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전세공급 물량 '영끌'했지만…"전세난 해결엔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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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공급 물량 '영끌'했지만…"전세난 해결엔 역부족"

김이현
기사승인 : 2020-11-19 15:38:57
24번째 부동산 대책 발표…민관 합동 '전세 공급 확대' 방점
공실 전세 전환⋅맞춤형 공공임대로 임대료 낮추고 품질 개선
전문가 "전세난 해소 어려워…막대한 자금 필요한 것도 문제"
정부가 24번째 내놓은 부동산 대책인 '11·19 전세대책'의 핵심은 단기 공급 확대다.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품귀현상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공공기관이 주도해 전세 물량을 대폭 늘린다는 목표다. 기존 정책 방향은 그대로 가되, 이른바 '공공 전세'로 급한 불을 끄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끌' 수준의 공공 전세 물량 확보에도 전세난을 해소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택 매입 절차가 오래 걸릴 뿐 아니라, 기존의 아파트 수요가 다가구·다세대 주택으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결국 이번 대책도 '시장 안정화'를 향한 정부의 메시지만 전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0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정병혁 기자]

정부는 19일 부동산시장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민관이 합동으로 단기 공급대책을 마련해 전세 수요를 조절하는 게 대책의 골자다. 당초 정부는 올 8월 말이나 9월 초부터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전셋값 상승세가 전국의 매맷값까지 끌어올릴 조짐을 보이자 나름의 '묘책'을 내놓은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새로 전셋집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금융 대책보다 물량을 공급하는 것에 집중해 대책을 만들었다. 저렴한 임대료로 아주 질 좋은 주택이 제공되는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이 언급한 '질 좋은 주택'이란 한국주택도시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3개월 이상 공실로 남아있는 공공임대주택을 전세로 전환하고 빈 호텔, 상가, 오피스 외에 현재 건설 중인 건물도 주거용으로 리모델링한 전·월세 등을 뜻한다. 1인 가구 맞춤형 공공임대, 중산층도 살 수 있는 중형 공공임대 등 부족한 전세 물량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전문가들은 전세난에 잠시 숨통을 틔울 순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순 없다고 분석했다. 지금의 수요 불균형은 아파트 매물 부족으로 촉발됐는데, 이른바 개조한 다가구·다세대 등 주택은 별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만만치 않은 주거용 주택 전환에 따른 비용도 문제로 제기됐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이번 대책은 전세 물량을 조기 공급하겠다는 안정 시그널과 함께 내년 봄 전세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적절한 시점에 빨리 공급이 된다고 하면 수급불균형에는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겠지만 전세 유통이 막힌 현재 상황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3개월 이상 공실을 공급한다고 하지만, 주거환경이 열악한 노후 주택 등으로 예상되는 공간을 개선해도 주차난이라든지 규모가 작다든지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강남과 같이 집값이 비싼 지역에는 적재적소에 공급이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수급불균형이 극심한 전세시장의 안정을 위해 전세유형의 주택을 집중 공급하는 건 시기적으로 유의미하다"면서도 "계획과 실제 공급의 간극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에서 어느 정도 많은 물량의 공급이 빠르게 이루어질 것인지, 지역·물량·속도 삼박자를 갖추는 게 정책 실효성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1만4000가구 가지고는 전세난을 해결하기엔 현저하게 역부족"이라면서도 "사실 모자라는 건 주택의 총량이 아니고, 살고 싶은 지역에 살고 싶은 집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입 약정을 통한다고 해도 11만4000가구를 한 채당 2억 원씩만 단순계산해도 23조 원 정도 든다. 임대주택기금 등 방안을 활용하겠지만, 막대한 자금이 드는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은 느낌"이라며 "차라리 전세 제도가 유지되기 어려운 시대적 흐름임을 인정하고, 주택 구매 비용이나 월세를 보조를 할 수 있는 바우처 등으로 예산을 쓰는 더 현실감 있는 정책이다"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LH 등을 통해 기존 주택을 매입한 뒤 임대하는 매입임대는 기존에 없던 주택이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서 총량은 같다"며 "상가·숙박 시설 개조도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입임대가 신규 임대매물의 가격보다 낮게 임대료를 책정되면 그 자체가 시장가격의 왜곡"이라며 "매입 임대주택이 임대시장에서 일종의 로또가 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공급 기조의 정책방향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번 정부에서는 청사진을 펼치는 것 이상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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