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전세대란' 현실화하나…"매물 품귀에 월세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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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란' 현실화하나…"매물 품귀에 월세까지 올랐다"

김이현
기사승인 : 2020-07-02 16:25:18
서울 전셋값 53주째 고공행진…강남권 호가 1억 원 이상 올라
하반기 전국 전세가격 1.5% 상승 전망…'수급불균형' 상태 지속
전문가 "서민들 전월세로 수요 몰려…부동산 규제 정책 역효과"
"전세를 찾는 사람은 더 많아졌는데 매물은 구하기 더 어렵습니다."

전세시장이 심상찮다. 이른바 '매물 품귀현상'이 나타나면서 전셋값도 크게 오르는 분위기다. 안 그래도 5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인데, 강남권 아파트는 호가가 1억 원 이상 올랐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공급은 제한적인데 수요는 여전해 전셋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전세난을 우려하고 있다.

▲ 서울 송파구 부동산 밀집지역의 모습. [정병혁 기자]

2일 강남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전셋값이 더 오르고 있다. 호가는 전반적으로 1억 원 이상 상승했으며, 전세 물건을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매물이 줄어들고 있다. 월세도 덩달아 뛰고 있다.

전셋값이 2억 원 이상 뛴 곳도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도곡렉슬(전용 84.9㎡)'은 지난달 13일 10억 원에 전세 거래됐다. 6·17 대책 뒤인 지난달 27일 12억8000만 원에 거래됐고, 이달 1일에는 12억 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의 다른 평형(전용 134.9㎡)도 지난 5월 각각 18억 원과 18억 8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6월29일에는 2억 원가량 뛴 21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일 8억5000만 원에 거래된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전용 84.8㎡)'는 8억~9억 원 초반대를 유지했다. 그러다 6·17 대책 직후인 18일에 9억5000만 원, 25일 11억2000만 원, 29일 12억 원으로 급등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전용 84.98㎡)'도 지난 5월 12억 원에 두 건의 전세거래가 있었지만, 6월23일에는 3억 원 오른 15억 원에 매물이 나갔다.

도곡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기존 전세 물건을 반전세로 돌리거나 아예 월세로 바꾸려는 집주인들이 많다"며 "전세매물이 싹 마른 건 아니지만, 가격은 대체로 1억 이상 뛰었고 월세도 더 올랐다"고 말했다. 잠실동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단지 모두 호가가 올랐는데, 금액을 정해놓고 대기를 걸어놓는 손님도 있다"면서 "요즘 전화 문의 대부분이 전세 매물이고, 실제 거래되는 것도 전세 위주"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 전셋값은 53주째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6월 다섯째 주(29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전주(0.08%) 대비 0.10% 올라 상승폭이 확대됐다. 6·17 대책 발표 직후 매매가격은 0.06% 올라 전주와 동일했지만, 전셋값은 1년 넘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말 그대로 '수급불균형' 상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금리 인하, 부동산 규제 등으로 전세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은 계속 줄어든다"고 말했다. 매매를 미룬 수요는 전세시장으로 몰리지만 반전세나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은 전세매물을 거두고, 전반적인 물량 공급도 충분치 않기 때문에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설명이다.

▲ 건설산업연구원은 올 하반기 전셋값이 1.5% 올라 연간 2.6%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건설·주택경기 전망' 보고서에서 전국 전세가격은 상반기 1.1% 상승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1.5% 올라 연간 2.6%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전국 전셋값은 1.3% 하락했는데, 올해는 지난해 감소폭보다 훨씬 크게 상승한다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전세시장이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시장에서 (저금리로) 월세 물건이 쏟아지나 세입자들은 전세를 선호한다"며 "결국 공급은 제한적인데 수요는 여전해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매물 부족으로 인한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은 정부의 수요 억제 대책과 초저금리 등으로 인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전셋값 상승은 공급량을 늘리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부동산 규제 정책의 역효과로 전셋값 상승이 나타난 것"이라면서 "매매의 문턱은 높은데 규제까지 강화되니, 전월세로 수요가 끊임없이 모인다"고 말했다. 이어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결국 내 집 마련을 위한 서민들"이라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임대차 3법(전월세 신고제·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이전에 또 한번 수요가 폭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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