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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내는 공공재개발 추진…강남 재건축단지는 '싸늘'

김이현
기사승인 : 2020-09-02 17:24:18
공공재개발 아파트 용적율 상향하고 기부채납 비율 낮춰
성북1구역·흑석2구역 등 사업 의향서 제출…이달 내 공모
공공재건축 '무관심'…"수익성 없으니 참여할 이유도 없어"
정부가 수도권 내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후속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공공재개발' 참여 사업장에는 용적률을 상향해주고, 기부채납 비율을 낮춰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민간 참여율을 높이고 사업의 속도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오랜 시간 정비 사업이 멈춰서 있던 구역들은 공공재개발 참여에 적극적이다. 다만 공급 비중이 훨씬 더 큰 '공공재건축' 참여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2일 정비업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흑석2구역, 성북1구역, 양평14구역 등 서울 재개발구역 4곳이 최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공공재개발 사업 의향서를 제출했다. 방문·유선 상담 등으로 참여 의사를 전달한 곳도 20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자치구별 공공재개발 사업 설명회는 일부 연기됐지만, 이달 내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공재개발은 한국주택토지공사(LH)와 SH공사가 공공시행자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최대 장점은 '사업 시간 단축'이다. 공공재개발은 인·허가 절차가 축소돼 구역 지정부터 준공까지 평균 8년1개월(서울시 정비사업 통계)이 걸리던 사업 기간을 5년8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 참여 조합은 용도지역·용적률 상향, 분양가상한제 제외 등 혜택을 받는 대신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추가 공급 물량의 50%를 기부채납해야 한다.

공공재개발 기부채납 비율 20~50%로 낮춰

후속 입법 조치도 진행 중이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공공재개발에 법적 상한의 120%까지 용적률을 주되 이에 따른 기부채납 비율은 20~50%로 낮추는 게 골자다. 용적률이 법적 상한을 초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도 기부채납 비율은 일반 재개발(50~75%)보다 더 낮춘 것이다.

가령 서울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조합원 300가구가 일반 재개발을 추진하면 현행은 총 600가구를 지을 수 있지만, 공공재개발은 700가구까지 늘릴 수 있다. 일반 재개발로 지어지는 600가구는 조합원 물량 300가구에 일반분양 155가구, 공적임대(공공임대+민간임대) 145가구로 구성된다. 공공재개발의 경우 조합원 물량은 300가구로 같고, 일반분양 200가구, 공공임대 140가구, 민간임대·지분형주택 60가구 등으로 이뤄진다.

천준호 의원실 관계자는 "기부채납 비율을 30%로 해놓고, 기부채납 주택에서 소형이 아닌 중형(85㎡)주택이 들어간다는 전제에서 추정치를 계산해본 것"이라며 "100가구 정도가 확대되긴 하지만, 더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기부채납 비율은 지자체 조례로 다시 정해진다.

성북1구역 등 재개발 사업 멈춰있던 사업장 눈길

그간 재개발 사업이 좌초된 구역에선 관심이 뜨겁다. 흑석2구역은 재정비 촉진계획고시 이후 12년이 지났지만, 아직 추진위원회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업장이다. 주민들은 추진위 상태에서 주민대표 기구를 만들거나 조합을 설립해 시행자(SH공사)와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성북1구역 역시 2003년부터 재개발을 추진했지만, 아직 추진위원회 단계에 불과하다. 이밖에 사업성 부족이나 내부 갈등으로 20년 넘게 재개발 사업이 표류하고 있는 용산구 용산정비창1구역과 동자동·후암동 일대가 공공 재개발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정비 업계는 미아·장위 등 과거 뉴타운으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곳에서 우선 대상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조합을 구성하지 못한 사업장이 서울에서만 102곳으로 파악된다"며 "초기 단계 사업장이 주 대상이겠지만 사업 진도가 많이 나간 구역 또한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하지만 공공재건축에 대한 반응은 시큰둥하다. 8·4 대책에 담긴 계획은 2028년까지 수도권에 13만2000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는 것인데,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5만 가구)과 공공재개발(2만 가구)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공공재건축은 아파트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완화하고, 층고 제한을 50층까지 높일 수 있다. 다만 늘어난 주택의 50~70%를 기부채납하고, 용적률 증가에 따른 기대수익 중 90% 이상은 환수한다.

공공재건축은 '무관심'…"수익성 안나와 참여이유 없어"

강남구 반포동 한 아파트 재건축 조합장은 "강남권 조합에선 공공재건축을 한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수익성이 전혀 나질 않는데,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다른 재건축조합 관계자도 "공공이 끼지 않고 일반 재건축을 하는 게 오히려 더 낫다"고 선을 그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로 강북권 등 많이 노후된 지역이나 재추진 하는 곳들은 수익성보다 사업의 빠른 진행이 우선이기 때문에 공공재개발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주거 단지의 고급화를 생각하는 강남권 재건축과는 참여율이 크게 차이날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공재개발의 경우 열악한 경우가 많고 주변 시설이 낙후됐지만, 공공재건축의 경우 주택이 노후한 거지 주변 환경이 노후한 건 아니다"라며 "주거 쾌적성, 녹지공간 비율 등 아파트 완공 후 추가 상승 여력을 따져보면 민간이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재건축 5만 가구)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는 듯하고, 해답은 재개발에서 찾아야 한다"며 "재건축 참여가 안 이뤄지면 재개발 지역에 추가적으로 용적률을 더 준다든지 해서 물량을 조금이라도 확보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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