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여권 '종전선언' 재추진…경색된 남북관계 실마리 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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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종전선언' 재추진…경색된 남북관계 실마리 풀까

김광호
기사승인 : 2020-07-01 16:01:05
文대통령·與 지도부, 北 숨고르기에 '종전선언' 카드 꺼내
4·27 판문점 선언 당시 약속…한국전쟁 70주년 맞아 급부상
남북 화해 국면 '불쏘시개' 기대…"실효성·현실성 없다" 지적도

"전쟁 참혹함 잊지 않는 것이 종전 향한 첫걸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 전쟁 70주년 기념식'에서 '종전'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이들에게 공통된 하나의 마음은, 이 땅에 두 번 다시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6·25전쟁을 세대와 이념을 통합하는 모두의 역사적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 이 오래된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처럼 최근 정부와 여당 안팎에서 '종전 선언'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 '보류' 지시를 내리고, 이후 남측에 대한 공세가 완화돼자 우리 정부가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을 위해 종전선언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지난달 15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의원 173명은 6·15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추진을 위한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이후 민주당 지도부는 6·25전쟁 70주년을 맞은 25일 남북관계 개선 해법으로 종전선언 추진을 언급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닷새 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남북경색 국면에서 종전선언은 한반도 평화의 불씨를 되살릴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이 국회에서 채택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도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국제전략연구소(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 주최한 '제5차 한·미 전략포럼' 기조연설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조 차관은 "유엔사는 정전협정을 70년간 유지해 왔는데, 한국은 이에 깊이 감사하면서도, 이제는 한국이 스스로 평화와 안보를 위해 중심적인 위치에 설 시점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는 현재와 같은 정전협정 체제를 종식하고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수립하는 것에 의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미래통합당은 최근 외교·안보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종전선언은 북한 핵 보유를 인정하고 한미동맹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반대 입장을 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판문점 선언을 발표 한 뒤 악수 하고 있다. [뉴시스]


그렇다면 왜 지금 이 시점에서 종전선언이 급부상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실마리는 약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찾을 수 있다.

남북은 지난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당시 당해 안에 종전선언을 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속도가 더뎌지면서 자연스럽게 논의가 뒤로 미뤄졌다.

이후 2년이 지난 가운데 최근 한국전쟁 70주년을 치렀고, 오는 7월 27일이 정전협정 체결일인 만큼 시기적으로 종전선언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여권에서는 종전선언이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지만, 북한의 '체제 보장'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첫걸음이기에 북한에서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사그라져가는 남북 화해 국면에 '종전 카드'를 불쏘시개로 활용하려 한다는 시각이 많다.

'대북 전단 살포'를 구실로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던 북한이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보류 선언으로 잠시 주춤한 상태인데,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한다는 분석이다.

▲제74주년 광복절인 2019년 8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대학생과 청년들로 구성된 통일열차 서포터즈가 금강산 관광재개와 일본 아베의 경제침략을 막아내자는 취지의 플래시몹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북한이 판문점선언 파기를 노골화한 상황에서 판문점선언 후속조치 성격을 띠는 종전선언 추진에 나서는 것에 대해 현실성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대남 공세를 이어오며 판문점 선언, 9·19 군사합의를 잇따라 무력화시킨 상황에서 종전선언 역시 언제든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기에 미국과 북한이 저마다의 사정으로 종전선언에 큰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북한이 종전선언에 대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전까지 관심을 보이다가 그 이후로는 관심을 끊었다"면서 "지금 결의안이 통과되더라도 북한이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정부와 여당이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것은 어떻게든 북한에 유화적인 또 남측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수준으로, 북한에 크게 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종전선언이 이뤄질 경우 주한미군의 존재 명분과 가치가 떨어져 한미 동맹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과 좀 더 얘기가 돼서 북한이 종전선언에 대해 관심을 갖고, 비핵화 과정에서 상응 조치로 연결이 된다면 모를까 현 시점에서는 종전선언으로 우리가 얻을 실익이 별로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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