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첫 순방지로 中 택한 정의용…美 건너뛰고 中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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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순방지로 中 택한 정의용…美 건너뛰고 中 괜찮을까

김광호
기사승인 : 2021-03-31 09:54:01
정의용 장관 4월 2~3일 방중…왕이 부장과 외교장관 회담
美 워싱턴에선 이번주 한미일 3자 안보실장회의 개최 예정
외교장관·안보실장의 엇박자 행보…한미동맹 흔들까 우려
이번주 말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일 3자 안보실장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다음달 2, 3일 중국으로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을 떠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설명하기 위해 지난 2018년 3월 12일 중국을 방문한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국빈관 댜오위타이 앞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 뉴시스]

31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내달 2, 3일 1박2일 일정으로 중국 푸젠성 샤먼을 실무 방문한다. 내달 3일에는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 및 오찬을 겸한 협의를 갖는다.

이번 한·중외교장관회담은 양자 협력과 북핵·북한 문제, 미·중관계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대중압박에 문제를 제기하며, 한국이 미국과 밀착하는 상황을 견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장관의 이번 방중은 지난 2월 취임한 이후 첫 해외 대면외교 일정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 18일 한·미 외교·국방(2+2) 장관 회의에 이어 지난 25일 한·러 외교장관 회담을 소화했다. 하지만 모두 상대국 카운터파트가 한국을 방문해 성사된 일정이었다.

외교부 장관이 미국보다 중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전임자인 강경화 전 장관은 취임 직후인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해 미국을 먼저 찾았다. 이어 약 5개월 뒤인 11월이 돼서야 중국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졌다.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도 취임 한 달만인 2013년 4월 미국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진 뒤 중국을 방문했다.

그런데 한·중외교장관회담에 앞서 미국 워싱턴에서는 한·미·일 3자 안보실장회의가 개최된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미국과 중국에서 한국이 참석한 가운데 장관급 회동이 이뤄지는 것이다.

청와대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과 함께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대북정책 최종 조율 작업을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중국 대응'의 필요성과 관련된 대화도 오갈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 견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일 안보회의에서는 한국 안보실장이 미국에서 대중견제 논의를 하고, 외교수장은 중국에서 한·중협력을 얘기하는 장면이 연출될 수 있는 것이다. 미, 중이 서로 한국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려 하면서 문재인정부는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는 셈이다.

▲청와대 서훈 국가안보실장(가운데)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 세번째)이 지난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예방을 앞둔 미국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성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외교가에서는 외교장관과 안보실장의 엇박자 행보가 자칫 미국을 자극하고 한·미동맹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중국과 밀착하고 있는 러시아의 외교장관·국방차관이 방한한 데 이어 정 장관이 다시 방중해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에게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게 외교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를 '친중 성향'으로 여길 수 있어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묘한 시점에 정 장관이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게 돼 미국에는 안좋은 시그널을 보내게 됐다"면서 "특히 미국과 패권 경쟁을 본격화 하고 있는 중국이 정 장관과의 회담을 선전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더욱이 역대 한국 외교장관들이 방미를 우선시한 전례를 깨고 정 장관은 방중을 택했기 때문에 미국으로선 당혹스러울 것"이라며 "한·미관계는 물론 한미동맹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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