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원영 칼럼] 의사들이 파업하면 국민 생명이 위태로워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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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영 칼럼] 의사들이 파업하면 국민 생명이 위태로워질까

이원영
기사승인 : 2020-08-07 13:09:53
의대 정원 확대 반발 전공의 파업
인도적 직업이어야 할 소명 배치
현대의료 민낯에 솔직·겸손해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첨단 의료란 멋진 것이고, 그 기술을 가진 명의에게 치료를 받으면 건강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그것은 대단한 착각이다. 의료 행위의 당사자인 의사들이야말로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대중의 의사(The People's Doctor)'란 칼럼을 통해 미국인들의 존경을 받은 소아과 의사 출신 로버트 멘델존 박사가 기념비적인 저서 '나는 현대의학을 믿지 않는다'에서 한 말이다. 원제 '어느 의료 이단아의 고백(Confessions of a Medical Heretic)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평생 의사와 대학교수로 살아온 그가 현대의학이라는 가면을 벗겨내는 양심고백이라 할 수 있다.

그는 현대의학은 '현대의학교'라는 하나의 종교가 되었다고 비판한다. 현대의학은 사람의 병을 고쳐주는 의술과 과학이 아니라, 일종의 종교이기 때문에 환자의 신뢰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나는 현대의학은 몸을 맡길 가치가 없는 종교이고, 따라서 이러한 종교를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여 증명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고백한다.

▲로버트 멘델존의 저서 표지.

멘델존은 "왜 현대의학이 잔인한 우상숭배의 종교이며, 왜 우리들은 그 종교를 타파해야 하는가. 현대의학이라는 종교의 신, 그것은 죽음의 신이기 때문이다. 외과와 응급처치를 제외한 현대의학을 구성하는 의사, 병원, 약, 의료기구의 90%가 사라지면 현대인의 건강은 당장 좋아질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고 말한다.

멘델존의 고백을 의사들이 들으면 무척 기분이 안 좋겠지만 멘델존의 말을 뒷받침하는 역사적인 사례들이 있다. 의사들이 파업하고 병원이 문을 닫았는데 사망률이 높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낮아진 것이다.

1967년 콜롬비아 보고타의 의사들이 52일간 응급의료 외에는 일체의 진료를 거부했다. 결과는? 파업 기간 중 사망률은 35% 줄었다. 같은 해 미국 LA의 17개 병원이 파업하면서 수술 건수가 평소보다 60% 줄어들었지만 사망률은 18% 감소했다. 파업이 끝나고 진료가 다시 시작되자 사망률은 파업 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1973년 이스라엘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2018년 10월 의료정책연구소가 발표한 '국내외 의사단체행동 현황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도 전 세계 7개 파업사례를 대상으로 한 9개 논문을 분석했는데 의사 파업 기간 동안 사망률이 높아진 케이스는 한 건도 없었으며 6건이 사망률 감소, 3건이 차이 없음으로 나왔다.

왜 그럴까? 그 답은 일본 의사 곤도 마코토가 쓴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병원에 자주 가는 사람일수록 빨리 죽는다' '검진을 받으면 불필요한 치료를 받고, 수술 후유증이나 항암제 부작용, 스트레스로 빨리 죽는다' '습관적으로 약 처방 받지 마라. 증상만 악화된다' '암으로 간주되지 않는 80~90%가 일본에서는 암 진단이 내려진다' 등 병원이 사람을 해치는 내용이 가득하다.

멘델존이나 곤도나 마찬가지로 응급외과 외에는 병원치료가 거의 불필요한데, 과잉진단과 치료로 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위태로워진다는 게 요지다.

공공의료를 확대하기 위해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는 정부 방침에 맞서 전공의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의료계는 의사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등의 이유를 대고 있지만, 밥그릇 지키기가 본질이라는 것을 대중들은 다 알고 있다.

의사직이야말로 가장 인도적인 소명의식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소득 직업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그 직을 담당한다면 이들에게 희망을 걸 수 있을까. 

그렇게 정원 확대가 싫다면 차라리 동결시키고 멘델존 의사의 말마따나 기존 의료행위의 90%는 불필요하니 '현대의학교'라는 종교를 믿지말라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 국민의 건강을 더 돌보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환자를 치료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한 대상으로 대하는 현대의료의 상업적인 면모가 계속되는 한 '현대의학교'의 맹신도들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이원영 정치·사회 에디터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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