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대웅제약-메디톡스 '보톡스 분쟁', 양사 공멸로 마무리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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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메디톡스 '보톡스 분쟁', 양사 공멸로 마무리되나

남경식
기사승인 : 2020-07-07 10:03:46
미국 ITC, 예비판결서 메디톡스 손 들어줘
"대웅제약, 메디톡스 영업비밀 도용…나보타 수입 금지"
국내선 메디톡스 제품 허가 취소…양사 동반 추락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일명 보톡스) 균주 분쟁이 양사가 공멸하는 결과로 마무리될 위기에 처했다.

미국에서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 '나보타'의 10년 수입 금지, 한국에서는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 '메디톡신' 허가 취소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본사 전경. [UPI뉴스자료사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6일(현지시간) '보툴리눔 균주 및 제조기술 도용' 예비판결에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도용했다며 나보타의 수입을 10년간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예비판결 결과는 오는 11월까지 ITC 전체위원회 검토를 거쳐 미국 대통령이 승인하면 최종 확정된다. 미국 ITC의 예비판결이 번복된 전례는 흔치 않다.

메디톡스는 이번 판결 결과를 토대로 대웅제약과 국내에서 진행 중인 각종 소송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와 제조기술을 도용했음이 이번 판결로 명백히 밝혀졌다"며 "이번 판결은 대웅제약이 수년간 세계 여러 나라의 규제 당국과 고객들에게 균주와 제조과정의 출처를 거짓으로 알려 왔음이 객관적으로 입증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미국 수출이 금지될 경우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에서도 제품 신뢰도가 추락할 수 있다. 나보타는 대웅제약의 신성장동력으로 손꼽혀 왔다. 나보타는 올해 1분기 매출 151억 원 중 90%인 136억 원이 수출 물량이었다.

대웅제약은 국내에서 메디톡스보다 8년 늦은 2014년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2019년 미국과 유럽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진출했다.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세계 60여 개국에서 판매 중이지만, 미국과 유럽에는 아직 진출하지 못했다. 미국과 유럽은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에 대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경쟁사를 비방한 광고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2100만 원의 처분을 받았다. [유튜브 캡처]

대웅제약은 미국 ITC 재판부의 결정이 자국 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한 정책적 판단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ITC가 법원이나 검찰 등 사법기관과는 달리 사실관계를 따지는 기능이 없다는 주장까지 내놓았다.

대웅제약 측은 'ITC 재판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ITC는 무역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폭넓은 조사책임을 가지고 있으나 미국 관세법에 규정되는 절차에 따라 운영되는 미연방 행정기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자국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ITC 절차는 연방지방법원 소송에 비해 평균적으로 두 배 빨리 진행되며 빠른 진행을 위해 일반 형사나 민사의 까다로운 절차법, 증거법이 ITC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원고 입증책임의 기준 역시 낮아서 행정판사가 원고의 주장이 1%라도 더 맞는다고 판단하는 경우 ITC 행정판사는 원고의 손을 들어주는 형식을 지닌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메디톡스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같이 막대한 양의 증거자료를 가진 복잡한 사건의 경우, ITC는 극도로 제한적인 인력과 자원으로 여러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한계점을 가지며, 이는 이는 오류가 있는 결정을 내리는 데에 기여했을 수 있다"고 피력했다.

대웅제약은 관계자는 "메디톡스의 제조기술 도용, 관할권 및 영업비밀 인정은 명백한 오판임이 분명하다"며 "이 부분을 적극 소명해 최종판결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ITC의 예비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판도는 격변할 전망이다. 선두 주자였던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동반 추락하게 되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디톡스가 생산하는 메디톡신주, 메디톡신주50단위, 메디톡신주 150단위 등 3개 품목에 대해 지난달 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 메디톡신주 200단위는 허가 취소 대상은 아니었지만, 일부 병원에서 퇴출당하고 있다. 메디톡신은 국내 1호 보툴리눔 톡신 제품으로 점유율 1위를 지켜 왔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2위였던 휴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벼랑 끝에 몰린 메디톡스가 대웅제약 외에 다른 제약사에도 칼날을 들이댈 가능성 때문이다.

메디톡스는 2016년 대웅제약뿐만 아니라 휴젤에게도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어디서 취득했는지, 다른 회사의 균주와는 같지 않은지 규명하자고 제안했다. 휴젤은 썩은 통조림에서 균주를 발견했다고 신고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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