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세계 최초 '구글갑질방지법', 중소업체 보호막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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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세계 최초 '구글갑질방지법', 중소업체 보호막 되나

UPI뉴스
기사승인 : 2021-09-04 21:50:57
1890년에 미국에서 셔먼법(the Sherman Act)이 만들어졌다. 록펠러가 세운 정유회사 스탠더드오일이 미국 석유 시장의 90%를 차지한 게 발단이었다. 법무부가 스탠더드오일을 셔먼법 위반으로 제소했고, 1911년에 기업 분할 명령이 내려졌다. 그 결과 스탠더드오일이 34개 회사로 쪼개졌다.

1911년에는 아메리칸타바코가 대상이 됐다. 미국 담배 시장의 95%를 차지하고 있던 회사인데, 반독점 위반 혐의로 11개 회사로 분할됐다. 1980년대에는 통신이 대상이었다. 장거리 통신사업본부와 미국 22개 지역 시내전화 사업을 독점하고 있던 AT&T가 반독점 위반으로 제소됐고, 법원의 판단을 거쳐 7개 지방전화사업 회사를 포함한 8개 개별 기업으로 나눠졌다.

IT(정보통신)가 대세가 된 1990년대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규제 대상에 들어갔다. 윈도우를 판매하면서 MS워드와 인터넷 익스플로러 등을 끼워 판 게 문제가 됐다. 2000년에 법무부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소하고 기업분할을 요구했지만 벌금을 무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이렇게 미국은 경제 구조가 바뀔 때마다 큰 기업을 반독점 규제 대상으로 지목해 제재했다. 한 기업이 산업 전체를 좌우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플랫폼기업이 규제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력 집중으로 공정 경쟁이 훼손되는 걸 막기 위한 목적이지만, 빅테크 기업이 정부보다 큰 영향력을 가질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작용했다. 정부는 주민등록이나 세무지표를 통해 개인과 기업의 상황을 파악할 뿐, 개별 국민의 기호나 행동은 알 방법이 없다.

빅테크는 그게 가능하다. 소비 활동에 의해 쌓이는 데이터를 이용해 개인의 행동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정부입장에서는 자신보다 많은 데이터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 '구글갑질방지법'이 통과됐다. 플랫폼기업을 규제하는 법안으로 세계 최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플랫폼 기업 규제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입법을 계기로 관련 법안이 봇물을 이룰 걸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 입장은 행정명령에 드러나 있다. 플랫폼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인수할 때 심사 가이드라인을 재조정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 때 시장지배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꼼꼼히 따지겠다는 것이다. 미국 의회는 또 다른 형태로 접근하고 있다. 거대 플랫폼 사업자가 자신이 운영하는 플랫폼에서 이해 충돌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감독이 선수까지 겸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경제력 집중을 막고, 공정경쟁을 확보하는 것 외에 다른 목적도 가지고 있다. 체제 안정을 위해 플랫폼 기업을 통제하려 하는데, 목표가 거창하다 보니 다른 나라보다 규제가 심할 수밖에 없다.

한 기업이나 산업이 국가 경제 전체를 좌지우지하지 못하도록 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해당기업은 처음에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용해졌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 민족, 야놀자, 티맵 등이 지배하고 있는 국내 플랫폼 산업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해당 부문 중소상공업자의 권익이 덜 침해 받는 쪽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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