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현대차를 가질래, 카카오를 가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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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현대차를 가질래, 카카오를 가질래?

UPI뉴스
기사승인 : 2021-06-20 14:20:41
시총 10조 넘은 BTS 소속사 하이브 고평가 우려
주가상승 마지막 단계엔 소설같은 성장스토리 작용
네이버·카카오 시총, 현대차·LG화학 넘을 만한지 의문
BTS 소속사 하이브의 시가총액이 10조를 넘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식품회사 CJ제일제당보다 규모가 커진 것이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3,4위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시가총액이 이들보다 큰 회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현대차, LG화학, 포스코 등 유수한 제조업체들이 모두 두 회사 밑으로 내려가버렸다.

이 현상을 두고 말이 많다. BTS가 잘 나가는 걸 알지만 하이브 주가는 너무 하지 않냐는 것이다. 아티스트의 생명력이 짧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특성상 상황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SM과 JYP 주가가 아티스트의 부침과 회사 정책에 따라 급변했던 걸 감안하면 하이브에 지나치게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금융,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각종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SNS사업에서의 성공이 다른 분야에서 성공을 담보하는지는 의문이다. 온라인 기반 사업은 진입이 쉬운 반면 정착하긴 힘든 특징을 가지고 있다. 완전경쟁 시장이어서 새로 들어오는 사업자는 자기를 알리기 위해 막대한 돈을 써야 하지만, 그러고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일이 자주 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검색엔진과 스마트폰, 태블릿을 둘러싸고 화력을 집중하는 싸움을 벌였지만 새로운 주자가 기존 강자를 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네이버와 카카오 그리고 하이브는 성장으로 각광을 받는 회사들이다. 이 상황을 지금 시장 상황에 넣어보면 왜 시가총액이 커졌는지 이해할 수 있다. 기업실적을 포함한 각종 재료가 주식시장에 작동하는 순서가 있다. 코스피가 처음 상승할 때에는 이미 발생한 이익이 주가를 끌어올린다. 직전 하락기 때에 주가에 눌려 발생한 이익조차 믿지 않았지만 주가가 오르면서 생각이 바뀐 것이다. 이 단계를 지나 주가가 빠르게 오르면 2~3년 후 이익이 힘을 쓴다. 가까운 시간이어서 예상 이익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마지막은 소설이다. 막연한 기대로 주가가 움직이므로 성장 스토리가 각광을 받는다. 실적으로는 더 이상 주가를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가격이 높아진 후에 나오는 현상인데, 소설이 판을 치면 주가가 고점에 도달한 게 아닌가 의심해봐야 한다.

경제의 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다. 아마존이 미국 온라인 유통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유통이 온통 아마존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 같지만 월마트도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현대차와 LG화학을 넘을 정도인지 확신하지 못하겠다. 중국 특수가 한창이었던 2010년대 중반에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이 국내 백화점회사 전부를 모은 것보다 커졌던 적이 있다. 이 현상이 맞는지 판단하기 위해 이런 질문이 나왔다. 만약 오너가 될 수 있다면 아모레퍼시픽을 가질래, 아니면 백화점 전부를 가질래?

대다수가 백화점이라고 답했다. 주가는 사람들의 생각과 오래 떨어져 있지 않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질문을 하고 싶다. '현대차를 가질래, 카카오를 가질래?'

▲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 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1962년 서울 출생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 이코노미스트(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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