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통합당 충청권 의원들, '행정수도 이전' 놓고 복잡한 수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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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충청권 의원들, '행정수도 이전' 놓고 복잡한 수읽기

남궁소정
기사승인 : 2020-07-27 10:12:36
당내 '함구령'에도…정진석 "논의 외면은 상책 아냐"
이명수 "검토 없이 불쑥 제기", 홍문표 "국면전환 쇼"
충청권 여론, 찬성 우세…김병준 "아주 좋은 기회다"
한번 터진 '행정수도 이전' 논의 물꼬는 27일에도 막히지 않고 있다. 지도부의 함구령에도 지역 민심을 외면하긴 어려운 이유일 터. 여당의 '행정수도 이전' 제안을 '국면전환용'이라 일축했던 미래통합당 내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충남 공주·부여·청양이 지역구인 5선의 통합당 정진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어차피 마주하게 될 '수도 이전' 논의를 당장 애써 외면하는 건 상책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 입장이 무엇인지 조속히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행정수도 이전은 이미 위헌판결 난 일"이라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분간 의견 표명을 자제해달라"는 주호영 원내대표의 당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통합당 충청 지역 의원은 8명이다. 당내 최다선 의원인 정진석 의원부터 이명수(충남 아산갑), 김태흠(충남 보령·서천),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이종배(충북 충주), 엄태영(충북 제천·단양), 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이 있다.

이들 모두가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이명수 의원은 지난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 합의와 국민 공감대를 거쳐도 될까 말까 한데 충분한 준비와 검토도 없이 불쑥 제기한다"고 반발했고, 홍문표 의원도 성명을 내고 "여권의 독선, 독주에 대한 국민의 무서운 회초리를 잠시 피해가기 위한 '국면전환용 쇼'"라고 비판했다. 엄태영 의원도 "민주당의 국면 전환용 카드일 뿐"이라면서 "주민들도 반기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충청권 여론은 수도 이전 찬성론이 강세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 찬성 비율은 호남(68.8%)과 충청(66.1%)에서 눈에 띄게 높았다. 통합당 내부적으로 동조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미래통합당 김병준 세종시당위원장. 사진은 4·15총선 세종을 후보 당시 세종시 조치원읍에서 열린 고려대·홍익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 주최 대담회에서 대학생들과 대화하는 모습 [뉴시스]

통합당 김병준 세종시당 위원장은 이날 "실질적으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추진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정책실장을 역임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세종시 행정수도 기획안을 만든 인물이다. 김 위원장은 "(국면전환용이라는) 의심이 있지만 기왕에 이렇게 던졌으면 이것을 받아서 제대로 된 수도 이전의 대안을 마련해야 된다"며 "아주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추진 방법에 대해서도 "개헌을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며 "지금 (2004년 10월) 헌재의 결정문을 보면 국회와 대통령의 집무실 소재지를 수도로 보는 것"이라며 "분원이 아니라 (국회) 제2원을 설치한다든가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 제2 집무실을 설치한다든가 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4년 "'국내 수도는 즉 서울'이라는 사실이 600년 동안 형성된 불문의 관습법"이라는 취지로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을 위헌 결정했다. 이에 관습헌법 폐지 등을 담은 헌법개정이 이뤄져야 하는지 여부를 두고도 정치권 내 논의가 활발하다.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행정수도 이전론'은 통합당 내 균열을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은 "수도권 집중 현상을 이대로 방치하면 국가의 미래를 논할 수 없다"며 "통합당은 행정수도 완성론을 넘어 공공기관 대규모 지방 이전 등 논의를 민주당보다 더 강하게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병수 의원(부산진갑)은 대정부 질문에서 "개헌, 행정수도 이전 등 폭발적 이슈를 꺼내서 집권여당과 문재인 정권의 총체적 실패를 덮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민심이 흔들릴 때마다 천도했던 왕조 시대가 생각난다"고 비판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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