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조성은, 박지원 국정원장 만나…고발사주 의혹 새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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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 박지원 국정원장 만나…고발사주 의혹 새 변수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1-09-11 13:54:40
언론제보 후 만나 '공모' 의혹 …朴 "의혹얘기 안해"
윤석열 위협하던 의혹이 與 악재로 돌변할 가능성
尹측 "국정원 대선개입·박지원 게이트…정권 음모"
野 "제2 김대업 정치공작" vs 與 "국면전환 물타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이 새 국면을 맞았다.

윤 전 총장을 직접 겨눈 공수처발 강제수사가 막 급발진했는데 '국가정보원'이라는 변수가 툭 튀어나왔다.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 씨가 박지원 국정원장을 만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왼쪽 사진)과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씨. [뉴시스]

만남 자체도 묘하지만 시점이 수상쩍다. 조 씨가 인터넷매체 '뉴스버스'에 고발 사주 의혹을 제보한 뒤 20일쯤 지나 박 원장을 만났기 때문이다. 야권은 즉각 "둘이 공모한 국정원 대선 개입"이라며 수사를 촉구했다.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다.

고발 사주 의혹은 여권에게 윤 전 총장을 '검찰 사유화' 프레임에 가두는 호재다. 의혹이 길어지면 공정·상식·원칙·법치에 기초한 '윤석열 경쟁력'은 허물어진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윤 전 총장 낙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집권여당은 물론 법무부, 검찰에다 공수처까지 발벗고 나선 배경이다.

그러나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이 끼어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여권이 척결을 부르짖었던 '국정원 망령'이 되살아날 수 있어서다.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해 음모·공작을 서슴지 않았던 행태를 문재인 정부도 묵인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그것도 대선을 6개월 앞두고서다. 야권 악재가 여권 악재로 돌변할 수 있는 셈이다.

조 씨가 박 원장과의 만남을 위해 서울 도심의 한 호텔 식당을 찾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린 날짜는 지난달 11일. 사진과 함께 '늘 특별한 시간, 역사와 대화하는 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 씨 페이스북 캡처.

뉴스버스가 조 씨에게서 국민의힘 김웅 의원과 텔레그램 대화 캡처를 제보받았다고 밝힌 날짜는 지난 7월 21일. 고발 사주 의혹을 첫 보도한 날짜는 지난 2일. 조 씨와 박 원장이 만난 8월 11일은 중간 시점이다.

박 원장은 11일 한 언론과 통화에서 "조 씨와 식사를 함께했던 건 맞지만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는 전혀 나누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조 씨와는 전화도 하고 종종 만나기도 하는 사이"라며 "그런 차원의 만남이었다"고 설명했다. 노련한 정치인 출신 답게 대선 개입 의혹의 불씨를 서둘러 진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 씨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박지원 대표님은 법사위(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오래 하셔서 윤석열 전 총장과도 친분이 있으신 것으로 알아 그 어떤 상의를 할 대상으로 고려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애초부터 이미 '조작타령' '추미애 타령' '박지원 타령' 등등으로 프레임 씌우기를 시도하려는 것은 충분히 예상했던 바,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자료를 가장 먼저 수사기관에 제출하였고 또 추가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 씨는 "본질 왜곡을 위해 윤석열 캠프 등에서 최선을 다해 음해를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며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최선을 다해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씨는 박 원장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국민의당 총선 공천관리위원을 지낼 당시 당 지도부였던 박 원장과 가까워졌다. 2018년 박 원장과 함께 국민의당을 탈당한 뒤 그해 2월 민주평화당 창당되자 입당한 뒤 부대변인으로 일했다. 

윤 전 총장 측은 고발 사주 의혹을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으로 규정하고 공수처에 박 원장의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촉구했다.

윤 전 총장 캠프 이상일 공보실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두 사람이 만난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이번 공작에 박 원장도 관련 있다면 엄청난 파문을 몰고 올 '박지원 게이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회한 정치인 출신인 박 원장과 과거 명의도용으로 가짜당원 급조 논란을 일으킨 조씨가 만나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실장은 "정권교체를 실현할 야권의 가장 강력한 후보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 국정원과 법무부, 검찰, 공수처 등 국가 권력이 총동원된 듯한 사건 전개는 정권 차원의 총체적 음모가 진행되고 있음을 의심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캠프 인재영입위원장인 김영환 전 민주당 의원은 SNS에서 "국정원장이 이 사건에 대해 조언하고, 논의하고, 결과적으로 조금이라도 정치공작에 관여했다면 이 사건은 이 나라 선거 사상 최대의 국정농단사건이고 국기문란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가세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SNS를 통해 "박 원장과 조성은의 수상쩍은 만남도 즉각 수사하라"고 공수처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박 원장이 개입해 제2의 김대업식 정치공작을 벌이려 한 것은 아닌지, 차고 넘치는 의심 정황이 아닐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조 씨가 최근까지 SNS에 박 원장 관련 게시물을 올린 것을 언급하며 "박 원장과는 끊으래야  끊을 수 없는 수족과도 같은 관계"라고 말했다.

대권주자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에 "공수처는 박지원 국정원장을 즉시 입건하고 정치공작 의혹에 대해서도 신속히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성은 씨와 박 원장의 공모 가능성을 수사하라는 윤 전 총장 측 주장에 대해 물타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제보자가 최근 박 원장을 만난 것을 문제삼는 것은 국면전환 시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김진욱 대변인은 논평에서 "공수처 수사를 두고 불법 수사, 야당 탄압, 정치 공작 운운하는 건 도둑이 제 발 저려 억지를 부리는 격"이라며 "정치 공방으로 본질을 감추려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김 대변인은 "고발 사주 의혹의 본질은 검찰권의 사적 남용"이라며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 없듯 이번 사건의 진실을 감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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