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기자수첩] 문제 터지면 '꼬리 자르기'…도마뱀 닮은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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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문제 터지면 '꼬리 자르기'…도마뱀 닮은 금융당국

안재성 기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1-07-05 15:10:00
'사모펀드 사태'서 금융사는 CEO 중징계…금감원은 실무자만 8명 징계
'규제 완화 책임' 금융위와 '감독 소홀 책임' 윤석헌·원승연 등은 침묵만
"납득이 안 돼요, 납득이!"

수조 원대의 피해를 낸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실무자 8명만 감사원의 징계를 받은 건에 대해 금감원 노동조합이 내놓은 비판 성명서의 제목이다. 비슷한 감상을 금감원 내 다른 직원들도, 금융권 인사들도 공유하고 있다.

노조의 외침에 공감한다. 사모펀드 사태의 원죄는 금융위원회에 있다. 자본시장 육성을 명분으로 과도하게 규제의 빗장을 열어젖힌 것이 사모펀드 부실의 근본 배경이다. 그러나 금융위는 언제나 그렇듯 그 누구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 이번에도 책임에서 완벽하게 비켜갔다.

금감원 '윗선'도 마찬가지다. 감독 소홀을 책임져야 할 윤석헌 전 원장과 원승연 전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도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 이들에게는 일말의 책임 추궁도 없었고, 이들 또한 아무런 말이 없다. 윤 원장 시절 사모펀드 불완전판매에 대해 '내부통제 부실'을 이유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까지 중징계했던 서슬을 떠올리면 결국 금융감독도 '내로남불'인 것인가.

다시 강조하면, 근본 원인은 금융위의 규제 완화다. 금융위는 2015년 사모펀드 투자 하한금액을 5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내렸고,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 최소자본요건도 4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췄다.

또 사모펀드 운용사 창설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꿨으며, 펀드 설립 신고도 사전 등록에서 사후 보고로 간소화했다.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알펜루트자산운용 등이 모두 당시의 규제 완화 이후에 생겼다.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 옵티머스자산운용 등의 문제점을 미리 캐치하지 못한 점, 환매연기가 쏟아질 당시 조기 대응하지 못한 점 등 감독 소홀의 책임이 있다. 불완전판매를 한 금융사보다 전반적인 감독업무를 담당하는 금감원의 책임이 작다고 할 수 없다.

그러니 금융사 CEO 중징계 논리를 대입하면 윤 전 원장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사모펀드의 부실이 쌓이던 시절부터 환매중단 사태가 터질 때까지 내내 자본시장을 담당했던 원 전 부원장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들은 현직이 아니란 이유로 감사원 징계에서 빠졌다. 금융사 CEO 등 임원들은 퇴직 후에도 중징계 대상이 됐다. 금감원 노조는 "퇴직자라는 이유로 징계대상에서 뺀다면, 의사결정 내용을 단순히 수행한 부하직원이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된다"며 "사고치고 퇴직하면 그만이냐"고 비판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도 "금감원이 강조했던 도의적 책임, 수장의 무게, 내부통제 부실 등의 논리가 윤 전 원장과 원 전 부원장에게는 작동하지 않는 모양"이라며 혀를 찼다.

▲ 경제산업부 안재성 기자.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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