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재명 "특검 시행·지원금 철회"…지지율 반등 계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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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특검 시행·지원금 철회"…지지율 반등 계기될까

장은현
기사승인 : 2021-11-19 15:51:07
"대장동 특검해야…소상공인, 자영업자 두텁게 보상"
지지율 정체, 국민 비난 여론 고려해 입장 선회
전문가 "정책적 유연성, 중도층 지지 끌어낼 수도"
"잦은 입장 선회로 '불안정한 지도자' 모습" 비판도
李 "민주당 안일하다 지적 공감…혁신대책 써보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승부수'를 던졌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보류하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특검을 주장하며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다. 지지율이 정체되고 국민적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적 유연성을 부각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잦은 입장 선회로 국민에게 지도자로서 일관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 보상, 특검 반대→조건부 수용→적극 찬성 등 자신이 했던 말을 뒤집으며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경주이씨중앙화수회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후보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원 대상과 방식을 고집하지 않겠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방침을 사실상 철회했다. "현장은 다급한데 정치의 속도는 너무 느리다"라며 '유턴'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합의가 어렵다면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에 대해서라도 시급히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달 29일 1인당 30만~50만 원 정도 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고 말한 지 20일 만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연일 압박하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따뜻한 안방이 아니라 찬바람 부는 바깥의 엄혹한 서민 삶에 대해 직접 체감해 보시라"며 홍 부총리를 윽박했던 이 후보다. 

대장동 관련해선 "잘못이 있으면 엄중히 책임 묻는 특검이 됐으면 좋겠다"며 완전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

그 원인으로 이 후보는 검찰의 미진한 수사를 꼽았다. "화천대유 관련 자금조달 과정과 개발이익 분배 과정 등이 규명돼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검찰 조사가 매우 미진하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이 후보가 자신의 주장에 대한 국민적 비난 여론이 높은 상황을 고려했다고 보는 시각이 다수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특검 도입 찬성,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반대 여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알앤써치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지난 15~17일 전국 유권자 10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47.6%가 대장동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관련 고발사주 의혹 두 가지 동시 특검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대장동만 특검하자는 응답은 23.6%, 고발사주만 특검하자는 응답은 13.6%였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달 30일, 지난 1일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70.9%가 대장동 특검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필요하지 않다'는 답변은 25%에 불과했다. 

전 국민 재원지금 추가 지급은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가 TBS 의뢰로 지난 6, 7일 1009명을 조사한 결과 지급 반대 의견(60.1%)이 찬성(32.8%)보다 두배 가까이 많았다. 세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후보의 입장 변화에 대해 측근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역시 이재명답다. 철학과 원칙은 분명하나 정책을 집행함에 있어선 현실 여건에 맞게 유연하게 한다"고 자평했다.

반면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가 속절없이 벌어지는 지지율 격차를 직면하고서야 어쩔 수 없이 특검 수용 의사를 밝혔다"고 꼬집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9일 "이 후보가 전략적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이는데 오히려 부정적 여론이 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했던 말을 바꾸는 모습을 보여 '안정적인 지도자'로서의 이미지에 스크래치가 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교수는 "민주당에선 '유연하다'고 평가했던데 이번 이 후보의 결정이 당과 조율을 거친 것인지도 의문"이라며 "후보가 먼저 말하고 당이 따라오는 모습을 보이는 건 마이너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의 전통적 지지층(친문)이나 부동층의 마음을 돌리려면 무조건 자기가 옳다는 태도를 버리고 잘못 판단한 일에 대해선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지지율 반등'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이 후보가 A라는 선택지를 버리고 극단에 있는 Z를 택했다면 모르겠지만 이번 결정은 B, C 정도의 대안적 성격"이라며 "그를 독단적이라고 봤던 유권자들에게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부턴 '산토끼 잡기' 행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라는 평가도 곁들였다.

차별화 행보와 관련해선 "앞으로도 이 후보 스타일대로 쭉 밀고 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문제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 등 문 정부의 대표적 실책으로 꼽히는 부분에 있어선 이 후보가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후보는 이날 취약층으로 여겨지는 청년,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해 두 번째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을 시작했다. 대전, 충남, 충북을 돌며 청년층 구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출발인사 형식의 유튜브 방송에서 "민주당이 너무 안일하게 움직인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며 "선대위나 당이나 혁신적인 대책을 써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기민하게, 신속하게, 과감하게 할 일을 해 줘야 하는데 너무 느리다, 해야 될 일을 제대로 하는 건지 의문스럽다는 지적이 많다"며 "저도 그 지적에 공감한다"고 했다.

그는 대전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깜짝 라이브 방송을 켜 지지자들과 소통했다. 이 후보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 "부정부패 사건에선 돈의 흐름을 추적해야 하는데 그런 건 하지 않는다"며 거듭 불만을 드러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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