다. 장애유형 장애등급이라는 겉모습과 사회적 낙인에 갇혀 능력 없고, 욕망 없고, 감정 없는 존재로 여겨지는 나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 여기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 제18회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상영 시간표.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제공]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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