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인구는 16% 늘었는데 의대 정원은 14년째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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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16% 늘었는데 의대 정원은 14년째 제자리

이원영
기사승인 : 2020-09-08 20:05:58
2006년 10% 줄인 뒤 정원 3058명 14년간 동결
OECD 의사 증가율 높아지는데 우린 뒷걸음
'밥그릇 지키기' 면하려면 공공의료 의식 필요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늘리려는 정부의 정책에 항의해 의사들이 파업을 하는 등 극심하게 반발했지만 국민들의 호응을 얻진 못했다.

이런 상황은 독일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독일은 인구 1000명 당 의사수가 우리의 2배다. 그런데도 앞으로 의대 입학 정원을 50% 늘려 농촌 등 의료 취약지역의 의료인력 부족을 해소한다는 집권당의 계획이 나왔다.

더욱이 독일에서는 이 같은 의사 증원 방안에 대해 의대생이나 의사들이 항의했다는 소식도 없다. 오히려 의료계에서는 의료인력 부족을 해소하고 농촌의 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 전공의들이 무기한 집단휴진을 지속하기로 결정해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유플렉스 광장에 한 전공의가 의료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반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을 반대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정병혁 기자]

독일 등 의사 숫자를 꾸준하게 늘려온 OECD 국가들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2006년 의대입학정원을 10% 줄인 뒤 정원 3058명을 지금까지 14년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의사협회 측에서는 현재 의사 숫자가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의대 정원이 동결된 기간이 포함된 1994년~2020년 한국의 인구는 5178만 명으로 약 16% 늘어났다. 인구가 증가하는 데도 의대 입학 정원은 그대로였던 것이다.

이 때문에 인구 1000명 당 의사 숫자를 비교하면 한국의 의사가 OECD 평균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2017년 기준으로 한국은 2.34명에 불과한 반면, OECD평균은 3.42명이다.

이 같은 객관적 숫자 때문인지 의사협회는 인구 1000명 당 절대적인 의사 숫자가 OECD에 비해 적은 것은 맞지만 의사 숫자의 증가율은 OECD 평균보다 높기 때문에 2038년이면 한국의 인구당 의사숫자는 OECD 평균을 넘어설 것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인구 당 연평균 의사 증가율(2005~2017년) 단위 %>
  2005~2009년 2007~2011년 2009~2013년 2011~2015년 2013~2017년
한국 4.2 4.1 3.0 2.5 2.0
OECD평균 0.4 0.5 1.7 1.6 1.6
출처=OECD

이에 대해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는 "의사협회가 말하는 의사 숫자 증가율은 과거의 수치를 인용해 말하는것"이라며 "그들의 주장과 달리 우리나라의 의사 증가율은 점점 감소해 OECD 평균 증가율에 근접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즉 OECD의 의사 증가율은 점점 높아졌지만 한국은 점점 줄어들었다고 OECD 통계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이 의대 입학 정원을 동결할 때 선진국들은 정원을 계속 늘려 2007년 인구 10만 명 당 의대 졸업자 숫자는 한국이 9명, OECD 평균이 9.9명으로 비슷했지만, 10년 후인 2017년에는 한국7.6명, OECD 13.1명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인의협의 설명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OECD국가들은 인구 10만 명 당 350명의 의사가 있고, 매년 13.1명의 의사가 새로 배출되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은 10만 명 당 230명이 의사가 있으며 매년 신규 배출 의사는 7.6명이기 때문에 의사협회의 주장대로 한국의 인구당 의사가 OECD 평균을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객관적으로 봐도 의사숫자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것이 명백한 데도 불구하고 의사단체와 전공의들이 정부의 증원 정책을 극구 반대하고 있는 것은 '밥그릇 지키기'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높다.

일단 정부가 한발 물러서 정원 증원 정책을 잠정 중단했지만 공공의료 확충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공감대가 높기 때문에 의사 증원 문제는 시간 문제일 뿐 언젠가는 다시 추진되어야 할 과제라는 것이 중론이다.

참여연대 윤홍식 사회복지위원장(인하대 교수)은 "겉으로는 말하지 않지만 의사가 많아지면 수입이 줄 것이라는 염려가 깔려있다고 본다"며 "의사들은 공공의료를 어떻게 확충시킬 것인지를 고민해야지 정원 문제로 정부의 정책에 어깃장을 놓는 것은 대중의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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