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연일 '좌클릭' 김종인호, 순항할까 원맨쇼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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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좌클릭' 김종인호, 순항할까 원맨쇼로 끝날까

남궁소정
기사승인 : 2020-06-03 15:44:46
당 정체성 탈색 놓고 힘겨루기 양상
'보수 마케팅' 의원들 거부감 드러내
김종인 실패 시 분당 가능성도 제기
"다소 불만 있더라도 시비 걸지 말고 협력해달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첫 의원총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발언은 결코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김 위원장의 이른바 '좌클릭' 노선을 두고 통합당내 기류가 심상찮다.

"유사 민주당, 유사 정의당을 만드는 것이 가치 지향점이 돼선 안 된다"(장제원 의원) "이슈 선점 경쟁하다간 퍼주기 경쟁만 된다"(유기준 의원)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급기야 당이 또 갈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를 의식한 듯 김현아 비대위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내부와 싸움이 있을 것"이라며 "변화가 어려운 건 내부에서 여러 가지 관성, 저항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이겨내는 방법은 우리 내부에서 신뢰를 주고, 확신을 주고, 의지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비대위'는 과연 오랜 기간 보수 장사로 재미를 본 '수구 본색' 의원들의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아니면 결국 김종인 위원장이 하차하고 '분당의 길'을 걷게 될까.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의사당 더불어민주당대표 회의실에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예방해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김종인, '보수' 삭제 시도…"민주당, 즐거운 위기감 느낄 것"


현재 김 위원장은 당의 이념 좌표를 재설정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1일 취임 일성으로 "통합당이 진취적인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라며 "진보보다 더 앞서가고, 진보보다 더 국민 마음을 사겠다"고 강조했다. 발언만 보면 그야말로 여야 간 진보정책 경쟁이 촉발됐다고 해도 과연이 아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통합당 지지율이 좌클릭을 통해 높아지면 민주당은 '기분 좋은 위기감'을 느낄 것"이라며 "민주당과 통합당의 정책 방향이 유사해지는, 우리 정치에서 보기 어려웠던 묘한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통합당 내 공감대 형성이다. '보수 정체성'을 자극할 만한 김 위원장의 발언과 정책은 당내 일부 의원들과 전통적 보수 지지층의 반발을 키우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종인 위원장에 대해 벼르고 있는 분위기가 상당하다"며 "실책이 나오길 기다린다고 봐도 된다"고 귀띔했다.

당장 김 위원장의 '보수' 단어 관련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취임 직전 "지금껏 말해온 '보수' '자유 우파'라는 말을 더는 강조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3일에는 "보수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보수가 지향하는 가치인 자유는 말로만 하는 형식적 자유로 아무 도움도 되지 않고 전혀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는 2012년 한나라당 (통합당의 전신) 비대위 당시 정강·정책에서 '보수' 삭제를 시도했다.

이와 관련 통합당 조해진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용어가 무슨 잘못이 있냐"고 날을 세웠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보수의 소중한 가치마저 부정하며, 보수라는 단어에 화풀이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시동을 건 '기본소득제' 역시 당내 반발이 나온다. 통합당 내 대표적 경제통으로 꼽히는 추경호 의원은 "기본소득의 실상이 뭔지 제대로 알고 도입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기본소득제를 실시하려면 200조 원을 더 걷어야 하고, 소득·세액 공제와 기초생활보장제가 다 없어져야 하는데 이런 실상을 아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당 초선 의원 공부 모임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아슬아슬 '김종인 비대위'…내년 4월까지 완주할까

조경태 의원을 비롯해 당내 일각 '김종인 반대론'도 여전하다. 반대론자들은 김 위원장의 나이(81세)와 여야를 오간 경력, 20대 국회에서 외부인사가 비대위를 맡았지만 실패한 경험(김희옥·인명진·김병준 비대위) 등을 거론하며 자강론을 주장한다.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엇박자 일색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 위원장이 '수구 본색' 의원들의 협조를 얻어 정해진 임기 내 당을 쇄신할 수 있을지, 아니면 중도 하차를 하게 될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진다. 총선 참패로 계파의 힘이 빠진 상태라고 해도, 자기 정치를 하는 의원들의 '발목잡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조심스레 '분당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종인 비대위'는 '김종인 원맨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며 "당 쇄신의 정확한 방향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극우 인사들이 당에 가득하고 지지층도 대구·경북에 뿌리내리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의 진단에 호응할 사람들은 10%가 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김 위원장이 좌파 정책을 펼치는 등 정책적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통합당의 문제는 '정책의 후진성'이 아닌 인물과 과거의 구태 등 '정치적 문제'에서 비롯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기본소득과 경제민주화 관련해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이 의제를 선점한 상태다. 방향을 제대로 잡았는지도 의문이다"라고 덧붙였다.

통합당의 '분당 가능성'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박상병 평론가는 "분당 가능성은 전혀 없다. 대선을 앞두고 또 분당이 되면 대선은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다만, 김종인 위원장이 중도 하차할 가능성은 배제 못 한다"고 말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분당될 가능성 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등을 외치던 대한애국당 등 원외 정당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몇 명 이탈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최 평론가 역시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 생리를 아는 사람들은 쉽게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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