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확증편향에 사로잡혀 상대 악마화했다"…유시민, 검찰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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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편향에 사로잡혀 상대 악마화했다"…유시민, 검찰에 사과

김광호
기사승인 : 2021-01-22 15:55:26
" 검찰의 노무현 재단 사찰 의혹 제기했지만 사실 아니라고 판단"
"분명한 사실 뒷받침이 없는 의혹 제기는 여론 형성 과정 왜곡"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2일 "검찰의 재단 사찰 의혹을 제기했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검찰에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지난달 15일 오후 노무현재단 유튜브채널 '이사장들의 특별대담'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인사말 하고 있다. [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유 이사장은 이날 재단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사과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리라 생각하지 않고 어떤 형태의 책임 추궁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후원 회원과 시민에게도 용서를 구했다.

유 이사장은 "비평의 한계를 벗어나 정치적 다툼의 당사자처럼 행동했고 대립하는 상대방을 '악마화' 했다"며 "공직자인 검사들의 말을 전적으로 불신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과도한 정서적 적대감으로 논리적 확증편향에 빠졌고, 생각과 감정에 대한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유 이사장은 "누구와도 책임을 나눌 수 없고 어떤 변명도 할 수 없고 많이 부끄럽다"면서 "지난해 4월 정치비평을 그만두었고, 정치 현안에 대한 비평은 앞으로도 일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유 이사장은 2019년 12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방송에서 검찰이 재단 계좌를 추적했다며 사찰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검찰은 허위 주장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2019년 12월 24일, 저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검찰이 2019년 11월 말 또는 12월 초 사이 어느 시점에 재단 계좌의 금융거래 정보를 열람하였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누구나 의혹을 제기할 권리가 있지만, 그 권리를 행사할 경우 입증할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제기한 의혹을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그 의혹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판단합니다.

무엇보다 먼저, 사실이 아닌 의혹 제기로 검찰이 저를 사찰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검찰의 모든 관계자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립니다. 사과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리라 생각하지 않으며, 어떤 형태의 책임 추궁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노무현재단의 후원회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저는 입증하지 못할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노무현재단을 정치적 대결의 소용돌이에 끌어들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모든 강물을 받아 안는 바다처럼 품 넓은 지도자로 국민의 마음에 들어가도록 노력해야 할 이사장의 책무에 어긋나는 행위였습니다. 후원회원 여러분의 용서를 청합니다.

'알릴레오' 방송과 언론 보도를 통해 제가 제기한 의혹을 접하셨던 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정부여당이 추진한 검찰 개혁 정책이나 그와 관련한 검찰의 행동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어떤 경우에도 사실을 바탕으로 의견을 형성해야 합니다. 분명한 사실의 뒷받침이 없는 의혹 제기는 여론 형성 과정을 왜곡합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제가 했던 모든 말과 행동을 돌아보았습니다. 저는 비평의 한계를 벗어나 정치적 다툼의 당사자처럼 행동했습니다. 대립하는 상대방을 '악마화' 했고 공직자인 검사들의 말을 전적으로 불신했습니다. 과도한 정서적 적대감에 사로잡혔고 논리적 확증편향에 빠졌습니다. 제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단편적인 정보와 불투명한 상황을 오직 한 방향으로만 해석해, 입증 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고 충분한 사실의 근거를 갖추지 못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말과 글을 다루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기본을 어긴 행위였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와도 책임을 나눌 수 없고 어떤 변명도 할 수 없습니다. 많이 부끄럽습니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저의 잘못에 대한 모든 비판을 감수하겠습니다. 저는 지난해 4월 정치비평을 그만두었습니다. 정치 현안에 대한 비평은 앞으로도 일절 하지 않겠습니다.

2021년 1월 22일

유 시 민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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