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사표 던지며 文정권 향해 '선전포고'한 윤석열, 정치권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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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 던지며 文정권 향해 '선전포고'한 윤석열, 정치권 뒤흔든다

김광호
기사승인 : 2021-03-04 15:36:40
안철수와 제3지대 가능성…향후 野 단일화 모색할 듯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 회견은 '정치 선언'이자 '선전 포고'였다. 이 짧은 회견으로 그는 정치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사실상 정치인으로 변신한 것이다.

사퇴 이유로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고,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여권이 추진하는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을 '법치 파괴'로 규정한 것이다. 사퇴 명분과 향후 행동 방향이 '반 문재인'이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 옷을 벗고 문재인 정권과의 전쟁을 선포한 꼴이다.

이로써 정치판은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이렇다할 대권주자가 부재한 야권엔 새로운 구심점이 생겨 향후 정계개편 등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당장 4.7 재보궐 선거부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 4일 오후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사퇴 입장을 발표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정병혁 기자]


'윤석열 조기 등판'은 보수 야권에 일단 호재다. 그를 중심으로 '정권 심판론'에 탄력이 붙을 것이다. 윤 총장의 사의 표명 직후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그(윤 총장)는 오늘 문재인 정권이 자행해온 법치 파괴, 헌정 유린, 권력부패의 실상을 몸으로 증언했다. 나와 국민의힘은 문정권(문재인 정부)의 폭정을 심판하겠다는 윤석열에게 주저 없이 힘을 보태려고 한다"고 응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검찰총장 신분일 때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에 올랐을 정도인데 정계 진출을 선언하면 야권의 대권 구도가 개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1야당 국민의힘엔 위기일 수도 있다. 이미 정치적 체급이 대선주자급인 윤 총장이 '뻔한 그림'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그 보다는 신당을 창당하든 제3지대에서 정치 세력을 형성해 내년 3월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관측이 많다. 

이런 관점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이 주목된다. 이날 오전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는 '윤 총장 지키기'를 강조했다. "윤 총장을 지키는 것은 부패한 권력에 대한 수사를 막으려는 부당함과 싸우는, 대다수의 양심적인 검사들을 응원하고 지켜내는 일"이라며 "윤석열 지키기는 민주와 법치 수호를 위한 정당한 투쟁"이라고 했다. 

이종훈 평론가는 "안철수 후보가 야권 단일화에 성공해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 '안철수-윤석열'을 중심으로 야권의 '빅텐트론'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 경우 국민의힘은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유력 대권주자 윤석열을 중심으로 '헤쳐모여'할 가능성이 적잖기 때문이다. 이 평론가는 "국민의힘 입장으로서도 여당의 이재명, 이낙연에 대항할 유력한 대권주자가 없기 때문에 윤 총장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결국 윤 총장이 대권가도에 날개를 달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체적 전망이 그렇듯 윤 총장은 향후 보수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할 것이다. 그렇다고 '본선 경쟁력'까지 확보되는 건 아니다. 승패를 좌우할 중도표심을 얼마나 끌어들일지는 미지수다. 윤 총장이 "헌법정신과 법치, 정의와 상식을 지키겠다"며 총장직을 내던졌지만 윤 총장 역시 이런 보편적 가치를 독점하기엔 '자격 미달'이다. 그는 '검찰개혁'이란 시대적 여망에 적극 부응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검찰 비위 의혹'을 밝히는데도 매우 소극적이었다.

당장 한명숙 총리 뇌물사건 관련 검찰의 위증 교사 의혹 사건은 공소시효가 다 되도록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 사건을 수개월 조사한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을 배제한 것은 결정적이다. 그냥 덮겠다는 심중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중도표심은 진영논리가 아니라 윤 총장이 얘기하는 정의와 상식과 같은 '보편적 가치'에 좌우된다. 대한민국에서 선거는, 특히 대선은 대략 30%씩 차지하는 양 진영이 아니라 중간의 40% 표심을 누가 더 확보하느냐의 싸움이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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