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빚 갚기 힘들때 금융회사에 채무조정 요청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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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갚기 힘들때 금융회사에 채무조정 요청 가능해진다

양동훈
기사승인 : 2020-09-09 15:25:15
채무조정교섭업자 도입해 채무조정 과정 협상력·전문성 제고
추심연락 최대 주당 7회…과잉 추심때 금융회사도 함께 배상
채무 상환이 어려운 연체 채무자가 채권금융기관을 상대로 채무조정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채무자가 받는 심리적 고통을 줄이기 위해 추심 연락 총량이 제한되고, 과도한 추심에 대한 법적 손해배상청구권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개인연체채권 관리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 확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는 9일 '제9차 개인연체채권 관리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 확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소비자신용법 제정안을 발표했다.

소비자신용법(대부업법 전부개정 및 제명 변경)은 현행 대부업법을 개선하는 동시에 연체 발생 이후의 추심·채무조정 등과 관련한 규율을 신설해 추가한 것이다. 추심을 규율하는 신용정보법 규율도 소비자신용법에 일부 이관됐다.

소비자신용법 제정안은 채권자·추심자의 채무자 보호 책임을 강화하고 채무자의 방어권을 확대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하고 있다.

소비자신용법에는 채무조정 요청권이 담길 예정이다. 채무상환을 연체한 개인채무자가 자력 상환이 어려운 경우 소득·재산현황 등 사정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 채권금융사에 채무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

채무조정 요청을 받은 금융기관은 추심을 중지하고 내부기준에 따라 10영업일 내에 채무조정안을 제안해야 한다. 단 채권금융사가 채무자의 상환능력과 채무 특성 등을 검토한 결과 적용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채무조정을 거절할 수 있다.

개인채무자의 부족한 전문성과 협상력을 보완하기 위해 채무조정교섭업을 도입한다. 교섭업자들은 채무조정 요청서의 작성·제출 대행, 채무조정 조건 협의 대행 등을 통해 채무자를 돕게 된다.

채무자에게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지우지 않도록 교섭업자들이 받는 수수료는 100만 원 이내로 제한된다.

채무교섭업자는 채무조정 상환현황 관리 및 고지업무를 위탁받는 대가로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도 수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채무자로부터 받는 수수료 총액보다 적은 금액을 받도록 제한된다. 금융기관보다는 채무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주력하라는 의미다.

담보부 채권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채무조정 요청권 등 법 조항을 적용하지 않지만 10억 원 이하 실거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등 일부 사례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담보가 없는 채권이라도 채권액이 5억 원 이상 고액이면 채무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명순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소비자신용법이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빚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상환을 포기하고 잠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적 채무조정이 법안 발효를 통해 활성화되면 1차적으로는 재기를 모색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추심 횟수 제한을 구체화해 채무자가 겪는 심리적 고통을 덜어주는 안도 포함됐다.

채권추심자는 동일한 채권의 추심을 위해 채무자에게 1주일에 7회를 넘는 추심 연락을 할 수 없게 된다. 추심 연락은 방문, 말, 글, 음향, 영상, 물건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일체를 포함한다.

채무자는 채권추심업자에게 특정 시간대나 방법, 수단을 통한 추심연락을 하지 말도록 요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장 대신 직장 근처 카페에서 면담해달라'거나 '월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는 연락하지 말아달라'는 등의 요구에 대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받아들여야 한다.

채권금융기관의 채무자 보호책임도 강화된다. 추심업자가 법을 위반해 손해를 가할 경우 채권금융기관도 함께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300만 원 이하 손해액에 대해 개인채무자가 소비자신용관련업자와 채권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배상청구가 가능하게 하는 '법정손해배상제'도 도입된다.

이 국장은 "실제 추심을 하는 행위자는 수탁추심업자와 그 수탁추심업자의 위임직 채권추심인이지만 이들은 위탁에 따라 원채권금융기관을 대신해 추심을 집행하는 것에 불과하고 실제 추심의 손익은 채권금융기관에 귀속된다"며 "이에 따라 채권 추심의 실질적 주체인 원채권금융기관도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는 향후 관계부처 및 금융업계와의 협의를 거쳐 이달 중 법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이후 설명회, 공청회 등을 거쳐 내년 1분기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소비자신용법은 연체발생 이후의 채무자 보호 규율을 통해 채권자와 채무자 간 공정한 원칙을 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예측하기 어려운 채무불이행 상황에 놓인 선량한 채무자가 패자부활할 수 있는 '금융의 사회안전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양동훈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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