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머리 아프고 숨 가빠요"…마스크에 고통 겪는 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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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아프고 숨 가빠요"…마스크에 고통 겪는 교사들

권라영
기사승인 : 2020-06-29 18:05:49
한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 수업 도중 쓰러져 사망
교총 "수업 피로도 줄이는 현실적 방안 강구해야"
교육부, 고위험군 교원 보호조치 등 대책 내놓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스크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됐다.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탈 때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하고, 학생이라면 등교를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마스크에는 비말(침방울)을 막아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는 긍정적인 면만 있지는 않다. 오랜 시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이들은 "숨쉬기가 어렵다"거나 "머리가 아프다"는 등 부작용을 호소한다.

특히 등교수업을 시작한 학교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몇 시간씩 수업을 해야 하는 교사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

▲ 지난달 20일 오전 광주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교사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조회를 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달 고등학교 교원 23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들은 등교수업과 관련해 가장 어려운 점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수업(56.0%, 2개 선택)'을 꼽았다.

현장에서는 교사들의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11일 제주에서는 60대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가 수업 도중 쓰러져 사망했다. 같은 날 울산에서도 50대 중학교 교사가 쓰러져 119가 출동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는 사망한 교사에 대해 "수업 중 마스크 사용으로 인해 호흡에 어려움을 느끼고, 초등학교 3, 5, 6학년 과학 담당으로 전례 없는 온라인 수업을 3개 학년에 맞게 구성해야 했다"고 전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원들은 마스크 착용 수업으로 인한 두통, 호흡곤란, 구토 등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덴탈마스크, 투명마스크 등 좀 더 호흡이 용이한 마스크를 지원하고, 수업용 마이크를 공급하는 등 수업 피로도를 줄여주는 현실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스크로 인한 호흡곤란은 새롭게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특히 기저질환자나 고령자, 임산부 등이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KF94 마스크는 차단율이 높은 대신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그 이하의 마스크나 덴탈마스크 등을 좀 더 활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 필터가 조밀하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간다는 연구가 있다"면서도 "기저질환이 있는지 등 다른 조건들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한경 의사도 "마스크를 쓰면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면역력이 취약한 사람이나 노약자에겐 저산소증으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무조건 착용하라고 하기 보다는 착용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신축성 있게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건용 마스크 포장지에도 "임산부, 호흡기·심혈관 질환자, 어린이, 노약자 등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이 불편한 경우 사용을 중지하고 필요 시 의사 등의 전문가와 상의하기 바란다"는 주의사항이 쓰여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지침을 통해 학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를 규정한 바 있다. △운동장 등 실외에서 수업할 때 2m 이상 거리두기가 가능한 경우 △거리두기 및 충분한 환기가 가능한 소규모 수업이나 특별활동 시 △머리가 아프거나 숨이 차는 것과 같은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다.

교육부가 중대본의 마스크 착용 지침을 기본으로 만든 '코로나19 감염예방 관리안내 제2-1판'에서도 이러한 이상반응이 있을 시 마스크를 벗도록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이 안내문은 해당 상황이 교사가 아닌 학생에게 발생했을 것으로 가정하고 서술했다는 한계점이 있다. 교사에 대해서는 '수업 중 학생과의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며, 학교 실정에 따라 가림막 또는 개인별 투명안면보호구 등 사용 가능'이라고 적혀 있다.

이에 대해 교사 중 마스크로 인해 호흡곤란이 우려되는 고령자, 기저질환자, 임산부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교육당국이 움직임에 나섰다.

일부 교육청은 교사에 대한 마스크 착용 지침을 다시 안내했다. 전북도교육청은 "교사는 코로나19의 주된 임상증상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교사의 판단에 따라 마스크를 수업 진행 중 쓰지 않을 수도 있다"는 공문을 보냈다.

울산시교육청도 "머리가 아프거나 숨이 차는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교사는 수업을 잠시 중단한 뒤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이유를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한 뒤 학생과의 거리를 최소 2m 이상 유지해야 한다"고 알렸다.

교육부도 조치에 나섰다. 임신부와 당뇨병·심부전·만성호흡기 질환 등 만성질환자, 신부전, 암환자, 65세 이상 교원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고위험군 교원 보호조치'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각 교육청들은 원격수업일에 고위험군 교사들이 재택근무를 우선해 할 수 있도록 하고, 대면수업일에는 개별 시차출퇴근제를 허용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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